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정 미라클의원 원장

작년에도 이렇게 추웠나 싶을 정도로, 연일 ‘올해 가장 추운 날’을 기록하며 한파주의보까지 있었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겨울철에 면역력이 더 떨어져 다양한 질환에 걸리기 쉽다. 그런데 매년 이맘때면 겨울 대표 질환이 아닌 다른 이유로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건선환자들이다.

건선은 대표적인 만성피부질환으로 한번 걸리면 10~20년은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잠깐 일시적으로 좋아지더라도 평생 재발 가능성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점이 환자들을 더 힘들게 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전 인구의 약 1~2%가 이 질환에 걸려 있으며 인구 10만 명 당 60명 정도가 매년 새롭게 이 질환에 걸린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도 건선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건선은 참을 수 없는 가려움뿐 아니라 주위의 시선 때문에 이중고를 겪는다. 이 병은 그렇다고 옮는 질환이 아니다. 단순히 건선 환자와 접촉한다고 해서 옮는 경우는 없다. 좀 더 설명을 덧붙이면, 건선은 붉은 반점과 비늘처럼 일어나는 피부각질(인설)을 동반한 발진(구진)이 주로 압력이나 마찰을 받는 부위, 즉 팔다리의 관절 부위, 엉덩이, 두피 등에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다.

종종 손발톱 무좀과 유사한 변형이 손발톱에 나타나기도 하며, 관절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수년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감기를 앓고 나서 혹은 약을 잘못 복용한 후 전신적으로 작은 반점이 갑자기 번지는 경우도 있다.

일단, 건선 환자들은 평소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하며,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를 삼가고 때를 미는 등 피부에 과도한 자극과 마찰을 주는 행위를 금해야 한다. 건선의 원인은 아직도 확실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최근에는 유전자와 면역학적 이상이 주된 연구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건선은 특히 지금처럼 춥고 건조한 환경에 노출되면 반점이 나타나는 부위가 넓어질 뿐만 아니라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이 동반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건선 증상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특성을 가진 탓에, 증상이 사라지면 다 나았다고 생각해 치료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건선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각질이 두껍게 쌓이는 과각화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건선이 옮는다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일상생활에 위축되기 쉽고 심한 경우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건선은 피부 문제뿐 아니라 당뇨병·심혈관 질환 등을 유발하는데, 이는 우리 몸에서 비정상적인 세포 교체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건선 염증이 관절에 침투할 경우에는 건선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건선 증상이 나타났다면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고, 건선으로 진단받을 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그리고 건선은 몸에 딱 붙는 옷을 입을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피하고, 피부에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목욕 시 과도하게 때를 미는 행위는 삼가는 것이 좋다. 정신적 스트레스·술·담배 등도 건선을 악화시키므로 피하도록 한다.

흔히 건선을 앓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된 환자들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뿌리를 뽑으려고 한방, 민간요법, 약국 등을 전전한다. 그러나 무리한 치료로 간이나 다른 주요 장기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스테로이드 중독이 되거나 오히려 건선이 심해져서 생명이 위독해지기도 한다. 건선 병변을 일시적으로 사라지게 하는 치료법은 많이 있다. 그러나 어떤 치료법도 완전히 재발을 막을 수는 없다. 건선은 결국 평생 재발을 지속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병이다.

건선치료! 치료방법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건선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방법의 효과가 아니라 치료방법의 안전성이다. 즉 가장 효과적인 치료나 강력한 치료를 찾지 말고 현 상태에서 가장 적절하며 가장 안전한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 건선 치료용 연고인 부신피질 호르몬 제제의 여러 단점을 보완한 비타민 D 유도체 연고가 있다. 치료 효과도 비교적 우수하지만, 무엇보다도 장기간 사용에도 부작용이 극히 적은 것이 장점이다. 대표적인 건선의 치료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대표적인 건선의 치료법>
• 국소치료법 : 연고도포(안쓰랄린, 타르, 스테로이드, 비타민 D 유도체 등)
• 광 치료법 : UVB, UVA, PUVA
• 전신 치료법 : 약물요법( 레티노이드, 싸이클로스포린, 메소트렉세이트, 스테로이드)
• 복합치료법 : 약물 연고 자외선 등을 복합적으로 치료
• 기타 : 기후요법, 온열 치료, 투석 한방 등

건선은 당뇨나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치료하는 질환이라기보다는 조절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의료진에게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박소정 미라클의원 원장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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