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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제 3의 길을 시도하는가?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진영을 넘은 화해의 정치’ 연설
정재영 기자 | 승인 2015.04.09 11:03|(0호)

   
▲ 4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여당은 곤혹하고, 야당은 긴장했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이 끝난 후의 분위기를 한 문장으로 말하면 이와 같았다. 유 원내대표는 우선 세월호 희생자들 중 아직도 실종되어 있는 아홉 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정부에 인양을 촉구했다. 더불어 세월호만이 아니라 우리 현대사의 흐름 속에 상처를 받고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또한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써 처음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양극화와 그 해소에 대한 통찰을 지니고 있었다고 칭찬하며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공약을 지키기란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중 부담 - 중 복지의 복지 국가적 정책으로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보육 공약에 대해서도 "정책 재설계가 절실하다"고 했다. 이를 위한 재원으로 새누리당이 그동안 반대해 온 법인세의 인상과 부자 증세를 들었다. “공정한 고통 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유 원내대표의 연설 내용이다. 사실 이는 미리 예고된 내용이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는 취임 이전부터 민생과 관련된 정책은 왼쪽으로, 안보와 국방에 관해서는 오른쪽으로라는 입장을 표명해 왔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 전면 긍정한 것 또한 유 대표의 평소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들의 의견을 표명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말하며,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 큰 합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의 본능은 득표이지만, 인기 없는 정책이라고 해도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유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론이다.

   
▲ 4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유승민(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김무성(가운데) 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과 악수를 하며 나서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당 대표는 연설이 끝난 뒤 신선하게 잘 들었으나 당의 방침으로 보긴 어렵다.”라고 선을 명확히 함으로써 유 원내대표의 3의 길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청와대는 뒤늦게 자신의 정치철학과 개인의 소신을 담아 그동안 해 온 이야기를 재차 언급한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공식 논평을 내지 않음으로써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당과 청와대 모두 곤혹해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포함한 야당은 유 원내대표의 연설을 환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원내 대변인은 8일 연설 직후 오늘 새누리당의 놀라운 변화와 유승민 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찬사를 보낸다. 드디어 보수가 꿈을 꾸기 시작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여당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야당이 이와 같은 환영의 공식 논평을 내는 경우는 이제껏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하지만 4 29 재보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새누리당이 기존 야당의 정책 차별성 분야에까지 진출하려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우려의 시선과 긴장도 야당 전반에 퍼져 있다.

   
▲ 서울대 조국(50)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유승민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진보 논객으로 유명한 서울대 조국 교수(50) 역시 유승민 원내대표의 이번 연설에 대해 칭찬했다. “선거용으로 써먹고 승리하면 폐기하는 언사(言辭)이지 않기를 바란다.”는 충고도 뒤따랐다. 또한 범 진보진영이 통합해야 한다는 의사 역시 표명했다.

정재영 기자  jyjung37@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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