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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전망 - 2015 은행권 화두 ‘수익성·해외 진출·핀테크’은행연합회 신년기자간담회… 상생과 인력육성 강조
조호성 기자 | 승인 2015.05.04 18:32|(179호)

 

   
▲ 지난 12월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취임식을 갖은 하영구 신임 전국은행연합회장
생존본능… 은행권 위기감 고조

올해 우리 경제여건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경제성장, 0%대에 가까운 소비자물가상승률, 더 나아가 디플레이션 우려 등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위기로도 여겨지는 현 상황에서 은행연합회는 저성장·저금리, 가계부채, 연이은 금융사고, 자본비용보다 못한 수익률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실상 은행권은 저조한 수익 때문에 금융기관 점포 통폐합, 인력감축 등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시중은행들은 희망퇴직과 지점 통폐합으로 전년 말보다 임직원 수를 451명, 지점 수는 204개 줄였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금융 산업의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 실물경제 회복이 필요한 시점에서 금융지원 역량이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지난해 11월 선출된 금융인으로 서울대 상과대를 졸업하고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과 한국씨티은행 은행장 등 외국계 은행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그는 주변에서 금융과 경제지식이 해박하고 경륜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 회장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올해 은행연합회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수익성 개선이다. 이러한 기조는 기자회견에서 나온 하 회장의 답변에서도 여러 차례 드러난다. 그는 “저금리 환경 장기화로 예대마진이 줄고 있다. 국제금리와 환율변동성이 커지고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은행들은) 수익성과 건전성 면에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은행권을 바라보는 전망은 지난해에 이어 밝지 않다. 엘리트가 모인 집단이고 경제성장을 위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입장인지라 주변에서는 시급히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 하 회장은 “수익 다변화와 증대를 도모하고 글로벌 금융과 기술금융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 아울러 도덕성을 회복해서 고객에게 신뢰를 얻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은행권의 문제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생존의 문제로 이어진다. 수익을 내지 못하면 여느 기업처럼 살아남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은행권 수익률 증대를 위한 연구가 끊임없이 계속된다. 하지만 고객을 상대로 비난받기 쉬운 업종이라 수익기반 확보가 쉽지 않다. 금융연구원 김우진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일반은행의 2013년 당기순이익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있다.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2010년 2.43%에서 2013년 1.85%로 하락 추세를 보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 관련 등을 통한 기타 업무 관련 수수료를 늘리는 게 해법이다. 외환과 파생 관련 이익 확대를 위해서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의 이같은 주문은 수익기반이 큰 부문을 더욱 크게 키우라는 의미다. 달리 말하면 수익 비중이 큰 기타 업무 관련 수수료 부문을 선택해서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은행들의 수익구조를 나누면 대고객·업무대행(방카슈랑스 및 수익증권 판매)·기타 업무 관련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기타 업무 관련 수수료 수익은 전체의 70%에 이른다. 김 연구위원은 “전체 수수료 비중이 7%에 불과한 대고객수수료 관련비용은 은행 간 현금자동인출기(ATM) 공동 운용 등으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수익 기반 확충을 위해 은행권이 바라는 또 다른 지향점은 해외 진출이다. 하 회장도 이같은 인식을 강조한다. 그는 “성장기반의 확보를 위해 글로벌 금융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국내시장의 저수익 구조에서는 글로벌 금융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금융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 전문 지식은 물론 현지 고객 및 직원과 문화 교류가 가능한 지역전문가를 육성하는 한편 현지인력 중심의 인력 운용체계를 갖춰야 시장 진출이 성공한다”고 덧붙였다.


핀테크 “파이 나누기냐, 파이 키우기냐”

은행권이 올해 넘어야 할 또 다른 현안은 ‘핀테크’의 대두다. 하 회장 역시 핀테크를 은행에 도전이자 기회라고 평했다.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 ‘핀테크(fin-tech)’는 그야말로 은행권에는 화두가 됐다. 국민에게 친숙한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 등이 핀테크 적용 사례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출시된 뒤 유망한 수익구조로 각광받으며 은행권에는 위협적 요소로, 증권시장을 비롯해 관련 기업에는 기회가 됐다.

이처럼 기존 은행권에 핀테크는 개척해야 할 대상이다. 일단 기술력은 IT기업에 밀린다. 자금력에서는 앞서지만 결제정보 보안과 처리 과정의 투명성 등이 은행권의 선결 과제다. 지난해 은행권은 고객정보가 외부로 유출됨에 따라 고객 신뢰도가 훼손됐다. KB카드, NH카드 등 당시 은행권과 연계된 신용카드회사에서 8만 5,000건이나 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바 있다. 결국 냉철히 보면 아직 기회보다 도전 요인, 즉 위협 요인이 조금 더 크다. 핀테크 분야에 소홀히 한 은행은 주도권 일부를 IT기업에 넘길 우려마저 있다. 핀테크 산업이 육성되고 차후 인터넷 전문 은행이 출현할 경우, 은행산업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 곧, 경쟁이 격화되면서 금리와 수수료 책정에서 불리한 요소가 생긴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장점은 오프라인 지점망이 필요없다는 데 있다. 당연히 각 지역에 진출해 고정비가 많은 은행에는 상대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올 경우, 기존 은행은 금리경쟁력에서는 따라잡기 어렵다. 은행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증권가도 이같은 움직임을 예의주시한다. 은행과 IT산업 모두 커버하는 곳인지라 증권가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시장 규모까지 전망했다. IBK투자증권은 10년 뒤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시장의 총자산 규모를 47조 1,000억 원으로 산정했다. 미국과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전체 은행 시장에서 차지하는 평균 점유율을 대입해 산출한 결과다. IBK투자증권 박진형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은행은 IT(전기전자)·인터넷 등에 기반을둔 기업들에 맞서 기존 고객을 방어해야 하는 처지다. 조직 개편과 핀테크 관련 신상품 출시 등 은행의 대응 전략이 예상보다 빠르고 과감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LIG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핀테크 산업은 유통과 금융 두 부문에서 벌어지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와 온라인 비즈니스 간의 헤게모니 싸움이다. 사실 기존 금융권에서 하는 비즈니스를 개선한 것이지 완전히 새로운 분야는 아니다. 사용자에게 좀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즈니스를 온라인화 해서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득권(오프라인에서 유통·금융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업체)의 반발은 필연적이다. 이는 핀테크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온라인 자산관리와 소액대출은 소비자에게 저비용·고수익의 혜택을 줄 수 있다. 규제만 완화된다면 이들은 우리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 높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이러한 전망을 두고 “굳이 비유를 하자면 인터넷 전문은행은 이마트처럼 대형할인매장의 경쟁력을 갖췄다. 대형할인매장은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해 싼 가격에 유통함으로써 박리다매에 나선다. 가격경쟁에서 동네상권이 불리하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낮은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한 형태로 은행권이 대응 내지는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화두를 던진 IT업계가 유리하지만은 않다. 다음카카오는 자사의 메신저 프로그램 ‘카카오톡’ 내용이 수사기관에 제공된 일로 곤혹스러웠다. 은행권과 IT기업이 결합해 나온 ‘핀테크’ 산업이 시작부터 걸림돌로 휘청거린 대목이다. 서로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경우 성장 동력이 되겠지만 갈등에 따른 반대급부도 생각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은행연합회는 핀테크 시대를 어떻게 전망할까? 하 회장은 이같은 질문에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는 “미국 페이팔(paypal)이 처음 생겼을 때 비자카드 등이 경계심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win-win하면서 시장을 키웠다. 핀테크는 은행에게 위협이라기보다는 좋은 기회다. 이미 스마트뱅킹, 인터넷뱅킹 등이 발달한 우리나라 여건을 생각해야 한다. 카드결제 부문도 발전한 만큼 서로 시장을 잠식하기보다는 새로운 영역에서 시장을 마련하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고객 네트워크 형성, 빅데이터 보유 및 독과점적 지위라는 동질성을 가진 금융과 IT가 긴밀한 협력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산업 전체의 파이를 증대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 금융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쪽에서는 우려가 담긴 발언도 있다. 하 회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기반이 갖춰지기 위해서는 금융실명제법 등 관련 법안과 규제, 규정이 바뀌어야 한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예금자 보호 등 기존 규제를 지킨다면 은행연합회에 합류하는 걸 막을 이유가 없다. 정회원 형태가 아니더라도 준회원 등 여러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 확산에 따른 인터넷뱅크의 출현은 금융거래에서 기존 금융거래에서 요구되는 대면 거래의 필요성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금융회사로서는 조직 및 인력의 재배치 및 운영의 효율성 제고가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전했다.

이처럼 은행연합회의 입장은 중립적인 반면, 정부는 우호적인 측면이 강하다. 핀테크와 관련해서 금융당국은 금융보안 관련 과잉 규제 개선, 은행과 증권사 등의 금융거래에서 ActiveX 제거 및 공인인증서 사용의무를 폐지키로 했다. 게다가 올해 정부는 핀테크 산업을 위해 정책 지원 자금을 2,000억 원 정도 조성한다. 이외에도 관계부처가 협업하는 차원에서 17개 정도의 핀테크 지원센터를 두기로 했는데, 이번 정권의 작품인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위해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오는 3월까지는 구체적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늦어도 하반기에는 법 개정안을 마련해서 국회에 제출한다는 복안이다. 결국 올해 내내 핀테크는 금융권의 화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이 날 열린 은행연합회 신년기자간담회의 골자는 은행 수익성 개선, 해외 진출 확대, 핀테크 시대 준비 등이다. 2015년 은행권의 키워드는 이렇게 요약된다. 여기에 사회적 책임과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보태졌다. 하 회장은 “금융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6.4%에서 2013년에 5.5%로 하락했으며, 앞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와 같은 낮은 수익률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금융시스템 리스크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권은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순기능을 좀 더 진취적으로 수행하고 중소기업 및 서민금융은 강화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호성 기자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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