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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막판 고심끝에 이병기 정보수장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국민과의 소통, 남북관계, 한일관계에 밝은 전문가 발탁
황인환 편집위원장 | 승인 2015.03.05 13:24|(180호)

 

   
▲ 이병기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국정원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이번 인사는 현직 국정원장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발탁하는 경우가 드문 경우여서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인사였다. 국정원장이 비서실장이 된 경우로는 세 번째에 해당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이후락·김계원 전 실장이 중앙정보부장(현 국정원) 출신이었다. 이후락은 주일대사, 중앙정보부장,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내 이병기 실장과 똑같은 경우다.
이번 인사에 대해서 청와대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발탁했다’고 자평했고, 여당인 새누리당은 ‘무난한 인사’라고 호평하면서도 ‘흠이라면 국정원장으로 간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을…’이라고 아쉬움도 들어냈다. 반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국민을 숨 막히게 하는 회전문 인사’, ‘신유신정권 시대 선포’라고 비판했다. 그가 국정원 수장 출신이라는 점을 다분히 의식한 논평이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번 인사를 통해 박근혜 정부 3년차를 맞이해 국정운영 체계도의 퍼즐을 완성했다고 만족해 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우선 이병기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정치권과의 소통을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호흡을 맞춰 남북관계는 물론 자신의 주일대사 경력을 살려 한일관계의 돌파구 마련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신문들도 이 비서실장의 등용으로 한일관계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에 부풀어 있다.
경제활성화 분야에서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투톱이 전담하여 손발을 맞추면 무난할 것이고, 현정택 대통령정책조정수석은 사실상 정책실장을 맡아 큰 틀에서 정책 조율에 나설 수 있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공직사회 부패 척결과 같은 국가혁신 분야를 담당하면 우선 국정운영의 틀이 완성된다. 이들이 힘을 모아 소통하면 3년차 국정 목표인 경제 살리기와 국민소통은 원활할 것으로 점쳐진다.
언론에서는 이전에 김기춘이 원톱이었다면, 현 정부는 집권 3년차를 맞아 이병기 비서실장과 이완구 총리, 최경환 경제부총리, 현정택 정책조정 수석, 황우려 사회문화부총리가 동시에 뛰는 토털 사커로 국정운영 전술이 바뀐다고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병기 실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그리고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 함께 박근혜 후보를 조력했던 원조 친박이라는 점에서 정치권과의 소통도 원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면 박근혜 정권 3년차 청와대와 정부의 시스템은 수준급 이상이라고 평할 수 있다.

이병기 비서실장, 그는 누구인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2년 만에 주일대사, 국정원장을 거쳐 청와대 비서실장을 역임하게 되었다. 이것은 대통령의 신뢰가 깊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이번 비서실장을 낙점할 때 박근혜 대통령이 끝까지 고심한 끝에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뽑았다는 소문이 있다.
이병기 비서실장의 나이는 1947년 6월 12일 서울생으로 한국 나이 68세이다. 그의 학력은 경복 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했고, 친박계의 원로그룹 중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 중의 한 명이다.
그는 1974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관계에 입문한 데 이어 국정원 특보, 장관 비서실장, 대통령 의전수석비서관, 외교부 본부대사를 지냈으며, 현 정부 주일대사와 국정원장을 역임했던 만큼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 남북관계와 한일관계 등의 외교 안보 사항에 좋은 조언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노태우 정부 때 대통령의전수석비서관으로 실질적인 비서실장 역할을 했으며,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으로 북한 황장엽 망명에 관여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공직생활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으며, 평소 언행이나 처신이 매우 신중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 대선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무적 조언을 해 온 친박계의 원로이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천막당사 아이디어를 냈던 사람이다. 그는 2012년 대선 때 충청권 승리를 위해 선진통일당과의 합당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하였다.
이병기 아내는 심재령 씨이며 이병기 아들은 과거 청문회 때 김광진 의원의 군특기 변경의혹 주장을 받아 화제가 된 적이 있지만 이병기 아들의 군복무에 대한 것은 전혀 문제가 없는 결론이 나왔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인연은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대통령은 야인시대였다. 이 실장은 대통령의전비서관으로 실질적인 비서실장 역할을 할 때였으므로 노태우 대통령이 그를 불러 면담할 때 안내한 것이 첫 인연이었다고 한다. 이 실장이 박근혜 대표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 것도 박 대표의 직접 전화콜을 받고 결정했다고 한다.
이번 비서실장직 제안도 박 대통령의 직접적인 전화통화 때문이었다. 이 실장은 수차례에 걸쳐 고심하고 사양했으나, 결국 대통령을 따라 나서기로 마음을 굳혔다. 발표 전날이었고 청와대는 그때까지 입을 다물어주었다.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청와대 발표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서실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지대하고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서 저의 부족함 때문에 많은 고민의 과정을 거쳤다. 대통령과 국민이 지금 저에게 기대하는 주요 덕목이 소통이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더욱 낮은 자세로 대통령과 국민 간 소통의 가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산적한 과제들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은 2월 28일 내정자 신분으로 청와대에 출석해,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공개적으로 주재하여 업무보고를 받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수석비서관 회의 참석자들은 수석비서관 회의를 공개한 것도 파격이지만 부서별 업무보고를 격의 없이 자유롭게 진행한 것도 드문 경우였다고 한다. 이렇듯 주위에서는 이 신임 비서실장이 ‘소통의 달인’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는 3월 1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에게 부과된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현 정부의 지지도가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 쇄신카드로 꺼내 든 이완구 총리 카드가 청문회로 인해 퇴색되어 버리게 되어 그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
뿐만 아니라 국정의 무게중심이 여당으로 급속히 이동하는 마당에 당·정·청 회의에서 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국무총리와의 원활한 소통도 필요하다. 또 야당과의 소통도 필요하다. 이달 중순에 마련된 박 대통령과 여야 영수들과의 대화는 이 실장의 첫 작품이 될 전망이다. 밖으로 눈을 돌리면 분단 70년의 벽을 넘어야 하고, 한일관계 50년의 막힌 소통도 숨통을 틔어주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의 역량에 달려 있다.
이어서 청와대는 사의를 표명한 윤두현 홍보수석 자리에 김성우 수석대변인(SBS 출신)을 발탁하고, 정무특보로 주호영(3선, 대구 수성을), 윤상현(재선, 경북 군위·의성·청송), 윤상현(재선, 인천 남동)을 임명하고 홍보특보로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이번 인사에 걱정스러운 점이 있다면 공석이 된 국정원장을 누구나 싫어하는 청문회를 통해 또 뽑아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이병기 비서실장의 발탁으로 공석이 된 국정원장 후임에는 이병호(75) 전 안기부 2차장이 내정되었다. 
 

황인환 편집위원장  weis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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