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사무총장은 1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개별 면담을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 반 사무총장은 모디 인도 총리와 아시아 지역 평화 및 한국과 인도 양국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이틀째인 19일은 아침부터 바쁘게 흘렀다. 인천 송도에서 열린, UN과 우리 정부가 공동 주최하는 2015 ‘세계교육포럼(WEF)’에서 반 사무총장은 이리나 보코바(Irina Bokova) 유네스코 사무총장에 이어 개회식 개막 연설자로 나섰다.

개회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위 여하를 불문하고 이런 문제(조카 관련 의혹)가 불거져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서 대단히 민망스럽게 생각합니다”라며 조카 반주현 씨가 연루된 랜드마크72 매각 관련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또 성 전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성완종 전 회장과 국내에 있을 때 여러 차례 만났고 잘 아는 사이지만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는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을 개발하는 등 UN안전보장이사회 관련된 결의에 위배되는 사항”이라고 말하며 강경한 뜻을 내비췄다.

예상보다 늦어진 일정 탓에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로 발길을 재촉한 반 사무총장은 ‘지속가능 발전 달성을 위한 기업의 참여’를 주제로 한 ‘UN글로벌콤팩트(UNGC) 코리아 지도자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한국증권거래소의 지속가능경영거래소(SSE, Sustainable Stock Exchanges) 이니셔티브 가입을 축하하며 기조연설을 시작했다. “기업은 사람을 도움으로 그 기업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과거에는 우리나라를 평가하는 잣대가 수출 규모였지만, 지금은 아이디어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여러분(기업)이 하고 있는 것”이라 강조하고,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도록 당부했다.

반 사무총장은 15년 전 세계 정상들이 빈곤 퇴치를 위해 새천년개발목표(MDG, Millennium Development Goals)를 결의해 올해 말에 기한이 만료되는 MDG의 바통을 이어 받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대해 “오는 9월 뉴욕에서 UN 회원국이 모여 채택할 예정인 SDGs는 MDGs보다 더욱 광범위하게 모든 일상생활을 커버하는 야심찬 계획이고, UN SDGs에 참여하면 사업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많은 기업의 참여를 독려했다.

반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대응과 SDGs를 위해 조 단위 달러의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의 기업들은 열심히 노력해 휴대전화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에서 앞서나가며 높은 명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기업 활동을 해외에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반 사무총장은 “한국은 OECD 국가 중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라며 “한국은 항상 모든 분야에서 Top 10에 들려고 노력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Top 10에 드는 것은 사양할 점”이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또 “2012년에 왔을 때는 여성 CEO가 한 명도 없어 ‘다음에도 이러면 안 오겠다’고 했는데 오늘은 여성 CEO가 약간 보여 고무적”이라며 “다음에는 더 많이 달라져 있기를 기대한다”고 양성평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반 사무총장은 고국 방문 때마다 고향에 들렀지만, 이번 방한기간에는 찾지 않았는데, 이는 구설수를 피하기 위해 개인 일정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고향에 가지 않은 대신 이날 ‘UN글로벌콤팩트 코리아 지도자 회의’ 기조연설을 마친 뒤, 생일을 맞은 노모(老母) 신현순 여사를 서울로 모셔 점심식사를 했다. 1년 9개월 만에 고국에 온 반 사무총장과의 식사를 마친 모친은 바로 충주로 내려갔다.

반 사무총장은 어머니와의 짧은 재회를 마치고 ‘제6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다. “UN과 함께 적극적으로 협력해 지역의 평화와 공존, 그리고 인권을 더 지지하기 위해 협력해 주신 것에 감사한다”며 “올해는 유엔 설립 70주년을 기록하는 한 해이기도 하고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시대에서 독립한 지도 70주년이 되는 매우 중요한 해이다. 이 자리를 빌려 한반도의 신뢰구축 및 통일 준비 관련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반 사무총장은 “아시아에 영향을 끼치고 세계적인 영향을 끼치는 여러 가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해달라”는 말과 함께 “6자회담이 10년 전에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아직까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더 많은 군비경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변 국가들도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20일 오전 ‘깨어있는 호기심, 새로운 돌파구를 찾다’라는 주제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SDF) 2015’에서 세계 각국 석학들과 연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접근성과 사용, 숙련도 측면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도 이 기술을 사용해서 개발을 촉진하고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는 내용의 축사를 했다.

반 사무총장은 국회를 방문해 정의화 국회의장, 정갑윤·이석현 국회부의장,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만나 인류 보편타당한 가치들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다.

반 사무총장은 이날 “민주주의와 대의 민주주의 원칙을 신봉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을 다닐 때마다 의회 지도자들을 예외 없이 찾아뵙고 인사드린다”며 “유엔사무총장으로 일하는 데 있어서 각국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법안이나 예산에 대한 뒷받침을 해주지 않으면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모국인 대한민국 국회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 사무총장은 “금년은 유엔 창설 70주년으로 인류의 지속 개발과 지속발전 계획을 세워야 하고 지구 변화에 대한 세계 최초의 협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 두 가지가 금년에 이뤄져야만 30년까지 인류의 복지와 지속 발전을 위한 기틀이 마련된다”고 협조를 구했다.

반 사무총장은 “(정의화) 의장님이 리더십을 발휘해서 대한민국 행정부의 일을 적극 도와달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비전을 갖고 활동하는 데 있어 의회의 지지, 특히 초당(超黨)적 지지가 중요하다. 특히 외교나 국제 개발, 평화, 정의에 있어서는 당이 다를 수 없다”고 당부했다.

또 반 사무총장은 청와대를 찾아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禮訪)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반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유엔 창설 70주년 기념 특별행사’에 참석해 개성공단 방문 내용이 담긴 연설문을 낭독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오전 갑작스런 북한의 방북 취소로 원고 없이 “UN 창설 70주년을 축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쓰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즉흥연설을 했다.

 

지난 1993년 부트로스 갈리 전 사무총장 이후 22년 만에 UN사무총장의 방북이 이뤄질까 많은 기대가 있었지만 끝내 수포로 돌아갔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하려 했으나 전날 북측에서 돌연 방문 승인 철회로 일정이 무산됐다. 반 사무총장은 개성공단 방문 허가 취소를 갑자기 발표한 북한 측에 대해 “(지난 20일) 아무런 설명 없이 (북한 측이) 개성공단 방북 허가 결정을 철회한다고 알려왔다”며 “평양의 결정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히고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개인 일정을 소화하며 휴식을 취했다.

반 사무총장은 UN사무총장으로서 기회가 있다면 방북하겠다는 말을 항상 해왔지만, 최근 북한의 위협과 도발이 계속되기에 한반도의 정세 안정을 위해 방북 의사를 밝혔다. 특히 UN사무총장 2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으며, 1년 반 정도밖에 임기가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기 전에 해결하고 싶은 목표가 있는데다가, 앞으로 언제 또 한국인 사무총장이 나올지 미지수인 만큼 방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왔었다.

반 사무총장의 방북 제안은 UN의 대표자로서 북한에게 평화와 화해, 협력의 길로 나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역사적인 일이 될 수도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되어 우리 국민들도 허탈해 했다.

 

이날 오전 9시 40분쯤 아시아나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을 통해 다음 일정이 있는 베트남으로 향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1년 9개월 만의 이번 방한은 방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정이었고 많은 행사를 소화하며 국제평화와 UN 사업을 알리는 데 힘썼으나, 방북 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아쉬움을 남겼다. 반 사무총장의 앞으로 남은 임기인 1년 6개월 안에 방북이 성사될지에 대해 숙제로 남기고 출국했다.

 

① 인권(Human Rights)

?원칙 1 : 기업은 국제적으로 선언된 인권 보호를 지지하고 존중해야 한다.

?원칙 2 : 기업은 인권 침해에 연루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한다.

② 노동규칙(Labour Standards)

?원칙 3 : 기업은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의 실질적인 인정을 지지하고,

?원칙 4 : 모든 형태의 강제노동을 배제하며,

?원칙 5 : 아동노동을 효율적으로 철폐하고,

?원칙 6 : 고용 및 업무에서 차별을 철폐한다.

③ 환경(Environment)

?원칙 7 : 기업은 환경문제에 대한 예방적 접근을 지지하고,

?원칙 8 : 환경적 책임을 증진하는 조치를 수행하며,

?원칙 9 : 환경친화적 기술의 개발과 확산을 촉진한다.

④ 반부패(Anti-Corruption)

?원칙 10 : 기업은 부당취득 및 뇌물 등을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부패에 반대한다.

 

1. 모든 국가에서 빈곤 근절

2. 기아 근절과 영양상태 개선 및 지속가능한 농업 증진

3. 모든 사람들의 건강한 삶 보장

4. 모든 사람을 위한 포용적이고 형평성 있는 양질의 교육과 평생학습 기회 보장

5. 모든 지역에서 성평등 달성 및 여성·여아의 역량 강화

6. 모든 사람이 이용 가능하며 지속가능한 사용량의 식수와 위생 보장

7. 모든 사람에게 지속가능한 에너지 보장

8. 지속적·포괄적·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및 생산적 완전 고용과 양질의 일자리 증진

9. 지속가능한 사회기반시설 및 산업화 구축 및 혁신 장려

10. 국가 내·국가 간 불평등 완화

11. 포괄적이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와 인간정주지 조성

12. 지속가능한 소비·생산 패턴 보장

13. 기후변화와 파급효과를 대처하는 긴급 조치 시행

14.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해양·바다·해양자원 보존과 지속가능한 사용

15. 육지생태계 보호와 복구 및 지속가능한 수준에서의 사용 증진 및 산림의 지속가능한 관리, 사막화 대처, 토지황폐화 중단·회복 및 생물다양성 손실 중단

16.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평화적이고 포괄적인 사회 증진과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사법제도, 모든 수준에서 선출하고 책무성이고 포용적인 제도 구축

17. 이행수단 강화 및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재활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