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미국과 일본의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에서 새 미·일방위협력지침이 합의됐다. 미국과 일본이 18년 만에 합의한 내용은 두 나라의 군사 협력을 지역에서 범세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으로 미·일동맹 행동반경의 '세계화'와 대 중국 억지력 강화를 꾀했다.

 

기존의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평시 ▲일본이 위험해질 수 있을 것 같은 '주변 사태' ▲일본이 전쟁상태에 들어가는 '일본 유사' 등 3개 분야에 걸친 미군과 자위대의 협력을 약속하되 일본이 미군과 연합작전을 펼칠 수 있는 지역을 일본 주변으로 제한했지만 새 지침은 이런 제약을 없애 일본 자위대의 행동반경을 ‘전 세계’로 넓혔다.

 

따라서 미·일 나라는 각자의 헌법 절차에 따라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공동 이해에 부합하는 지역에서 연합작전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새 가이드라인에 '평시부터 유사시까지 빈틈없는 협력'을 포함함으로써 기존 협력지침이 다루지 않은 '회색지대' 사태에서 미·일 간 협력이 가능하게 한 것은 중국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미·일 두 나라는 남중국해에 대한 국제법 적용,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일본의 영토임을 거듭 확인했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한국과의 3국 정보 공유 체결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아베 내각이 작년 결정한 집단 자위권(동맹국 등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하는 권리) 행사 용인 방침도 새 가이드라인에 반영됐다. 더불어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의 협력도 새로운 미·일동맹의 협력 분야로서 거론됐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새 방위협력지침을 “역사적” 이라고 표현하며 미·일 동맹은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주춧돌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미·일동맹 강화를 통한 보통국가화 행보의 목표는 중국에 맞선 억지력 강화이지만 궁극적 목표는 독자적 군사강국화를 위한 '실력 배양'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따라서 이번 미·일방위협력지침 개정을 통한 미·일동맹 강화는 한국 안보에 '양날의 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