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완종 리스트’ 수사 착수


▲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본격 수사에 돌입하는 4월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김진태 검찰총장이 출근 하고 있다.

검찰이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에 관해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여 대응하기로 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실린 자금에 관해 집중 규명할 예정이며, 검찰이 기존 수사를 통해 찾아낸 ‘32억’에 해당 자금이 포함되는지 여부 및 그 외 확인하지 못한 금품 제공처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성역 없는 수사”에 대하여 청와대는 “검찰수사에서 비리가 드러나면 측근이든 누구든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재차 강조함으로써, 이번 사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게 된 문무일 대전지검장이 4월 13일 오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 하고 있다.

김진태 검찰총장이 임명한 이번 특별 수사팀의 수장은 문무일 대전지검장이다. 그는 서울서부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땅콩 회항’으로 더 잘 알려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항공기 회항 사건 수사를 총지휘했다. 또한 올해 초까지 대검찰청 대변인을 지낸 구본선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이 차장검사 역할을 맡게 되었다. 실제 수사에 있어서도 한국수력원자력 원전부품 납품비리 사건을 수사한 김석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이 담당할 예정이다. 역할에 따른 능력과 지역 안배를 적절히 고려한 특별 수사팀이라는 평가다.


▲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 상의에서 4월 11일 정계 인사들의 이름이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 메모에는 허태열 7억, 홍문종, 2억, 유정복 3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김기춘 10만불, 이병기, 이완구. 라고 적혀 있으며 오른쪽 하단에는 2006.9.26日 독일 벨기에 조선일보라는 문구도 함께 적혀 있다.

문무일 특별수사팀장은 2012년 대선자금에 대해서도 “수사 대상과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좌고우면 없이 수사 논리에 따라 수사하겠다.”라고 밝혔으며, 당시 한나라당 경선 자금에 대해서도 “메모지 리스트에 없다고 해서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하기 어렵다.”고 밝힘으로써 이번 사건 수사가 불법 선거자금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또한 성 전 회장의 옷에서 나온 ‘성완종 리스트’가 “상당히 신빙성 있다는 것으로 들었다.”라고 말함으로써 자필일 가능성을 높였다.

이미 검찰 조사를 통해 2007년부터 경남기업 계좌에서 370여 차례에 분할하여 32억 원이 빠져나갔음이 확인된 상태다. 특별 수사팀은 우선 이 32억 원의 용도에 관해 파악하는 데 주력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남기업 회계 담당자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경향신문과 성 전 회장의 전화 인터뷰 녹취 파일은 경향신문 측의 협력을 통해 제공받는다.

한편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한 김기춘, 허태열 전 비서실장이 신속하게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그만큼 이번 사건에 대해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과거 비리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단호한 태도를 취해왔으며, 청와대 관계자들을 통해 “메모에 드러났건, 드러나지 않았건 문제가 드러나면 검찰 수사에 성역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영 기자 jyjung37@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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