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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부재에 따른 실패, 교훈 삼아야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승인 2015.07.01 19:02|(184호)
   
▲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유사시에는 문제가 없을까?” 한 시민으로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사회 전체가 맞서서 해결해야 할 크고 작은 위험이 터질 때면 더 큰 위험 상황을 자연스럽게 가정해 본다. 만일 위험한 상황이 우리 사회에 발생하게 된다면, 우리가 ‘이런 문제들을 슬기롭게 잘 처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한두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국방, 원자력, 재난, 전염병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
 
체계적인 위험관리 필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온 나라를 뒤흔드는 것을 보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촘촘하게 연결된 국제사회는 오래 전부터 신종 전염병의 확산을 우려해 왔다. 국제 간 이동 인구의 급증을 신종 전염병의 전파를 촉진시킬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어디 이런 문제뿐만 아니지 않는가? 우리는 북한과 맞서 평팽한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나라다.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생화학전과 같은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높은 나라인 셈이다. 전력상 문제를 가진 나라는 얼마든지 값싼 수단을 선택할 수 있고 여기에 단연코 손꼽을 수 있는 수단이 생화학 무기다. 메르스와 같은 신종 전염병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좁은 지역에 밀집된 인구를 가진 우리는 특히 원자력 시설과 관련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도 제대로 매뉴얼이 마련되어 있는지 기본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는지 등과 같은 문제들도 심심찮게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다. 어디 그뿐인가? 만일에 한반도의 국지전이나 전면전과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면 군은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시민들은 성숙된 시민의식을 갖고 국난을 극복할 수 있을까?
이 모든 문제들은 하나 같이 메르스의 침입으로 인한 우리의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모든 경영은 위험관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한걸음 나아가 모든 경영의 핵심은 위험관리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개인의 자기경영이든, 기업의 기업경영이든, 국가의 국가경영이든 중심에는 체계적인 위험관리가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모든 위험관리는 우선적으로 예상 가능한 위험을 인지하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1호 환자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서 인천공항에 입국하였을 때 우리나라는 어떤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관련 부서들과 협조 체제를 구축해서 신종전염병에 대비했어야 했다. 지난 5월 4일에 입국한 환자는 귀국한지 일주일 만에 발병하였고 평택성모병원을 거쳐 18일에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로 옮겨지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두 기관이 지금의 메르스 확산이 진원지가 되고 말았다.
이처럼 정보의 무지 상태였다면 언젠가는 우리 사회가 메르스 침입으로부터 홍역을 치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을 짐작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어쩌면 적의 침입으로부터 이처럼 무감각할 수 있었을까?여기서 우리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할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아는 한 행정 부처 가운데서 이런 류의 전염병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 질병관리본부라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질병관리본부의 정보 부재가 문제의 시작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도 해외에서 발생하는 전염병 정보를 모으고 이를 항만이나 공항들과 공조 체제를 구축하는 데 소홀히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소홀히 하면 이처럼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에 드러난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 사회의 대처 방법과 시스템에 관한 부분이다.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시민의 입장에서는 우왕좌왕하는 관련 부처들의 움직임에서 “우리가 저 정도 밖에 안 되는구나”라는 탄성과 불안감이 교차했던 것은 사실이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어떤 것인가를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 사는 곳이 완벽할 수는 없다. 이런 저런 문제를 겪으면서 하나씩 고쳐가는 곳이 세상이라고 하지만 정부의 대처 방안은 무능하기 짝이 없었다. 언론의 질타가 쏟아지면서 마저 못해서 정보를 공개하고 나서는 듯한 인상은 우리에게 공포심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뿐만 아니라 조류 독감과 같은 병의 확산을 그동안 여러번 경험한 적이 있다. 이런 경험들은 우리 사회가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한 연습 기회를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하는 문제 해결팀들의 혼란은 불안감을 확산하는 데 일조를 하게 된다. 질병이 확산되면 누가 총책임을 맡아야 하는지 그리고 관련 부서들은 누구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지 등은 평소에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가상 실험을 거쳐서 페이퍼 작업이 아니라 가상 훈련으로 보강되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메르스 확산을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의 노고에 치하하면서도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이번 기회에 크게 깨우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메르스 사태, 보건 강국 세워야…
그냥 남들이 보라고 하는 그런 요식 행위가 아니라 실질적인 공동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훈련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들이다. 세상에는 대충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있지만 반드시 처리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전염병이라는 것은 그냥 세월이 간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사회가 기초를 다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깊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병원이 전염병 확산의 지원지가 된 사태에서도 병원의 각종 운영 시스템에 대해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점에 있어서도 기본을 점검하고 정비하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도 중요하다. 모든 업무 처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곳이 삼성그룹이다. 서울삼성병원이 메르스 사태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은 일반인들에게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메르스 사태에서부터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시스템까지도 제대로 정비하는 일의 중요성을 배워야 한다. 조기대응의 중요성, 컨트롤타워의 역할, 시스템의 정비, 정보 공개 등은 우리 사회에 주는 교훈들을 잘 새겨서 앞으로는 깔끔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시스템의 부재가 얼마 만큼 큰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가를 보여준 사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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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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