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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대사 피습, 5일간의 기록과 각국의 반응정신이상자의 적색 테러 리퍼트의 한마디 ‘같이 갑시다’로 한미동맹 공고해져…
정재영 기자 | 승인 2015.05.04 16:39|(181호)
   
▲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지난 3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초청강연회에서 괴한의 공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건 당일(2015년 3월 5일)
3월 5일 7시 36분, ‘한반도 평화와 통일, 그리고 한미 관계 발전방향’이라는 주제의 조찬 강연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 참석한 마크 리퍼트 주한 대사는 헤드테이블에 동석한 인사들과 “한국에서 아들을 출산하는 과정에서 여러 대우를 잘해줘 고맙다”고 말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덕담을 나누며 막 식사를 시작하려고 했다.
그 때 한 사람이 헤드테이블로 접근했다. 악수를 청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일어나 손을 내밀던 대사는 황급히 들어 올린 손으로 목과 얼굴을 가렸다. 습격자 김기종의 손에 들린 것은 날카로운 과도였기 때문이다. 김기종은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을 지르며 리퍼트 대사를 습격했고, 대사는 오른 뺨에 약 12cm의 자상을 입고, 목을 가린 왼쪽 손목에 관통상을 포함해 총 다섯 곳의 상처를 입었다.
너무 순간적인 일인 탓에 아무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지만, 대사의 왼쪽에 앉아있던 전 특전사 출신이자 현 한국복싱협회 회장이기도 한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이 범인 김기종을 덮쳤고 대사에게서 떼어놓았다. 이어 다른 사람들도 달려들어 김기종을 제압했다.
김기종은 정식 발급된 출입증이 아닌 현장에서 작성된 손글씨 출입증을 패용한 채로, 헤드테이블과 최대한 가까운 자리에 착석해 기회를 노리다 대사를 기습했다. 김기종은 범행 직후 민화협 상임의장인 장윤석 의원에 의해 1차 제압된 후, 경찰관들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돼, 종로경찰서로 압송됐다. 제압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테러 했습니다. 유인물을 나눠주십시오. 제가 3월 2일 만든 유인물입니다. 팀 스피리트 훈련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입니다”라고 소리 지르며 난동을 부렸다.
리퍼트 대사는 즉시 지혈을 하고 순찰차에 올라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치료를 받았다. 대사는 스스로 지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의식이 맑았으며, 응급치료를 시행한 강북삼성병원에서도 “대사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 3월 5일 오전 리퍼트 대사를 습격한 김기종(55) 우리마당 대표가 제압된 모습.
피습 사건을 확인한 외교부는 즉각 유감을 표명했으며, 이완구 국무총리는 사건 진상을 철저히 파악하고 미국과 협력관계에 문제가 없도록 미국 측에 잘 설명하도록 지시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피습 사건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테러 행위”라고 입을 모았으며 철저한 수사 및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진보계열 정당도 일제히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완구 국무총리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지시를 받고, 김기종의 배후에 있을 수 있는 세력의 추가적인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대사관을 포함한 미국 관련 시설과 관련 요인들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 지시를 내렸다.
사건 발생 1시간 40분이 지난 오전 9시 26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실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리퍼트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대사와 부인의 안부를 묻고 쾌유를 기원했다”고 게시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실무선을 제외하면 가장 먼저 리퍼트 대사의 안부를 알아보았다는 의미이며, 리퍼트 대사가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오전 10시 경 리퍼트 대사는 수술을 받기 위해 미 대사관 지정 병원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후송되었으며, 미 대사관 직원에게 “괜찮다. 걱정 마라(I'm OK. Don't worry)”라고 전함으로써 자신의 건재함을 밝혔다. 미 국무부는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리퍼트가 강연을 하던 도중 피격을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우리는 이같은 폭력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언급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개인 트위터를 통해 몰상식한 폭력행위에 상처 입은 리퍼트 대사와 가족을 위로하는 한편 대사의 쾌유를 빌며, 간호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김기종은 종로경찰서에서 진행된 1차 조사 이후, 제압 과정에서 다친 발목을 치료하기 위해 적십자병원에 후송됐다. 이 상황에서도 김기종은 한미연합훈련이 이산가족의 만남을 방해한다고 고함을 지르는 등 난동을 부렸다. 또한 치료 이후 조사 과정에서 이번 범행이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적인 범행임이 밝혀졌다.
중동 순방 중이던 박근혜 대통령은 현지에서 보고를 받고 “이번 사건은 주한 미 대사에 대한 신체적 공격일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으로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라면서 엄중한 처벌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리퍼트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며 가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함과 동시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오후 12시 10분경, 로버트 오그번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참사관이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주한 미 대사관은 “지금 당장 수술 경과 같은 것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대사의 생명이 위독한 상태는 아니며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리퍼트 대사를 대신해 빠른 쾌유를 기원해 주신 박근혜 대통령과 조태용 외교부 1차관, 양 정당 관계자와 많은 한국인께 감사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오후 2시 경 리퍼트 대사의 수술을 진행한 세브란스 병원이 브리핑을 했다. 리퍼트 대사의 수술 예후는 좋으며, 후유증 역시 길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리퍼트 대사가 김기종의 흉기를 손으로 막지 않았다면, 경동맥에 상처를 입어 생명이 위험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언급됐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해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가 소집되어, 수습 대책 회의를 시작했다. 리퍼트 대사는 4시 반 경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저는 잘 있고 굉장히 좋은 상태입니다. 로빈(아내), 세준(아들), 그릭스비(애완견), 그리고 저는 여러분의 응원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하겠습니다. 같이 갑시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같이 갑시다’라는 메시지를 한국어로 남김으로써 한국인들의 감동과 김기종에 대한 공분을 이끌어냈다.
한편 오그번 참사관은 오후 브리핑을 통해 “병원에서 간간히 큰 웃음소리가 흘러나올 정도로 리퍼트 대사의 상태가 호전되었다”고 밝혔다.
 
   
▲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피습 후 정상업무에 복귀한 가운데 박 대통령과 함께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한 행사에 참석한 후 접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초조한 나흘(3월 6일에서 9일까지)
세브란스 병원은 3월 6일 아침 브리핑을 통해 “리퍼트 대사는 얼굴 통증은 없지만 손가락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수술 예후가 괜찮아 10일쯤 퇴원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같은 날 경찰은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위치한 김기종의 사무실 겸 자택의 압수수색을 오후 1시에 마쳤다. 이를 통해 박스 여덟 개 분량의 증거자료를 확보했으며 피의자 김기종에 대해 살인미수, 외국사절 폭행, 업무방해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여죄를 추궁해 배후세력이 있는지 더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역시 김기종이 종북 반미의 주장을 해 온 것을 감안해, 공안부를 주축으로 한 검사 10명에 수사관 40여 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으며, 오후 11시에 정식 구속영장이 발급되어 김기종이 구속됐다.
3월 7일, 세브란스 병원은 리퍼트 대사가 일상생활을 시작했고, 11일 퇴원 예정이라는 브리핑을 했다. 김기종 본인은 해당 습격에 대해 공범이나 배후 세력이 없다고 말하며, 범행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이 통일을 방해한다는’ 망언만을 집요하게 반복했다. 이에 경찰은 3월 8일 김기종 주거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김기종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도 적용한다고 밝혔다.
3월 9일 세브란스 병원은 리퍼트 대사의 용태가 예상보다 빨리 좋아져 10일 오후 퇴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3월 9일 오전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박근혜 대통령은 오전 세브란스병원에 달려와 10시 40분경 리퍼트 대사를 병문안했다. 20분간의 병문안을 통해 박 대통령은 “리퍼트 대사가 의연하고 담대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양국 국민이 큰 감동을 받았다. 빨리 쾌차해 한미 양국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영원히 같이 가자”고 말했다. 이에 리퍼트 대사는 “빨리 나아서 한미 양국 관계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미 연방수사국(FBI)와 공조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증거자료들을 토대로 김기종을 심문한 결과, 김기종은 평소 “김일성이 최고의 민족지도자”, “북한은 자주정권, 남한은 반 식민지” 등의 망언을 해 왔음을 밝혀냈다.
 
   
▲ 피습을 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3월 5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잘 있고 상태는 굉장히 좋다’라고 밝히며 한글로 “같이 갑시다”
동네 아저씨, 세준이 아빠, 같이 갑시다!(2015년 3월 10일 이후)
피습 후 닷새 만에 퇴원한 리퍼트 대사는 한국 국민의 성원과 격려에 대한 감사를 가족과 함께 보낸다는 요지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기자회견에서 짧지만 한국어를 섞어 말해 지한파로써의 면모를 부각시키고 한미동맹이 굳건할 것임을 나타냈다. 리퍼트 대사의 기자회견 전문은 아래와 같으며, 한국어 발언 부분은 굵게 처리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에 감사합니다. 모두 발언 이후 질문을 받겠습니다. 저와 저희 가족이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우선 전합니다. 며칠간의 훌륭한 치료를 받은 덕에 일에 빨리 복귀할 수 있을 것이고 반드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격 현장에서 용감하고 헌신적으로 도움을 주신 한국인과 미국인 여러분, 그리고 체계적인 치료를 해 주신 훌륭한 의료진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원장, 연세대 정갑영 총장, 정남식 의료원장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개별적으로 감사드렸으면 좋겠지만, 제가 그 분들을 깊이 존경하고 늘 감사할 것이라고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미국으로부터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통령, 국무장관, 의회 양당 의원, 동료 외교관들, 군 지도자들, 오랜 친구들,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 미군이 보내주신 성원에도 감사를 표합니다. 고국인 미국에 계신 분들이 직접 전해 준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에 저와 아내는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곳 서울에서도 저와 아내는 한국인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성원에 크게 감명받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해외 순방 중 전화를 주셨고 귀국 뒤 바로 방문해 주셨습니다. 병원으로 찾아와서 응원해 주신 이완구 총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한국 정부 인사들, 주요 정당 국회의원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저와 가족에게 공감해 주고 성원해 주신 한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응원피켓, 음식, 꽃, 카드, 페이스북. 블로그의 쾌유 기원 등 지난 며칠 동안 저와 아내는 따뜻한 넉넉함을 받았고 이에 감사합니다. 저와 아내는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들이 저희를 성원해 줬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에 대한 저희의 사랑과 애정은 더욱 커졌고 미국과 한국 간의 끊어질 수 없는 고리에 대한 믿음도 굳건해졌습니다. 서울에 도착한 이후 우리 가족들은 한국인들이 우리를 받아주고 환영한다고 느꼈습니다. 그 보답으로 저희도 마음을 열고 친근하게 다가가기로 했습니다. 이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동네 아저씨, 세준이 아빠. 한국 분들이 불러준 대로 저는 계속해서 동네 아저씨이고 세준이의 아빠입니다.
   
▲ 이완구 국무총리가 3월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를 문병한 후 병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양자 관계 뒤에 있는 저희의 가장 큰 목적과 결의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서울 도착 첫날부터 그랬듯이, 전임자가 그랬듯이, 군사적 동반 관계와 역동적 경제관계, 글로벌 외교 동반 관계, 양국 국민 간 깊은 우정이 계속 성장하도록 일할 것입니다. 이처럼 강력하고 역동적인 관계를 위해서 저는 신속한 업무 복귀를 바라고 있으며 복귀하면 더 큰 목적과 열의로 일할 것입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피습 후 정상업무에 복귀한 가운데 박 대통령과 함께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한 행사에 참석한 후 접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한국과 미국 국민들의 훌륭한 우정과 사랑에 감사드리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같이 갑시다!”
리퍼트 대사는 퇴원 후 3월 12일 미국 대사관저에서 진행된 2시간 정도의 피해자 진술을 통해, 당시 김기종의 행동에서 분명한 살해 의지를 느꼈다고 진술했으며, 김기종에 대한 처벌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우선 살인미수 및 외국사절 폭행 등의 죄목으로 이 사건을 13일 검찰에 송치했으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3월 넷째 주부터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대사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밝혔다.
   
▲ 로버트 오그번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참사관이 3월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그번 참사관은 리퍼트 대사는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무분별한 폭력행위에 대해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해외의 반응들
▶ 사건 당초에는 테러에 대해 깊은 반감을 가진 미국 측의 항의가 예상되었으나, 미국 측은 이번 사건을 테러가 아닌 개인의 소행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은 해당 사건 발생 당시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속보로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 내용에서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의 메시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CNN의 보도에서도 ‘Be a victim of terrorism(테러의 희생자가 되다)’라는 표현이 아닌 ‘Attack(습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국가나 집단이 불특정 다수를 향해 저지르는 것이 테러라고 하면, 김기종이라는 일개인이 리퍼트 대사 한 명만을 대상으로 공격한 것이기 때문에 습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일부 미국 보수 언론에서는 이 사건 발생 며칠 전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 강연회에서 “한국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지나치게 과거사 문제를 물고 늘어진다”는 의미의 발언을 한 것을 조심스럽게 재조명하면서 해당 발언이 한국 국민들의 불만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으나, 이들 역시 대사의 피습에 대해 한국 사회 전체가 책임져야 한다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뉴욕 타임스의 경우, 9일 연세대학교 존 딜러리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사회에 며칠간 불었던 사과 및 사죄의 열풍에 관해 다음과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 사람들은 이 사건에 대해 충격을 받았고, 리퍼트 대사에 대해 개인적으로 깊은 동정을 느꼈으며, 심지어 자국의 손님이 이런 잔인한 공격을 당했다는 데에 대한 죄책감마저 느낀다. 그러나 지금 한국 정부 관료와 정당들은 이 단발적인 사건을 극도로 정치화시키고 있다.”
이 기사는 또한 한국에서 외교관 생활을 한 데이빗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기종에 대한 국가보안법 적용은 “한 명의 비정상적인 사람의 폭력 행위를 대단한 것인 양 고양시켜, 그럴 가치도 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북한은 이번 피습 사건에 대해 피습 당일에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한 미국에 대한 남한 민심의 ‘징벌’이라고 논평했으며, 8일에는 남측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의 행동을 종북세력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배후조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일본의 반응이 오히려 미국보다 더욱 거셌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피습 당일 기자회견을 통해 리퍼트 대사의 피습 사건에 대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다. 강하게 비난한다. 엄정하게 수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리퍼트 대사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스가 관방장관은 또한 주한 일본 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주재 중인 일본인들에게 주의를 촉구했다고 밝혔으며, 한국 정부에 대해 대사관을 포함한 일본 관련 시설의 경비 강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범인인 김기종이 2010년 7월 7일 당시 주한 일본 대사 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에게 콘크리트 덩어리 두 개를 투척한 전적이 있기에 나타난 반응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영국 등 타국의 경우, 해당 사건에 대해 뉴스 속보로 내보내기는 했으나, 이에 대해 정부 차원의 논평을 내지 않은 것에 비교하면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경우 일본의 자위권 인정 헌법 개정이나 과거사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리퍼트 대사는 3월 19일 업무에 복귀했다.
 
 
리퍼트 대사 모자, 언론과의 일문일답
 
   
▲ 피습을 당해 입원 치료를 받았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3월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퇴원을 하고 있다.
리퍼트 대사 퇴원시 기자 회견
Q. 업무 복귀 시기는 언제인가?
A. 굉장히 모든 요소를 고려한다고 해도 정말 좋은 상태에 있다. 사건 자체는 무서웠지만 걷고 이야기하고 아기도 안고 아내와 포옹도 한다. 굉장히 기분 좋고, 물론 팔은 재활이 필요하지만 꽤 좋다. 가능한 한 빨리 복귀하고 싶다. 스케줄이 가벼운 상태로 돌아가겠지만 이렇게 중요한 관계와 그와 따른 업무에 돌아가길 희망하고 있다.
 
Q. 앞으로 24시간 경호 받을 예정인지?
A. 통상적으로 경호, 전술 기술 절차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국무부 워싱턴 관계자가 이야기했듯 경호 전반에 대해 자세히 살피는 중이다. 앞으로 경호 등에 대한 보완 문제는 전문가에게 맡길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말하자면 서울과 한국은 돌아 다닐 때 굉장히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다. 양국간 장기간, 생산적인 사법집행당국의 협력이 있었다.
 
Q. 사건 당시 기억은?
A. 조사 중이다. 거기에 대해선 코멘트 못한다. 저 역시 절차를 거쳐 법을 담당하는 관리로, 전문가와 이야기할 예정이다. 그 부분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다.
 
리퍼트 대사 모친 수전 리퍼트 여사 일문일답
Q. 리퍼트 대사의 피습 소식을 듣고 많이 놀라지 않았나. 80바늘을 꿰맸다고 한다
A. 충격이었다. 하지만 아들은 괜찮아질 거다. 통화했는데 다시 일하러 가기를 고대하고 있다.
 
Q. 많은 한국인은 이번 사건이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A. 이런 일이 생기려면 어디서든 생길 수 있다. 그 사람(리퍼트 대사 공격 용의자)이 나쁜 일을 했지만 우리 아들은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인을 사랑하고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마크가 손자의 중간 이름을 세준이라고 하지 않았나. 우리 모두 세준이라고 부른다. 아들은 자기에게 벌어진 일이 한국인 모두가 나빠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Q. 한국은 평소 안전한 나라로 여겨져 왔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
A. 아들이 정치적인 일을 하고 있고 (정치에선) 이런 일이 생긴다. 우리 부부도 한국인이 나빠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여기지 않는다. 사실 이웃 중에 한국에서 온 분들이 있는데 참 좋은 분들이다.
 
Q. 지난밤에 잠을 제대로 잤는가
A. 아들 걱정을 많이 했는지를 묻는 거라면 제대로 못 잤다. 하지만 아들과 통화했는데 목소리가 괜찮았다.
 
Q. 리퍼트 대사가 회복된 뒤 서울을 떠날 가능성이 있을까.
A. 그건 아들이 알아서 하겠지만 이번 일로 서울을 떠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Q. 리퍼트 대사는 어떤 분인가
A. “정말 착한 아들(good boy)이다. 자기 일을 좋아하고 서울에 있는 걸 즐긴다. 일도 열심히 한다. 그리고 (피습을 받았기 때문에) 그게 (한국에 대한) 미국 전체의 여론을 바꾸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아들을 공격한 이는 전체 한국인 중) 단지 한 명이다. 사람들이 (용의자를) 막아 세워 다행이다. 더 심하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
(출처= 중앙일보 뉴욕 3월 7일자)

정재영 기자  jyjung37@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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