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법원·검찰
간통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다처벌 없어도 스스로 가정 지키는 성숙한 결혼생활
황인환 편집위원장 | 승인 2015.05.04 16:01|(181호)
   
▲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2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착석하고 있다.헌법재판소는 이날 재판관 9명 가운데 7명이 위헌 의견을 밝혀 형법 제241조 간통죄 처벌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에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간통죄 위헌 판결
2015년 2월 26일 헌법재판소는 다섯 번째 결정 만에 헌법재판관 9명중 7명의 지지를 얻어 간통죄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재판관들은 “간통죄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박한철·이진성·김창종·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은 “혼인과 가정 유지는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지에 맡겨야 하며, 형벌을 통해 강제될 수는 없다”고 다수의견으로 위헌 의견을 냈고, 김이수 재판관은 “개인 사생활에 속하며 사회적 해악이 크지 않을 경우 국가권력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했으며, 강일원 대법관은 “간통 행위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은 국가 형벌권의 과잉행사다”라고 위헌 의견을 냈다.
반면 이정미 대법관은 “간통은 가족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영력에 포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으며, 안창호 대법관은 “간통죄 법정형 상한이 징역 2년으로 높지 않고, 선고유예도 가능해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이라 할 수 없다”고 간통죄가 합헌이라고 의견을 냈다.
우리나라에서 간통죄는 1953년 10월 이전까지는 유부녀에게만 적용되어 왔다. 그러다가 남녀 평등권에 위배된다고 하여 1954년 유부남, 유부녀 모두 처벌받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그 뒤 헌법재판소는 간통죄에 대해서 1990년, 1993년, 2001년, 2008년 네 차례에 걸쳐 합헌 결정을 내렸다. 2008년에는 헌법재판관 5명이 위헌 결정을 냈으나 결정 정족수 6명을 채우지 못해 겨우 합헌 결정을 내렸었다. 그리고 이번 2015년 2월, 국가가 법률로 간통을 처벌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간통죄 처벌 규정은 제정된 지 62년 만에 폐지되었다.
 
   
▲ 역대 헌법재판소의 간통죄 판단.
간통(姦通)이란 무엇인가?
간통의 역사는 인류의 생존 역사만큼이나 오래다. 간통은 남성의 성적 호기심이나 욕심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성적 심리의 방황이라고 보는 견해가 옳을 수 있다. 결혼이 사랑 그 자체만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배우자 이외의 다른 상대방에게 이끌림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그 결혼은 파탄 난 것이나 다름없다.
새롭게 사랑하는 상대방이 생겼다는 것은 결혼의 기초를 송두리째 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혼은 본질적으로 사랑으로 출발하지만(물론 아닌 경우도 존재한다), 거기에 많은 요인들이 덧붙여져 하나의 공동체적 삶의 형태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간통으로 인해 하나의 결혼이 끝나고 곧 다른 결혼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간통이 죄로 남았던 것이다.
간통이란,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배우자가 아닌 이성과 성관계, 즉 “남성의 생식기가 여성의 생식기 속으로 삽입되는 것(살을 섞는 것)”이 간통이다.
다시 말해서 ‘삽입’이 되어야만 간통죄는 성립되며, 두 사람이 다 옷을 벗고 있었다 하더라도 삽입이 없었다는 것이 증명이 되면 법리상으로 미수에 불과하여 무죄가 되었다.
만약 피고인이 잡아떼면 입증할 방법이 복잡해진다.
간통죄는 친고죄(親告罪)로서 배우자의 고소가 있어야 했다. 고소는 혼인이 해소되거나 이혼소송을 제기한 후가 아니면 할 수 없었으며, 만일 고소를 제기한 후 다시 혼인이나 이혼소송을 취하하면 고소는 취소된 것으로 간주했다(형사소송법 제229조).
한국에서는 근대법이 도입된 일제 강점기의 형법에서 아내가 간통을 행한 경우 남편의 고소로 아내와 그 상대 남성이 처벌되었으나, 남편이 간통을 한 경우 그 상대방이 유부녀가 아닌 경우는 처벌되지 않았다(단벌죄). 그러나 현행 형법은 남녀평등 헌법으로 남녀 쌍방을 처벌하는 쌍벌죄를 적용하였다.
형법 제241조의 간통죄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간통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벌받고, 그와 간통을 저지른 제3자도 같은 처벌을 받았다.
 
간통죄의 역사
간통죄의 기원은 아내의 외도를 막는 가부장제에 연유한다.
간통은 반드시 상대방이 있다. 그러나 나라마다 간통죄법은 다르다. 예를 들면 중국, 스위스 등은 한국과 같이 쌍벌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독일은 쌍방불벌주의로 전환했으며, 프랑스, 이탈리아는 아내의 간통은 처벌하고, 남편의 간통은 첩을 둔 경우에만 처벌하는 불평등 처벌에서 영국, 미국, 러시아 등과 같이 쌍방 불벌주의로 전환했다.
간통죄 처벌 법규를 폐지한 국가도 많다.
덴마크 : 1930년 폐지
스위덴 : 1937년 폐지
일본 : 1947년 폐지
독일(옛 서독) : 1969년 조항 삭제
프랑스 : 1971년 규정 삭제, 1975년 조항 폐지
노르웨이 : 1972년 폐지
스위스 : 1989년 폐지
오스트리아 : 1996년 폐지
아르헨티나 : 1996년 폐지
우간다 : 2007년 위헌결정
대한민국 : 2015년 폐지
중국 : 규정 있으나 간통 처벌 않음
미국 : 20여 개 주 간통죄 존립, 처벌은 없음
이상에서 보았듯이 전 세계적으로 간통죄는 점차 폐지되는 추세이다.
한국의 현행 간통죄는 1953년 10월 형법이 제정되면서 만들어졌다. 당시에도 간통죄는 재석의원 112명 중 57명이 찬성해, 단 1명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간통죄가 제정되었다. 논란이 많았었다. 1953년 이전에는 일본 헌법을 준용해 간통한 여성만 처벌하고 있었다.
 
   
▲ 지난 2008년 11월 26일 열렸던 공판에서 검찰은 간통 혐의로 옥소리에게 1년 6월의 징역형, 내연남 정모(38) 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왼쪽으로부터 박철, 옥소리, 내연남 정모 씨.
기억에 남는 간통 사건들
우리의 뇌리에는 아직도 당시에 사회를 아직도 굵직한 간통 사건들이 남아있다.
1962년 10월 22일 당시 최고의 인기배우 최무룡(당시 34세)의 부인이자 배우인 강효실(31세)이 김지미(24세)를 간통혐의로 고소해 최무룡과 김지미가 일주일 동안 유치장에서 살아야 했다. 김지미는 당시 거액의 위자료를 강효실에게 물어줬고 최무룡과 결혼해 1969년까지 7년을 살았다.
1970년대 톱 탤런트 정윤희는 중앙건설 조규명 회장과 만나다 조 회장 부인에게 간통죄로 고소당해 구속되었다. 이후 무죄판결을 받았고, 1984년 조회장과 결혼했다.
2000년에는 탤런트 강남길이 부인을 간통죄로 고소했고, 2002년에는 MBC인기드라마 허준에서 청순한 아가씨 예진 역을 맡았던 황수정이 간통죄로 기소되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2007년에는 탤런트 박철이 부인 옥소리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내고 간통죄로 고소했다. 옥소리는 담당 재판부에 간통죄 위헌심판을 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mbc전 앵커인 김주하 씨가 남편 강모 씨를 간통죄로 고소한 바 있다.
 
   
▲ 3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간통죄 폐지 문제점과 대안’토론회에서 김영훈(왼쪽) 한국교회법연구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간통죄 폐지 이후 찬반 여론
간통죄는 이미 폐지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는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간통죄 폐지 찬반 논란은 남녀 성별로 차이가 크다. 남성은 폐지 쪽에 66.3%가 찬성을 보인 반면, 여성은 간통죄 유지 쪽에 62.3%의 지지를 보였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여성이 간통죄 유지를 바라는 이유는 일부일처제를 보호하기 힘들다는 이유가 절대적이었다. 그리고 간통죄를 없애려면 거액의 위자료, 재산분할 등의 장치를 마련할 수 있도록 법 조정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국가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위해 혼인보호 의무를 포기해도 되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이제 간통죄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국가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해 준 만큼 각자 개인들도 더욱 큰 의무감으로 가정과 행복을 지키는 일이다. 부부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으로 천륜(天倫)이라고 한다. 인간의 의지로 흔들어서는 안 된다. 가정은 모든 사회 활동의 기본 단위인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란 경륜이 여기서 나왔고,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교훈이 역시 여기서 출발한 것이다. 간통죄가 있건 없건 무슨 상관이겠는가.

황인환 편집위원장  mjknews@mjknews.com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발행인 인사말회사소개정경시론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01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1 한서리버파크 1502~3호  |  대표전화 : 02)782-2121  |  팩스 : 02)782-9898
사업자등록번호: 107-06-75667  |  제호 : 데일리정경뉴스  |  등록일자 2005년 5월  |  등록번호 : 서울아00449
발행일 : 2000년 4월  |  대표이사: 최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
Copyright © 2019 정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