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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메르스로 인한 수십조 원 손실경제 파급효과 8월까지 가면 20조 원 손실 예상
본지 메르스 특집팀 | 승인 2015.07.02 10:45|(184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확산사태가 한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심상치 않다. 한국경제연구원(KERI, 원장 이태신 이하 한경연)은 6월 11일, “메르스 사태의 경제적 효과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메르스 사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드는 사회적 비용이 20조 922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1개월 이내인 6월 말에 종결될 경우 GDP 손실액이 연평균 GDP의 0.26%에 달하는 4조 425억원, 2개월 내인 7월 말에 종결될 경우 연평균 0.61%에 달하는 9조 3,377억 원, 3개월 내인 8월 말에 종결될 경우 연평균 1.31%에 달하는 20조 922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원의 보고서는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소비, 투자, 수출에 미칠 영향도 분석했다. 6 월 말에 종료될 경우 투자 0.7%, 소비 0.25%, 수출 0.39%가 감소될 것으로 나타났고 7월 말까지 지속되면 투자 1.61%, 소비 0.57%, 수출 0.91%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8월 말까지 가면 투자 3.46%, 소비 1.23%, 수출 1.98%까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 명동상가에 붙은 세일표지판 앞을 마스크를 한 관광객들이 지나고 있다.
관광숙박업계, 메르스 직격탄 맞아…
관광숙박업계는 메르스 쇼크로 직격탄을 맞았다. 6월 한 달에 12만 명이 넘는 유커(중국인 관광객) 및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관광을 대거 취소했고 이로 인해 명동, 동대문, 제주도 등 유명관광지에서 외국인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다. 이로인해 쇼핑몰, 면세점, 화장품 매장 등의 매출도 크게 줄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명동의 한 브랜드 샵 매장 직원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 7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여행숙박업계도 꽁꽁 얼어붙었다. 관광호텔업협회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발생 이전 대비 호텔 취소율이 40~50%가량 증가했다. 관광호텔업협회 한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이후 서울 지역 한 특급 호텔은 손실액이 40억 원을 넘었다는 말도 나온다. 문제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충청북도의 대표적인 휴양도시인 제천은 메르스 확진자가 없는 청정지역이지만 감염경계 심리가 확산되면서 관광객이 줄고 펜션, 청소년 수련관 등의 단체예약이 줄줄이 취소되어 숙박업계 종사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청풍호 부근에서 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권금화(70) 씨는 “3, 4월부터 미리 방을 예약했던 손님들이 메르스 때문에 못오겠다고 하면서 모두 취소했고 메르스가 시작된 이후에는 아예 예약문의 자체가 없다”고 하면서 “펜션에 관리인을 두고 운영하고 있는데, 월급은 줘야하고 난 10원 하나도 못 벌고, 말도 못한다”며 울상을 지었다.
제주도에서는 141번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열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휴가를 보내며 제주 신라호텔에 투숙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상이 걸렸다. 5월 27일 비뇨기과 외래환자였던 부친을 모시고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다가 14번 메르스 확진환자에게 노출되어 전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141번 확진환자는 6월 5일에 제주도에 가족과 함께 도착해서 렌터카를 이용해 관광을 하다 6월 8일에 서울로 돌아왔다. 다음날 직장에서 돌아와 발열증상을 보여 12일 서울 강남보건소에 최초로 메르스 의심신고를 해 격리 통보를 받고 13일 국립 보건 연구소에서 2차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41번 확진 환자가 묵었던 특급호텔인 제주 신라호텔은 잠정적으로 영업중지를 했고 그와 밀접접촉한 31명의 직원들을 자체격리 조치시켰다. 당국은 이 환자가 경유했던 식당, 승마장 등의 정확한 상호와 동선을 확인하고 해당 시설에 긴급방역을 실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7개 관광업종에 720억 원을 특별 융자해 외래관광객이 메르스 확진시에 치료비 전액과 여행경비를 지원하는 여행자 안심보험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15일 문체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추세는 7, 8월 성수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전년도 3개월에 비해 관광객이 20% 감소할 때 9억 달러, 50% 감소할 때 23억 달러 외화 수입이 감소되는 등 관광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안심보험에 대해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시 자동 가입되고 정부가 메르스에 관한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일종의 여행자 보험”이라고 설명했다. 김종 제2차관은 “그만큼 우리나라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줄 만한 고육책”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과연 그런 방법으로 이미 메르스 공포를 느끼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다시 한국으로 불러들일 수 있을지 그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안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6월 8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중견기업 최고경영자 강연회’에서 최근 경제현황 및 경제운용방향에 관한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유통, 레저,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타격
동대문 신평화타운에서 상인연합회 회장으로 여성복 도소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배재일(63) 사장은 “이곳에 온지 30년 만에 동대문 상가에서 점포가 빠져나가 공실이 생긴 것은 처음 봤다”고 전했다. 경기가 안 좋아 얼어붙은 심리 탓에 가득이나 물건이 팔리지 않는데, 메르스까지 덮쳐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전체 매출이 예년의 5분의 1로 급감했다. 그는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이달 들어 물건을 한 개도 팔지 못한 상인들이 견디다 못해 줄줄이 나가 떨어지면서 이 곳을 떠나고 있다”고 아픔을 토로했다. 견디다 못해 상인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열고 어쩔 수 없이 주 5일 영업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마저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세종문화회관 메르스 대책본부가 6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공연장에서 메르스 확산 방지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공연, 전시, 스포츠 행사와 영화업계도 메르스 여파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일부 지방 자치단체는 6월 6일 현충일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서울 이태원, 성남 분당시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었던 가수 정기고와 김장훈의 공연이 취소되었고 가수 이은미의 수원 콘서트도 잠정 연기되었다. 5일과 6일 성남에서 콘서트를 계획했던 이문세도 공연을 잠정 연기했고 6일 제주도를 출발해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시작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전인권 밴드도 무기한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12일과 13일에 열리기로 되어 있던 ‘울트라뮤직 페스티벌(UMF 2015)’은 관람객들이 메르스 감염을 우려한 탓에 대거 예매를 취소하거나 인터넷 중고 매매 사이트에 티켓을 헐값에 내놓기도 했다.
스포츠계에서는 10일 개막 예정이었던 ‘수원컵 17세 이하 국제 청소년 축구대회’가 두 달가량 미루어졌고, 대학농구연맹이 9일 광주 광역시에서 개최하려던 남녀 올스타전이 취소되었다. 7일 서울에서 예정되었던 자전거 대행진과 한강공원 행사도 모두 취소되었다.

   
▲ 141번 확진자가 머무른 제주 신라호텔에서 역학조사를 하는 조사관들.
정부, 경제 살리기 대책마련에 부심
21일 보건당국은 ‘신규 확진자 제로(0)’라는 사실에 고무되어 메르스 발병 이후 처음으로 ‘메르스 종식’을 언급할 정도로 낙관적인 전망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23일에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자 다시 상황이 180도 바뀌기 시작했다. 국내전문가와 세계보건기구(WHO)전문가가 종식 시점에 관해 논의를 시작했는데, 에볼라 사례를 참고해 90일간 높은 수준의 방역을 유지하면서 최종 환자 발생 이후 잠복기가 두 번 지난 28일 후에야 메르스 종식 선언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아무리 빨라도 7월 중순이나 8월 초 이후가 된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대규모로 환자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수주 동안 산발적으로 새로운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하며 “최종 환자 발생 이후 28일 이후가 종식되는 시점이라면 지금보다 2~3개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메르스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존의 3%대에서 2%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낮추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가계부채급증을 우려해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우세했으나, 세계교역 둔화와 수출단가 하락으로 5개월째 수출실적 부진이 이어지는데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메르스 확산 여파로 소비활동 둔화경향이 급격히 확산되자 한은의 인하조치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연내 금리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어 더 이상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재정당국 역시 7월 초 발표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을 담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6일 YTN라디오의 한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안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에 반박해 급한 불을 끄고 보겠다는 ‘경기부양용 추경’은 “효과는 굉장히 불투명한 반면에 부작용은 굉장히 심각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금리인하로 가계부채가 어마어마하게 쌓였는데, 추경을 하면 더 쌓이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의 국가부채가 GDP의 39% 수준까지 왔다”면서 큰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메르스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개인 자영업자를 위해 새마을금고와 함께 긴급 금융지원에 나서겠다고 17일 밝혔다.
행자부는 새마을금고와 협의해 메르스 피해지역 내 지원대상, 자격요건, 지원금액 등을 확정하고 22일부터 지원하기로 했다. 중점 지원대상은 매출감소가 현저한 식당, 착한가격 업소,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없는 동네 상점과 마트, 채소, 과실농가, 동네 학원 등이다. 지원금액으로는 우선 5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고 금리는 평소보다 2%p 더 인하해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이번 메르스의 전국확산 사태로 소상공인들이 몰려들어 2달 이상 기다려야하는 실정으로 알려져 당장 이달 가게세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정에 손님마저 거의 없어 상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6월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금리인하 결정 배경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본지 메르스 특집팀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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