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5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10시 검찰에 출석한다. 2013년 4월 충청남도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당시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고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을 독대하고 그로부터 3000만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다. 이는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주장에 근거한다.

이 전 총리에 대한 수사는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의 수사보다 어려울 전망이다. 홍 지사에 대한 수사는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된 윤승모 경남기업 전 부사장이 생존해 있어, 그에 대한 고강도 조사로 금품 전달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그러나 성완종 전 회장이 사망하여 대질심문 등의 고강도 조사가 이 전 총리에 대해서는 불가능하고, 제 3자에 대한 조사를 위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검찰소환을 하루 앞둔 5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성 전 회장 차량의 하이패스 기록 등을 토대로 당시의 성 전 회장과 이 전 총리의 행적을 거의 복원했다고 밝혔다. 성 회장의 수행비서에게서도 “성 회장 지시로 차에 있던 쇼핑백을 이 전 총리와 독대하던 성 회장에게 갖다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2013년 4월 재·보선 당시 이 전 총리의 후원회 수입·지출 명세와 재산 상황이 담긴 회계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실한 증거를 토대로 이 전 총리에 대한 신문을 강도 높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 측근들에 대한 신문도 진행되었다. 특히 이전 참고인 조사를 통해 “이 전 총리가 성 회장을 독대한 후 배웅하지 않고 김민수 비서관을 불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 전 총리를 소환하기에 앞서 김 비서관을 먼저 소환 조사했다. 그러나 김 비서관은 검찰에서 “성 회장이 선거사무소를 찾았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김 비서관은 일부 언론에 “성 회장과 이 전 총리가 독대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일부 언론에 밝힌 이 전 총리의 전직 운전기사 윤 모 씨를 회유했다는 혐의도 받았으나, 이에 대해서도 “통화는 한 일이 있지만, 회유한 적은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검찰은 밝혔다. 설사 성 회장이 이 전 총리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일이 있다고 해도, 당선이 유력한 정치인에 대한 예우로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이 전 총리 측의 주장을 김 비서관이 검찰 측에 언급했다는 사실도 언론을 통해 밝혀졌다.

이 전 총리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주변 지인들에게 “성 회장과 독대한 일도, 돈 받은 일도 없다. 특별히 준비할 것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영 기자  jyjung37@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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