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은 지난 4월 25일 8,500여 명이 사망한 1934년 진도 8.3의 강진 이후 최대 규모인 7.8의 대지진을 겪었다. 이에 까만 싱 라마(Kaman Singh Lama) 주한 네팔 대사는 네팔 현지에 필요한 물품을 파악해 구호 요청을 하는 등 멀리서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마 대사는 4월 27일 오후 서울 성북동 주한 네팔 대사관을 방문한 염태영 수원시장과 구호물자 전달방식 등에 대한 지원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 라마 대사는 “수원 시민의 애도와 위로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의약품과 생필품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주한 네팔 대사관은 수원시에 요청한 담요, 텐트, 식기세트, 라면, 통조림 등 생필품과 항생제, 진통제, 골절용 부목, 붕대, 소독약품 등 의약품을 5월 1일 지원받았다. 구호물품은 수원시와 수원상공회의소, 수원시 의사회·한의사회·약사회가 주관하고 수원시종합자원봉사센터,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수원시 사회복지협의체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라마 대사는 4월 28일 KBS 뉴스라인에 출연해 “4천 명이 넘는 시신을 수습했고, 부상자는 6천 명 이상으로 확인됐으며 주택 2만 채가 붕괴했다”며 네팔 정부가 파악한 현재 피해 상황을 전했다. 이어 여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마땅한 대피소조차 없다며 네팔의 열악한 상황을 알렸다. 라마 대사는 “사상자가 너무 많은데 의료 장비와 의료진은 충분하지 않다”며 “의료 장비와 인력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네팔에 필요한 구호 방법에 대해서는 “식수나 의약품, 의료진, 텐트, 이불, 식품 등을 보내는 등 즉각적인 도움이나 붕괴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외국으로부터 재건을 위한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라마 대사는 “네팔 대사로서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지원 팀들은 부디 대사관이나 네팔 당국을 통해 어디로 파견되고, 또 무엇을 도와줄지 상의해 달라”며 “네팔은 존엄성을 잃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라마 대사는 5월 11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를 만나 추가 지원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라마 대사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피해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며 “급한 대로 시신을 소각할 수 있는 장비를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라마 대사는 이어

“곧 우기가 닥치는데, 우기에 부패한 시신으로 인해 전염병이 돌면 그 피해는 지진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며 이같이 요청했다.

같은 날 라마 대사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하고 네팔 지진 피해 상황과 복구를 위한 불교계의 도움을 요청했다. 라마 대사는 이 자리에서 “네팔은 81년 만에 사상 최악의 지진을 겪었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고 건물 등을 허술하게 지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라마 대사는 또 “대지진으로 인해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 등을 치우고 시신을 처리할 수 있는 장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불교계의 도움을 재차 요청했다. 라마 대사는 특히 “네팔은 부처님이 태어난 불교 국가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종교단체에서 성경 책 등을 보내오고 있다”고 지적한 뒤 “피해 주민들을 정말 도울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각계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5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59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에서 카만 싱 라마 주한 네팔 대사와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이 관불단 헌화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