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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 지각변동을 초래할 ‘핀테크(Fintech)’…각국의 추진 현황은 어떤가?
한상춘 한국경제신문가 객원 논설위원 겸 한국경제TV | 승인 2015.05.04 18:41|(181호)
1990년대 초 인터넷 등장 이후 온라인-오프라인 산업융합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의 융합산업인 핀테크(Fintech)가 급부상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핀테크가 활성화된 지 4∼5년을 넘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에서도 최근 각종 금융규제가 완화되면서 2015년 이후 핀테크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단어로서 모바일·SNS·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기존 금융기법과 차별화된 새로운 형태의 금융기술을 의미한다. 즉 점포 중심의 전통적 금융서비스에서 벗어나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인터넷, 모바일기반 플랫폼의 장점을 활용하는 송금·결제·자산관리·펀딩 등 다양한 분야의 대안적인 금융서비스다.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은 △ 오프라인 점포를 통한 고객 상담 및 강력한 보안시스템 △ 제도권 기관들과의 데이터베이스 연계에 기반한 신용평가 등을 통해 금융서비스에 필수적인 접근성과 신뢰성을 확보해 왔다. 반면 핀테크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첨단 기술을 결합해 기존의 금융거래 방식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형태의 금융 비즈니스모델을 표방하고 있다.
핀테크의 장점은 △ 스마트폰 위주의 모바일 단말기에 기반으로 한 서비스 △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재무관리 및 신용리스크 평가 등을 통해 기존 금융기관보다 현저히 낮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결제·송금 분야에서 핀테크 서비스가 가장 활발하며, 일부 국가는 인터넷 은행, 자금투자 등 금융 본연의 업무까지 확대중이다.
핀테크 산업은 크게 보면 △ 결제·송금 등의 지급결제 영역 △ 예금·대출영역 △ 투자자문 등 기타 금융영역으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지급결제 및 예금·대출 영역 외에도 소비자들이 기업에 직접 투자하고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의 서비스와 자산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핀테크 기업들이 결제와 대출, 투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자산관리에도 진출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금융 소비자들이 개별 금융기관의 지점과 웹을 통해 자문을 구하고 투자를 결정해야 했지만, 핀테크의 새로운 앱들은 개별 금융기관의 지점이나 웹을 방문하지 않고 좀 더 저렴하고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장점이 있다.
금융사 이외의 IT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핀테크 산업 분야는 크게 세 가지 분야다. 가장 활성화되고 있는 IT 시스템의 대규모 정보처리 능력에 기반한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금융 수요자들의 니즈를 분석하거나 자금 수요자들의 신용도를 평가하고 각종 금융사고 예방 등에 이용하는 초기 단계 분야다.
다음 단계로는 온라인 상에서 크라우드 펀딩 등의 방식으로 자금 공여자와 자금 수요자를 연결해 줌으로써 수수료를 수취하는 금융중개모델(P2P대출 등)을 활성화하는 분야다. 앞으로 더 빠른 속도로 발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기기의 확산을 배경으로 이를 지급결제와 자금이체 등의 서비스에 활용하고자 하는 분야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핀테크가 급속히 발전해 왔다. 이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한 기존 금융권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과 더불어 ICT 기술의 발달로 기존 금융이 담당하던 서비스를 새로운 플랫폼이 대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트래픽이 급증함과 동시에 이를 통한 금융거래가 늘어나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여건도 가세했기 때문이다.
현재 핀테크 발전 속도와 투자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는 영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계와 IT 산업계 간의 적극적인 융합을 추진해 왔다. 영국 내 핀테크 산업 종사자는 13만 5천여 명으로 추산되며 런던 시내 내에서만 1,800여 개 핀테크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2008년 이후 핀테크를 통한 거래규모는 매년 74% 정도 급성장하는 추세다.
영국의 핀테크 발달 배경에는 금융 산업이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의 본사 다수가 런던 등 영국 대도시에 집중돼 있는 여건에서 광범위하게 발달한 금융망이 전 세계의 핀테크 자본을 영국으로 유입시키는 힘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영국 내 핀테크 산업은 거대 금융사의 지원을 배경으로 성장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미국의 핀테크 산업은 영국에 비해 발전이 더디지만 기술 중심지인 실리콘 밸리와 금융 중심지인 뉴욕이 갖는 강점을 바탕으로 핀테크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3년 이후 세계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액 중 83%가 미국에 투자될 정도로 투자액 규모에서는 미국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조만간 영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SNS, 플랫폼 등에서 앞선 기술과 페이팔(Paypal)로 대표되는 결제 시스템 운용의 경험을 토대로 시장 파괴력이 높은 서비스를 전 세계에 보급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핀테크 서비스로는 애플페이(Applepay)로서, 결제 시 단 한번 생성되는 보안코드를 사용해 타 결제수단에 비해 보안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의 모바일 인터넷 인구는 5억 명으로 전체 인터넷 이용인구 중 81%가 모바일로 인터넷을 접속하고 있다. 작년 관련 금융사의 수익은 1,060억 위안(19조 원)으로 전년대비 81.2%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하는 추세다. 이런 성정배경에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금융시범 사업권한을 부여하는 등 중국 정부 차원의 핀테크 육성 정책 때문이다.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인 알리바바는 1억 8,800만 명에 달하는 모바일 사용자를 기반으로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이밖에 남미·아프리카·아시아 등의 저개발 국가에서는 핀테크 기업들이 저소득층을 위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금융과 IT 융합의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띤다. 또 다른 각도의 그라민 뱅크 서비스다. 저개발국에서는 은행점포망이 미비한 반면, 휴대전화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핀테크 산업은 대형 ICT 기업들이 송금 및 지급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나 해외와 같은 핀테크 기업들의 서비스 상용화 실적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국내 대형 ICT(Information & Telecommunication) 기업들이 기존 사업의 연장선 상에서 지급결제 서비스 영역을 좀 더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다음카카오가 LG CNS의 결제 시스템인 엠페이(M-pay)를 기반으로 카카오 페이1)를 출시했다. 사용자는 카카오페이 앱에 신용카드 정보와 결제 비밀번호를 미리 입력해 두고 결제 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간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은 높은 규제 장벽으로 은행 시스템과 IT와의 융합이 느리게 진행되어 왔으나 최근 들어 카카오 등 IT업체의 금융업 진출에 위협을 느낀 국내 은행과 일부 금융사들이 IT업체 제휴를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핀테크 발전으로 방대한 모바일 트래픽 량은 개인·기업의 신용평가 및 금융거래에 대한 새로운 분석이 가능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해, 대출·보험 등 금융 산업 전반에 사업방식에서 커다란 변화를 촉발시키고 있다. 모바일 결제시장의 급속한 확장을 배경으로 송금 및 지급결제의 수단으로서 스마트폰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관련 신기술의 개발도 급진전되고 있는 추세다.
핀테크가 금융 분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판매채널로, 과거 오프라인 지점에서만 가능했던 거래는 이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인터넷 발달에 힘입은 인터넷 업체 및 통신사, 오프라인 상에서 고객과의 교류가 활발한 유통점에서의 성장은 괄목상대할 만하다.
통신사와 유통업체들이 일부 판매채널의 혁신을 통해 송금·결제 등의 일부 업무영역에서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반면, 일부 IT·SNS 업체들은 은행 라이센스 획득을 통해 아예 금융업 플레이어로 진입했다. 이들은 막강한 고객기반과 IT 기술을 활용한 가격 경쟁력을 겸비해 기존 금융사에 큰 위협으로 부각되고 있다.
2009년부터 스마트기기의 보급과 기술발달로 인해 SNS 자료(data) 등 금융소비자의 변화와 수요가 더욱 복잡화·전문화·대량화되고 있는 추세다. 스마트기술과 연관된 기술금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등 이와 관련된 금융 융복합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핀테크 산업의 발달은 기존 금융 산업의 고유기능인 금융 중개기능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금융 산업의 융복합 트렌드가 다시금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핀테크의 사업가치가 분명하다. 전통적인 제조업과 달리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할 경우 시장 선점을 통해 빠르게 ‘규모의 경제(return to scale)2)’를 누릴 수 있다. 이때문에 스타트업들은 물론 기존의 플랫폼 업체들도 자신들의 영역 확장을 위해 핀테크 산업에 뛰어들고 있어 초기부터 과열경쟁에 따른 비효율이 우려될 정도다.
핀테크 산업의 본격적인 확장은 스마트폰 이용자 수의 급격한 증가로 많은 사람들이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결제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또 다른 금융서비스들을 모바일 단말기를 통해 이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되면서 핀테크 업체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핀테크 기업들이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각종 편익을 향유할 수 있기 위해서 투자가 필요함을 강조하면서 핀테크 기업의 가치증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핀테크 기업들의 경우 해당 산업 전망방식이 우수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핀테크가 투자은행의 새로운 이익창출 영역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가 객원 논설위원 겸 한국경제TV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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