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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설 민심, 여야는 해결책을 고민 중여당은 ‘경제 살리기’, 야당은 ‘경제정당론’
정재영 기자 | 승인 2015.03.06 17:48|(180호)

   
▲ 설 연휴가 끝난 월요일 아침인 지난 2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설 민심이 싸늘하다. 시장이나 유통업계, 여행업계가 기대했던 설 연휴 특수도 물거품이 되었다. 그나마 백화점의 상황은 좀 나았다. 같은 기간 춘절 연휴를 맞은 중국인 관광객들, 이른바 ‘요우커’들이 대량구매를 함으로써 부진을 면할 수 있었다.
민심은 ‘경제가 어렵다’라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설 연휴 기간 민심의 추이를 지켜본 여당과 야당은 이런 민심에 대해 공통적으로 ‘경제활성화’의 담당자임을 자임했다. 그러나 여야는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당은 ‘여야 합의를 통한 2월 국회에서의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현재 국회에 계류되고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 중 통과해서는 안 될 악법들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가 현명한 진짜 경제 살리기 법안을 내놓지 않는 한, 동의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는 새누리당

새누리당은 ‘정책 여당’으로서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김무성 대표는 2월 23일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설 민심의 풍향계는 역시 ‘경제 살리기’를 가리켰다. 여기저기에서 설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면서 특히 정치권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컸다. 침체된 경기를 살리고 팍팍해진 서민 살림살이가 나아지게 해 달라는 설 민심에 부합하고자 우리 새누리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최고위원 회의에서 “30개의 경제활성화 법안 중 19개는 이미 처리됐고, 11개가 남아있다. 야당이 반대하는 부분은 수정이나 보완을 해서라도 처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 달라.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에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연휴가 끝난 2월 23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원 의장은 설 연휴 동안의 지역구 주민들과의 만남을 언급하면서 “가장 큰 말씀들은 경제를 살리라는 말씀이었다. 새누리당은 국회의 계류중인 경제활성화 법안을 하루 빨리 여야가 힘을 모아 통과시킬 때 경제활성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은 23일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설 민심에 대한 발언을 했다. 우선 2월 15일에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이 조사에서 현재 불황이라고 여기는 국민들이 93.9%에 이르며, 가계소득이 작년보다 늘지 않을 것이거나 혹은 그 이하일 것이라 생각하는 이가 85%에 달하기 때문에 체감 경기가 매우 낮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으로, 국민의 복지를 위해서 증세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세금을 올리더라도 복지 혜택이 후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민심이라고 밝혔다.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이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은 데 비해 다소 이색적인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정당론’을 내세우는 새정치민주연합

새정치민주연합도 설 민심과 관련된 주제로 새누리당과 같은 날 최고위원 회의를 개최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는 “설 연휴 국민들은 한결같이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복지는 물론, 경제에도 유능한 정당이 되는 것이 우리 당이 가야 할 길이다”라고 강조했으며, 당 정책위원회에 “정책 실패와 무능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유능한 경제 정당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표는 취임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책정당으로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최고위원 회의에서 “국민이 경제에서 희망을 찾도록 당력을 집중하겠다. 우리 당이 제안한 소득 주도의 경제성장으로 정부의 정책방향을 바꾸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우 대표는 또한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을 통해, “설 민심이 꽃샘추위보다 춥다”고도 밝혔다.
비교적 강경한 어투를 회피한 최고위원 회의와는 달리, 2월 23일 KBS 라디오에 출연한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정책위원회 의장은 설 민심에 대해 새누리당 및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강 의장은 “가계는 더 어려워지고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불신은 더 높아졌다. 현재 통과가 안 된 11개 법 중 5개는 상임위원회에서 의논 중인데, 나머지 5개가 문제다. 의료영리화, 카지노 활성화, 민간 재벌보험회사의 특혜법 등은 경제 살리기와 상관이 없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법안들이 경제 살리기 법이라고 해도 이건 비정상적인 경제 살리기 법이므로 야당에서 동의하면 동네 상권이 많이 죽을 것이다. 정부가 현명하게 진짜 경제 살리기 법을 내놓으면 언제든지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에도 야당에도 싸늘한 민심

설 연휴와 그 이전을 통틀어 가장 특기할 점은, 민심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여야 양측의 지지율이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 설 전후의 정견 발표나 정부 인사 변화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양비론적 시각으로 여야를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나 정부가 잘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야당이 특별히 잘 하고 있다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국민들의 시선이다.
특히 야당에 대해서는 ‘정책정당’이라는 슬로건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향후의 추이를 지켜본다는 신중론적 입장이 많은 상황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에 대한 시선도 차갑다. 지난 대선에서 낙선했고 한번 야인으로 돌아온 문 대표가 다시 당권은 잡았지만,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지지율이 30%대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이는 군소 야당이 해산함에 따라 그 지지자들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이전되었을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당에 대해서 국민들은 인사 문제를 설 이후 가장 먼저 거론하고 있다. 개각이 국민들의 요구보다 소폭이라는 점이 우선 지적되고 있다. 또한 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난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가 리더십 있게 향후의 정국을 주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엿보인다. 또한 여당에 대한 지지율은 소폭이나마 올랐지만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낮아져 당청관계가 향후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불황 속에 빠져 있다. 설 민심이 싸늘한 것은 국민들이 불황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를 실감한 각 지자체와 지자체 의회들은, 여야에 관계없이 민생을 위해 시책을 내놓고 있다. 국민들이 여야에 요구하는 것은, 국회에서도 가능한 한 빠른 민생 법안의 통과와 그에 따른 실천적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정재영 기자  jyjung37@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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