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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제대로 알고 다니세요?’“현명한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은 환자의 선택이자 권리다.”
정재영 기자 | 승인 2015.02.10 18:55|(179호)

비싼 검진이 좋은 것이 아니다

 검진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질병을 일찍 발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그러나 고치기 힘든 암인 췌장암에 걸려도 100명 중 6명은 5년 이상 생존한다. 검진을 성실히 했는가, 하지 않았는가에 따른 차이다. 증세가 나타난 후 검사하여 췌장에 종양이 있다는 판정이 나오면 거의 대부분 사망하게 되지만 미리 알면 살 수 있다는 것이 홍 박사의 설명이다.

검진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비싼 검진이 무조건 좋다는 중대한 오해를 하고 있다. 비싼 검진은 병원에 진료 수익을 가져온다. 건강검진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아 병원이나 의사가 자유롭게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유명 대학병원의 종합검진은 보통 100만원~200만 원 이상이다.

제대로 된 검진을 받고 싶다면, 2년마다 국가에서 하는 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리고 4~5년에 한 번 정도 제대로 된 전문가에게 검진을 받아야 한다. 조금 번거롭지만, 부위 별로 전문가에게 검진 받는 편이 좋다. 위는 위대로, 대장은 대장대로, 간은 간대로. 이렇게 하면 우수한 검진을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 혹은 가족에게 맞게 받을 수 있게 된다.

 위험을 동반한 고액 검진

 병원 진료수익의 면으로 보지 않더라도 고액 검진에는 문제가 있다. 부위별로 진단하는 CT나 전신을 진단하는 PET라는 첨단 검사가 고액 검진에는 반드시 포함된다. 개복이나 부위별 절개를 하지 않고서도 진단할 수 있게 된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두 검사는 모두 흉부 X-Lay 검사를 한 번에 200장을 찍는 것과 같은 다량의 방사선에 몸이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가진다. 이는 자연 상태에서 허용되는 총 방사선량의 평균 13배 정도 되는 양에 해당한다.

물론 의사들의 의견은 그만큼 암을 잘 찾아내므로 실보다 득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혜걸 박사의 의견은 다르다. 우리나라처럼 검사, 검진 목적으로 PETCT를 남발하는 국가가 선진국 중에서는 없다고 설명한다. 그 근거로서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지에서 발표한 CT 촬영 1회 당 암의 발생률이 0.1%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든다.

여러분을 겁먹게 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위트 있게 홍 박사는 PETCT에 대한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마쳤다. 또한 증세가 나타났을 경우나, 실제 수술 후의 예후에 대해서는 PETCT 등의 장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보충 설명도 잊지 않았다.

검진의 기본, 내시경과 초음파

PETCT와 같은 위험성을 동반한 검사 대신, 평상시에 받는 검사로 홍혜걸 박사는 내시경과 초음파를 추천한다. 위와 대장의 경우 내시경을, 그 외의 부위에 관해서는 초음파를 사용하라는 권유다. 흔히 알려져 있는 검사인 조영술을 홍혜걸 박사가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다.

1. 조영술도 방사선을 사용한다.

2. 내시경은 검사 중 의심부위에 대해서는 그 즉시 조직검사용 표본을 채취할 수 있다. 그러나 조영술은 채취할 수 없으며, 결국 조직검사를 위해 내시경을 재시도하는 이중 검사의 우려가 있다.

3. 내시경은 의사가 직접 카메라를 통해 관찰하는 것이므로 정확하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검사는 초음파와 내시경이다.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러나 한 가지 흠이 있는데, 이 두 검사가 가장 기계 비 의존적인 검사라는 점이다.

암은 열 중 아홉은 불룩한 혹과 같은 형태를 띠기 때문에 식별이 쉽다. 그러나 평평하게 확장되는 소수의 경우가 문제가 된다. 경험이 부족한 의사들은 이를 놓칠 수 있다. 그들의 실력을 폄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나, 반드시 내시경과 초음파 검사를 받을 때는 전문가의 동석을 확인하라는 것이 홍 박사의 논지다.

대학병원과 최신에 숨겨진 함정

병에 걸렸을 때,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들에 가는 것이 옳은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홍 박사의 주장이다. 유명 병원은 분명 의사나 시설 면에 있어 우수하나, 치료를 받기 위해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길다. 이것은 치료받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위험한 암 등의 병에 대해서는 환자의 사활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유명 병원은 지방 병원에 비해 입원비 및 실제 치료비에 있어 고가라는 문제도 가지고 있다.

대학병원의 경우, 대학교수 특유의 지나치게 공격적인최신치료 권유도 문제다. 로봇수술의 경우 동종 효과의 개복수술에 비해 몇 십 배 이상 비싸다. 표적항암제나 첨단 항암제는 1년 약값이 1억을 넘는다. 문제는 그 효과가 다른 기존 수술이나 치료법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지는 못한다는, 그리고 환자나 보호자에게 고통과 부담을 지나치게 준다는 것이다. 홍혜걸 박사는 만일 자신의 경우라면, 이런 치료를 거부하겠다고 말한다. 조금의 생존율을 기대하며 수많은 수술을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고통만을 줄이며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것이다. 환자는 이런 최신 치료에 대해 거부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야 하나, 대학병원에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런 선택의 권리가 박탈될 수 있다.

의사와 환자의 신뢰관계 문제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에는 문제가 있다. 의사와 환자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갑상선암이다. 수년 전 까지만 해도 수십 년간 위암이 부동의 발생률 1위였으나, 10년 전에 비해 갑상선암의 환자 수가 9배 늘어나면서 위암을 누르고 1등이 되었다. 심지어 원전 사고와 방사능 유출 사고가 일어난 일본 여성에 비해 우리나라 여성의 갑상선암 발견율이 16배에 달한다. 전염병도 아닌 암이 이렇게 발생률이 상승한 배경에도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 부족이 숨어있다.

아일랜드의 실험결과 노환으로 사망한 70~80대의 시신 10구 중 3구에서 갑상선암을 발견했습니다.” 홍 박사는 갑상선암이 생명에 큰 위협을 끼치지 못한다는 증거로써 이 조사에 대해 언급했다. 온순한 암, 얌전한 암인 갑상선암은 수명보다도 그들의 목숨을 위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99%이며, 종양의 크기가 1~2cm 이상일 때만 수술하도록 의학교과서에도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갑상선암에 대해 쉽게 진단 내리는 이유를 홍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실 의사들이 갑상선암에 대해 과잉 반응을 하는 데는 분명 이익 취득 목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에 대한 불신도 일정 부분 있습니다. 갑상선암에 대해 교과서적 진료를 하는 의사는 당장 수술하지 않아도 생명에 문제될 일은 크게 없다. 그러니 1~2년에 한 번 정도 경과를 관찰하여 수술 여부를 결정하자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교과서적인 진료를 한 의사에 대해 다른 과잉진료를 받고 온 환자는 자신에게 암세포가 있다는 이유로 소송을 걸게 되며, 많은 의사들이 이를 꺼려서 과잉진료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믿고 찾아갈 수 있는 한 명의 의사가 당신의 전문가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제대로 된 전문가를 찾는 데 인터넷이나 구전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홍 박사는 지적한다. 인터넷은 상업적으로 오염된 부분이 있다. 검색 시 노출되는 순위는 광고나 마찬가지이며, 환자들의 경험담도 실제 환자와 바이럴 마케팅이 섞여 있어 그 구분이 실로 어렵다. 방송의 경우 검증받지 않은 의학지식들이 여과 없이 노출된다. 또한 이런 검증받지 않은 치료방법 혹은 약 등을 자신만의 비방(秘方)인 양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에 현혹되면 곤란하다고 홍 박사는 단언한다.

어떻게 하면 환자는 환자에게 맞는 의사, 전문가를 선택할 수 있는가? 누가 전문가인가? 홍혜걸 박사의 답은 믿고 찾아갈 수 있는 한 명의 의사에게 달렸다.’ 는 것이다. 많은 인맥, 여러 의사를 아는 것보다,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깊은 관계의 의사 한 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의사에게는 각각 전공과목이 있으며 자신의 전공과목 외는 잘 모를 수 있다. 그러나 의사는 매년 동기 및 선후배와의 교류를 한다. 이 교류 과정 속에서 누가 어떤 분야의 전문가인지, 어떤 의사는 유명하지만 실력은 부족하다는 등의 속사정을 알게 된다. 정말 가족처럼 가까운 환자가 의사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질문하면, 이에 대해 의사는 자신의 선후배나 동기들에게 연락하여 신뢰할 수 있는 대답을 구해 줄 것이다.

의사를 만나는 것이 쉬워진 시대에 현명한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은 환자의 권리이다. 환자 자신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의료 서비스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환자 자신에게 가족력 등의 위험 요인이 더 많다면 특히 그렇다. 환자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오히려 의사들도 편안하게 진료에 몰두할 수 있다며 홍 박사는 다음 말로 강연을 끝맺었다.

여러분의 몸에 대해서 안달하실 필요 없습니다.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은 어디까지나 환자의 선택이자 권리임을 명심해 주십시오.”

정재영 기자  jyjung37@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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