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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SLBM 시험,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의 대응방안한국 정부는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승인 2015.06.03 14:30|(183호)
북한은 SLBM 시험 발사와 고위간부 숙청 등으로 내부적 결속을 다지며, 외부적으로는 핵 개발을 포함한 모험적 벼랑 끝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아태재균형전략을 내세워 한국과 일본을 동원한 중국 포위를 우선시하고 있으며, SLBM에는 무력한 사드의 도입을 권유하고 있다. 중국을 통해 북한에 강력한 제재를 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대북 협상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즉응적인 보복을 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할 것이다
 
   
▲ 북한 노동신문은 5월 9일자 2면을 빌려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나토명 KN-11)의 발사에 성공했다고 전했다.(사진출처 = 노동신문)
북한의 SLBM 시험과 고위간부 숙청에 나타난 김정은의 통치전략
북한이 지난 5월 9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전략잠수함의 탄도탄 수중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사진과 함께 이를 공개했다. 함경남도 신포 인근 동해상에서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KN-11(북한명 북극성)을 수중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시험을 처음으로 실시해 성공했다는 것이다.
우선 북한이 지상과 해상 사출시험을 거쳐 이번에 수중 사출 시험을 했고, 사출 직후 엔진 점화에도 성공해 비록 150m에 불과하지만 비행에 성공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북한 무기 분야 20년 근무 경력을 가진 탈북자의 증언과 우리 군의 정보에 따르면, 이미 2006년경 김정일이 제2자연과학원에 ICBM과 SLBM 개발을 지시해, 2013년 신포에 지상 수직발사 시설을 설치했고 2014년 10월 지상 사출시험에 성공한 뒤, 금년 1월 해상 발사 사출시험을 실시했으며, 이번에 시험용으로 제작한 신포급 잠수함에서 수중 발사 시험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하는 것은 물론 미사일을 운반할 수단을 다종화해 한국과 미국이 주로 북한의 지대지미사일을 대비해 진행하고 있는 사드 배치나 킬 체인 등 대북 미사일 방어·억지책을 무력화시키고, 나아가 미국 본토에 대한 제2 타격능력을 보유해 미국의 선제공격을 억지·무용화시키겠다는 의도를 보여준다.
또한 국정원의 보고에 따르면, 김정은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갑자기 숙청하고 그동안 경제와 재정 분야에서 그를 보좌해 최측근 신 실세로 여겨지던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과 한광상 당 재정부장도 경질하였으며, 그에게 직언한 총참모부 변인선 작전국장도 처벌했다고 한다. 더구나 북한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허용했다가 하루 만에 이를 취소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했는데, 그 배경은 반 사무총장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고 발언한 것과 관계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같은 날 노동신문과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엔안보리를 비난하면서 핵과 경제 병진노선 견지 의지를 밝히고, SLBM 시험이 자위력 구비를 위한 주권적 권리행사로 행해진 것이며, 이미 오래전에 핵 타격수단의 소형화와 다종화를 달성했다고 주장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특히 김정은은 단기간에 경제발전 성과를 보여주기 어려우므로 핵 투발수단의 다종화를 통한 대미 안보억지력 확보를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지도력을 과시하려고 한 것이다. 더구나 김정은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인공위성을 가장한 장거리로켓 발사를 지시했다고 여겨지므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 지속과 각종 도발이 감행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김정은은 이처럼 대내적으로는 고위간부들에 대한 잦은 인사이동과 고언을 용납하지 않는 공포통치, 그리고 주민들에 대한 보여주기 식 애민통치를 병행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도 적극적인 전 방위 외교와 핵 개발 및 모험주의적 벼랑 끝 전술을 병행 구사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한국의 핵 개발이나 미국의 전술핵무기 배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좀 더 창의적이고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대응 안보·외교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 북한의 WMD 발사를 대비해, 대한민국은 즉응태세 전력을 보유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 2014년 11월 14일 실시된 육군 전면전 대비 실사격 훈련에서 발사되고 있는 우리 군의 다연장로켓포.
사드 배치를 향한 미국의 전략
북한의 SLBM 시험 발사에 대해 미국의 전문가, 군 당국, 정보기관들은 사진 조작설과 함께 북한의 모의 미사일이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이 아니라 바지선에서 발사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SLBM 위협은 잠재적인 것이고 실제적인 위협으로 등장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강조해 왔다. 물론 이번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여겨지는 잠수함이 실험용으로 제작한 2,000t급이고 함교 공간을 감안하면 미사일 1기만을 간신히 장착할 수 있으며, 북한이 그 이상 규모의 잠수함은 아직 건조 중인 점을 감안하면 SLBM 실전능력 보유는 아직 상당한 기간을 더 필요로 할 것이다. 또한 이번에 모의탄으로 실험을 했는데, 기껏해야 200m 미만의 비행만 했으므로 목표물을 향해 정확한 각도로 방향을 잡고 수백 km 이상을 비행하려면 상당한 개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또 미사일을 500kg 이하로 소형화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군 당국이나 국정원이 북한이 SLBM 시험을 실시한 것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이를 공동으로 확인했다고 계속 밝히고 있는데도, 미국 측에서 이번 북한의 SLBM 개발 시험이 조작 또는 기만이라고 강조하면서 위협이 현실화되는 것은 마치 먼 미래의 일인 것처럼 강조하는 데서 우리는 미국의 한반도 전략을 추정할 수 있다.
미 오바마 행정부가 일본 하토야마 민주당 정권이 미·일 동맹 중시정책에서 아시아 중시정책(한국 및 중국과의 협력 추구)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가운데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과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갈등 격화를 계기로 아시아중시정책 또는 아태재균형전략을 내세우면서 한국과 일본을 동원해 중국 견제와 포위 강화를 집중적으로 모색해온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은 한·미·일 3각 군사안보협력 강화를 중장기 목표로 삼고, 단기적인 목표로는 동북아 미·일 미사일방어망에 한국을 가입시켜 중국과 협력을 도모하고 있는 한국을 중국 포위의 전초병으로 삼으려 했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은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과 사드 배치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결국 작년 말 한·미·일 정보공유약정 체결을 성사시켰고, 금년 들어서서는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지난 3~4월 한국에서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지는 가운데 미국 군 당국과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을 개발했고 이미 이에 실을 정도로 탄도미사일 소형화까지 달성한 것으로 평가한다는 주장을 연속적으로 늘어놓았다. 다분히 미국 내에서 미사일방어계획에 대한 예산 증액 배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기 위한 압박 의도도 어렵지 않게 간파되었다.
그런데 북한이 SLBM 개발에 큰 진척으로 이룬 것이 기정사실화될 경우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왜냐하면 사드 가동을 위한 탐지레이더는 북쪽만 바라보도록 고정할 방침인데(특히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한 잠수함이 수중에서 은밀히 이동해 한반도 남쪽이나 동서쪽에서 SLBM을 발사한다면 사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으므로 사드의 효능은 상당히 제한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당국이나 군산복합체의 지원을 받는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강조해 사드 배치는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잠수함이나 SLBM 위험은 아직 요원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 미국은 ‘아태 재균형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자료제공 = 미국 Center for Strategic & International Studies)
한국의 대응방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위반이므로 한국 정부는 북한의 SLBM 시험을 유엔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1718 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안보리가 추가적인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북한의 결의 위반 사례를 축적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적 압박이나 제재로 한국의 안보 위기가 해결되거나 완화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대북 압박 측면의 정책에서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WMD 문제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해결에 협력하도록 하려면, 5·24 조치의 여파로 북한 대외 교역의 90%를 차지하게 된 중국이 실제적인 대북 제재를 가하는 길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미·일 3국이 모두 힘을 합쳐도 과연 중국이 가혹한 대북 제재를 가하도록 할 수 있을 지는 회의적이다.
만약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한국 정부는 협상 쪽으로의 방향 전환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북핵문제 해결에 큰 관심을 갖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미국과 북·미 간 중재에 지쳐 의욕을 상실한 중국에게 더 이상 덧없이 기대하기보다는 북한의 핵 포기 이후 한반도에서의 재래식 군사력 균형 보장을 포함한 창의적인 제안을 우리가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마련한 뒤, 미국 및 중국과 협의를 거쳐 공동안을 작성해 북한에게 제시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북한의 급변사태 수습방안과 핵 보유 시 대응방안을 빈틈없이 마련해 준비해두어야 한다. 특히 한국이 보유한 잠수함이 13척인 반면, 북한은 84척이므로 잠수함 도발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북한이 수년 내에 SLBM을 개발할 것을 대비해 장보고-III 계획에 따라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에 박차를 가해야 하고, P-3C 대잠 초계기와 대잠헬기 추가 도입, 그리고 해저에 소나감시체계 부설도 필요하다.
미국의 사드 배치 추진과 이에 대한 중국의 반발로 인해 우리 정부가 딜레마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양국의 진의를 정확히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 미국이 사드 배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결정을 미루는 것은 막대한 비용을 한국과 분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이 반발하는 것은 한국이 이를 계기로 반중 동맹 구조에 돌이킬 수 없는 정도로 편입될 것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미국이 사드 배치 협의를 요청해 오면 배치와 운용비용 전액을 미국이 부담한다면 배치를 허용하겠다고 답하는 것이 현명하다. 미국이 그럴 경우 배치 않겠다고 하면 우리의 중장거리 요격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미국이 배치하겠다면 우리는 중국에게 어쩔 수 없어 배치한 것이라고 양해를 구한다면 한·중 우호관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사드를 배치하거나 한국의 장거리요격미사일이 개발되더라도 남북 간 거리가 짧아 북한의 미사일이 5분 내에 도착하므로 방어체제 구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북한의 WMD 공격 감행 시 미국이 즉응적이고 자동적으로 평양을 핵무기로 가격하는 것을 보장하는 한·미 조약을 체결하고 이와 아울러 우리 단독으로도 수일 내에 김정은의 목숨을 반드시 거둘 수 있는 보복능력을 확보함으로써 북한의 WMD 공격을 억지·예방해야 할 것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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