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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박한 심미 그 천진한 자유로움의 예술세계문인화의 거장 홍석창 화백 5월 20일, 인사동 갤러리H 개관 기념 초대전 열어
장우호 기자 | 승인 2015.05.12 18:00|(182호)
홍석창 화백은 5월 20일부터 6월 16일까지 갤러리H(T.02-735-3367)에서 개관 기념 초대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회는 근작과 대작을 포함해 44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국의 대통령을 역임해도 임기를 마치고 나면 전(前) 대통령이라 칭한다. 그러나 예술가에게는 ‘전’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는다. 영원한 화가, 영원한 작가만 있을 뿐이다. 홍석창 화백은 일흔 중반을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동양미술 가운데서도 문인화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그의 작품은 국내를 비롯해 중국, 영국, 말레이시아, 대만 국립역사박물관 등 세계 각국의 이름난 미술관에 소장되면서 한국미술 문화를 세계에 알렸다. 또한 국내 이름난 제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등 한국 고유의 동양미술을 알리고 있는 점 또한 눈여겨볼만하다. 홍 화백의 영웅적 운필과 섬세한 세필 사이의 독특하고 웅장한 필력은 미술 애호가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이에 〈정경뉴스〉는 갤러리H 개관 기념 홍석창 화백의 초대전을 맞아 그의 예술세계를 짚어봤다.
 
   
▲ 홍석창 화백.
홍 화백의 작품세계
홍석창 화백이 세계적인 문인화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어릴 적부터 사군자, 서예 등이 익숙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그는 다른 이들보다 자연스럽게 동양미술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시도가 가능했다.
홍 화백의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입학은 국내 동양미술의 한 획을 긋기 위한 초석이 됐다. 이후 중국문화대학교 예술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전통 동양회화의 진면목을 제대로 공부했고 이때부터 예술가로서의 활동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또한 그는 30여 년 동안 홍익대 미대의 정 교수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제자들을 가르쳐왔고 국내 동양미술의 발전에 큰 획을 그은 차원 높은 예술가다. 현재 홍익대 미대 명예교수로 있는 그는 “제자들도 이미 정년”이라며 “제자를 넘어 제자의 제자들까지도 이미 국내 미술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화백의 작품성은 세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그의 작품들은 중국, 독일, 일본, 미국 등 국제 전시를 통해 국위를 선양했으며 영국 대영박물관, 중국 공자박물관, 중국미술관, 중국 호북성미술관, 대만의 국립역사박물관 등이 홍 화백의 작품을 소장함에 따라 한국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있다.
또한 청와대 관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시립미술관, 호암갤러리 등 국내의 굵직한 미술관에도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조혜영 미술 평론가는 홍석창 화백의 예술세계는 이 시대 범세계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무리가 없다고 했다. 우리 시대 독창적인 한국화단의 거장이며, 예술적 욕망 앞에서 만큼 타고난 예술가의 중심에 서 있다고 평론했다.
홍 화백의 이런 공로는 각종 수상경력에서도 볼수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 문화훈장 수훈(2011), 대한민국 미술인상(2012), 대통령 대한민국 문화예술상(2004), 프랑스 까뉴 국제회화제 특별상(1994), 한국미협전 대상(1975), 한국언론인연합회 선정 자랑스런한국인 대상(미술발전 부문, 2014) 등 예술 애호가들의 깊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지난 1977년 정부 차원에서 단군왕검의 표준영정을 제작한 바 있는데, 이를 그린 이가 바로 홍석창 화백이다.
표준 단군상을 토대로 현정회(단군을 중심으로 민족주체성 확립을 위해 조직된 사단법인체)에서는 홍 화백에게 위촉해, 문화재전문위원회(영정분과)의 3차에 걸친 수정과 심의를 통해 영정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이듬해 1978년 8월 28일 정부표준 단군영정으로 지정받아 역사교과서 등에 실리기도 했다. 국가의 부름을 받아 행했던 일인 만큼 홍 화백의 명함 뒤편에는 단군영정 그림이 새겨져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위에서부터) 작품 1 : 별꽃 2014, 2014, 35x46, 화선지, 채묵.작품 2 : 별꽃 2013, 2013, 51x91, 화선지,채묵.작품 3 : 별꽃 2010, 2010, 35x45, 화선지, 채묵.작품 4 : 별꽃 2013, 2013, 162x137, 화선지, 채묵.
홍석창 화백 작품 평론 요약
김상철 미술평론가(동덕여대 교수)
 
동양회화의 전통은 결국 문인화로 귀결될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일반적으로 통칭하는 형식으로서의 문인화가 아니라 정신으로서의 문인화다. 주지하듯이 문인화는 품격과 격조의 그윽한 정신세계다. 기능의 숙련에 앞서 학문과 교양을 강조하고, 형상의 표현은 그 속에 사상과 감정이 내재되어 있어야 비로소 의미를 지닌다. 그러므로 형상을 통해 전해지는 조형의 시각적 자극보다는 이를 통해 읽혀지는 의미의 요체를 파악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문인화다. 동양회화의 정수라 일컬어지는 사의(寫意)가 바로 그것이며, 독화(讀畵)의 요구는 바로 이러한 특질들에 대한 해설에 다름 아닌 것이다.
주지하듯이 작가 홍석창은 문인화로 평생을 일관하였다. 특유의 문기(文氣)와 분방한 화면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것이었다. 그의 화면은 언제나 천진한 여유로움과 법칙에 구애받지 않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여실하였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단련된 서예에서 비롯된 운필에 대한 장악력과 수묵 혹은 문인화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서 비롯된 것임은 자명한 것이다. 일탈과 파격은 그의 작품세계를 개괄할 수 있는 중요한 단어일 것이다. 그것은 법(法)에 머무르지 않고 예(藝)에 노니는 것이다. 파격을 통해 끊임없는 자기 변신을 추구하고, 일탈을 통해 그 단서를 포착하는 것이 바로 석창의 예술세계라 할 것이다. 그에게 지필묵은 자신이 속한 시공과 소통하는 효과적인 매개였으며, 자유롭고 거침없는 필선과 수묵은 바로 그 호흡을 반영하는 진솔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필은 구애됨이 없으며, 그의 수묵은 주저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그가 문인화라는 동양회화 예술의 정수이자 전통의 실체에 접근하는 방법이자 정신이었다라고 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천진한 신작, 문인화의 진수 선보여…
천진함은 그의 신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가치다. 마치 유희와도 같은 그의 화면은 거리낌없는 표현으로 가득하다. 법칙이나 규율에 앞서 본능적이고 즉발적인 그의 행위는 고스란히 화면에 담겨 있다. 그것은 질박하고 소탈하며 거칠고 원색적인 졸박(拙朴)의 심미다. 이에 이르면 온갖 상념에서 벗어나 오로지 화면에만 몰입하는 해의반박(解衣槃.)의 고사가 절로 연상된다. 더불어 그가 전통에 대한 오랜 학습과 수련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을 상기한다면, 이는 득어망전(得魚亡筌)을 떠올리게 된다. 물고기를 잡으면 통발은 잊혀지게 마련이고, 뜻이 통하면 말은 필요가 없어진다. 그에게 전통은 통발이었으며, 물고기는 자유로움이었을 것이다. 그가 전하고 싶었던 뜻은 본질을 관조하는 질박함이었으며, 한국화, 문인화, 수묵 등은 이를 해설하기 위한 말과 같은 것이었다라고 해설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천진함과 졸박함은 단순히 근작에 나타나는 조형의 시각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 그것은 그가 평생을 일관하며 궁구해온 동양회화의 요체이자 문인화의 정신이며 한국화의 본질인 것이다.

 

장우호 기자  koreana37@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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