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경모(가명, 34세) 씨는 한 달 전, 자신의 입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는 동료의 말에 충격을 받고 병원을 찾았다. 평소 흡연이나 카페인 섭취를 즐기지도 않는데다 구강관리에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기에 박 씨가 받은 충격은 더했다. 박 씨의 구강상태를 검진해 본 결과, 잘못된 칫솔질과 깨진 치아 밑으로 생긴 염증이 주요 원인이었다.

입 냄새, 즉 구취를 유발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전신 질환이 있거나 치석·치태가 많은 경우, 칫솔질이 제대로 하지 않아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이 부패된 경우, 위염 및 위궤양과 같은 위장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예지만, 거의 대부분은 구강 내에 그 원인이 있다.

입 냄새가 심해지면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박 씨와 같이 자신의 입에서 악취가 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한다면 다음과 같이 자가진단을 해 보면 된다. 먼저 양손을 모아 코와 입 주위를 막고 숨을 내뱉는다. 손바닥 안에 공기가 차면 반대로 입을 막고 코로 숨을 들이쉰다. 이때 단백질이 부패한 냄새가 나거나 계란 썩은 냄새, 염증 및 피비린내가 난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밀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요즈음 구강청정제나 구강전용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입 냄새가 심한 경우에는 이들 제품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 구강청정제는 일시적인 입 냄새를 없애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약제의 효과가 떨어지면 또 다시 입 냄새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구강청정제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건강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뭐든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로 고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구강관리를 위해서는 1년에 한 번 치과 정기검진은 필수다. 치아관리만 꾸준히 잘해줘도 입 냄새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통증이나 이상증세가 나타났을 때 치과를 찾는데, 이러한 경우 이미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일례로 딱딱한 음식물을 씹다 오른쪽 어금니가 깨진 30대 여성 임모 씨는 별다른 통증이 없어 병원을 찾지 않고 그대로 방치했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나면서 깨진 치아 부위의 통증이 주기적으로 반복됐고, 잇몸이 부어오르면서 악취까지 동반되었다. 결국 1년이 지나서야 병원을 찾은 임씨는 치아 뿌리 밑으로 퍼진 심한 염증 때문에 잇몸뼈 일부가 녹아버려 뼈 이식 수술을 시행한 뒤 임플란트를 식립해야만 했다.

이처럼 한번 손상된 치아는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시간적·경제적 손실이 커지기 마련이다. 또 치료과정에서 느끼는 환자의 심리적 불안요소도 함께 늘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칫솔질은 하루 세 번이 정해진 공식인 것처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확히 말하자면 칫솔질은 음식물을 섭취할 때마다 해줘야 한다. 단, 칫솔질을 할 때 너무 강한 압력을 가하거나 칫솔모를 양옆으로 비비는 것은 금물이다. 치아 표면을 마모시키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칫솔질을 위해서는 칫솔질 방향을 위아래로, 또 하루 한 번 정도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해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을 빼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아무리 칫솔질을 꼼꼼히 한다 해도 치아에 붙어 있는 치석까지 떼어내기는 힘들기 때문에 6개월에 한 번씩 치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은데, 스케일링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만으로도 잇몸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