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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가?최진호 본지 美 보스턴 특파원 리포트
최진호 특파원 | 승인 2014.11.03 15:43|(176호)
   
▲ 최진호 특파원
세계보건기구(WHO;World Health Organization)가 지난 8월 8일,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Publ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를 선언하면서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에볼라 병은 그동안 아프리카 내에서만 유행해 왔던 풍토병으로 알려져왔지만 미국질병통제센터(CDC;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이번에 미국 본토 내에서도 처음으로 에볼라 병이 발병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처음 발병해 사망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출신 토머스 에릭 던컨(42)이 CDC로부터 미국 내에서 발생한 첫 에볼라환자로 확진 판정 후 10월 8일, 격리치료 9일만에 사망함으로써 미국인들에게는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던컨은 에볼라 창궐지역인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들을 이송하다가 자신도 전염이 되었으나 그 사실을 모른 채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를 출발해 벨기에의 브뤼셀, 미국의 워싱턴 D.C.의 3대륙 3개 도시를 거쳐 9월 20일 가족과 친지들이 있는 텍사스주 댈러스의 포트워스 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엿새간 별다른 증상 없이 사람들과 접촉해온 던컨은 근육통과 두통, 고열, 설사 등에 시달렸다. 결국 9월 26일 텍사스 건강장로병원을 찾아 서아프리카에서 왔다고 하면서 에볼라 증상을 호소했으나 말라리아 정도로 판단한 의료진의 오진으로 항생제만을 처방받고 귀가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이틀 후 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구급차를 타고 다시 병원을 찾아 입원했다.
 
입원 초기에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던 던컨은 10월 4일, 미국 키메렉스사가 제조한 경구용 실험 약물인 ‘브린시도포비르(Brincidofovir)’를 투여받았다.
 
   
▲ 현미경으로 관찰될 수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 (사진=영국 텔레그래프)
의료당국에서는 서아프리카 지역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이 에볼라를 치료할 때 사용했던 동물 실험단계 치료제인 ‘지맵(ZMapp)’이 재고가 바닥나서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인 사이토메갈로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브린시도포비르’가 에볼라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투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던컨은 10월 7일, 신장투석을 하고 간기능이 좋아져 호전되는 듯 했으나 에볼라 바이러스의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다음날 세상을 떠났다. 던컨의 가족들은 왜 그가 제때 약물을 투여받지 못했는지와 항체 형성을 위한 에볼라 생존자의 혈청투입을 받지 못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던컨이 28일 입원하기 전에 접촉한 사람들 중 그의 약혼녀였던 루이스 트로(53)가 최대 잠복기간인 21일을 지나고도 무사한 것으로 판명되자 다른 48명의 친지, 가족들도 격리 조치가 일단 해제되어 자유롭게 외출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하루에 두 번씩 하던 체온 검사도 건너뛸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에볼라 환자와 접촉했다고 해서 무조건 감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판명되자 미국 내 에볼라 비상사태는 조금 가라앉는 분위기가 되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던컨이 입원했던 의료진 120명을 비롯해 CDC가 에볼라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추적 대상자가 1,100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이는 던컨에게 감염된 간호사 중 한 명인 ‘조이 비슨’이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비행기편으로 고향인 오하이오주에 다녀오면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여부 조사대상자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게 된 것이다.
 
비슨과 같은 비행기에 있었던 탑승객 285명은 전원 CDC의 추적 및 관찰 대상에 포함되었다. 에볼라는 체액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만일 비행기 기내 화장실 같은 곳에 빈슨의 땀이나 기타 체액이 묻어있었다면 다른 탑승자들의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비슨이 에볼라로 확진되어 비행기가 방역처리되기 전에 탑승한 750명의 승객들도 역시 관찰 및 추적 대상에 포함되게 되었다.
 
   
▲ 미국내에서 최초로 에볼라 발병에 의해 숨진 토마스 에릭 던컨의 가족들이 장례식장에서 슬퍼하고있다.(사진=CNN 뉴스)
단 3명으로부터 시작한 에볼라
 
작년 12월 2일, 서아프리카 지역의 기니 남부의 케케두 근처 엘리안도 마을에서 막 걸음마를 뗀 2살베기 남자아이가 고열, 구토, 검은 대변에 시달리다 사흘 뒤인 12월 6일에 사망했다. 곧이어 아이 엄마와 3살 된 누나, 할머니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사망했고 가족을 돌보던 산파와 간호사마저도 원인도 모른 채 숨을 거두었다.
 
처음에 정체를 알 수 없던 이 병은 감염자를 통해 인구 10만 명의 인근 도시 케케두로 확산되었는데, 여기 거주하던 한 보건 의료 전문가가 엘리안도 마을에 잠시 들렀다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그는 마센타에서 치료를 받다가 치료를 한 의사 바이러스를 옮은 뒤 숨졌다. 그의 장례식에서도 그의 형제 두 명이 그로부터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각각 올해 3월 7일과 8일에 사망했다.
 
WHO는 3월 24일 기니 남부지역인 케케두, 마센터, 키시고도에서 86명의 에볼라 감염환자가 발생해 이 중 6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WHO가 최초로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지목한 이들은 처음의 2세 남자아이, 마을을 방문한 의료 전문가, 마세타에서 그를 치료하다 숨진 의사로 모두 3명이었다. 에볼라가 얼마나 전염성이 강한 병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첫 환자였던 2세 남아의 경우,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동물을 사냥한 아이 아빠가 바이러스를 아이에게 옮긴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내전에 시달린 아프리카에서는 가축을 제대로 키울 수가 없어 식량 해결을 위해 야생동물을 사냥해온 것은 그들만의 오랜 생활방식이었다.
 
   
▲ 미국내에서 최초로 에볼라 발병에 의해 숨진 토마스 에릭 던컨의 가족들이 장례식장에서 슬퍼하고있다.(사진=CNN 뉴스)
에볼라 바이러스는 무엇인가
 
에볼라 바이러스는 1967년 에볼라 강 근처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1976년 콩고 민주공화국과 수단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병이 발병되었다. 60° 이상의 고온에서 1시간 이상 가열하거나 비누나 기타세제로 세척해 대부분 제거할 수 있지만, 생명력이 강해 숙주인 보균자의 인체가 사망해도 최소 6~7일은 생존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체는 반드시 화장과 매장을 병행해야만 한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한 전염의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보균자의 혈액, 침, 림프액, 분비액, 정액 등의 타액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접촉에 주의해야만 한다. 
 
유독 서아프리카 현지 의료진이 많이 감염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확인된 다섯 가지의 에볼라 바이러스 중 네 가지가 사람에게 감염되는데, 그중 ‘자이르(Zaire) 유형’이 가장 위험하다.
 
한편 서아프리카에서는 망자를 떠나보내는 의식으로서 시체를 깨끗이 씻어 키스를 하는 독특한 장례풍습이 있는데, 이것도 에볼라병이 대유행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에볼라병의 증상 중 하나가 출혈을 일으킨다는 것인데, 몸 곳곳을 씻기는 과정에서 나온 혈액과 시체와 키스하면서 묻은 침이 환자들의 가족에게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의 경로가 되었다.
 
WHO는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를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 4개국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공항, 항만과 국경 접경지대검역을 강화해 에볼라 의심 환자나 접촉자의 출입을 금지했다. 또 의심환자가 있거나 발생국가 인접국가들(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세네갈 등)은 에볼라 진단 실험실을 확보하는 등 긴급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 나이지리아의 라고스의 시장에서 한 여인이 야생동물 고기를 팔고 있다. 야생동물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기쉽다. (사진=AFP)
우리도 대비를 해야 한다.
 
2014년 올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는 9,216명이고 그로 인한 사망자는 4,555명에 달하고 있다. 바이러스를 통해 백신을 빨리 만들어 면역력을 갖추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어릴 때 보건소에서 맞는 예방접종과 같은 ‘생(生)백신’은 에볼라나 에이즈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사용하기에는 다소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좀 더 안전한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 고리모양으로 생긴 DNA에 에볼라 바이러스를 끼워넣는 DNA형(플라스미드) 백신을 계발하기에 이르렀다.
 
DNA형 백신은 가격이 저렴하고 아프리카의 극히 덥고 건조한 기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맞춤형 백신이라 더욱 기대가 된다. 마리 폴 키에니 WHO 사무총장은 21일 “현재 미국, 독일, 스위스, 말리 등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에볼라 백신 임상 시험을 진행중에 있다”고 말했다. “백신의 안정성과 효과가 검증이 되면 백신 수만개를 생산해 내년 초부터 아프리카에 투입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유행하고 있는 지역은 거의 무정부 상태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8월 17일 곤봉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에 에볼라 치료소 문을 부수고 들어와 “에볼라는 없다!”라고 외치며 환자들의 혈흔과 타액이 묻어 있는 담요와 매트리스 등의 집기를 약탈해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 라이베리아의 몬로비아의 ELWA 병원의 켄트 브랜틀리 박사가 방어 장비를 쓰고 있다. 그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사진=로이터 통신)
이처럼 국가의 치안기반이 부실한 상태에서 주민들의 위생상태도 좋지 못하고 보건의식이 낮은데다 정부나 의료진에 대한 신뢰가 전무하기 때문에 당분간 에볼라는 아프리카에서 크게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에볼라 대유행에 따라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현지 교민들도 곧 귀국할 예정이다. 국내 방역당국에서도 에볼라 확산 방지를 위한 공항, 항만 검역강화 및 내년 초에 나올 백신 준비 등 만반의 대책을 준비해야할 것이다.

최진호 특파원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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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는 초기증상이 콜레라나 말라리아와 비슷하여 오진될 가능성이 있으나 무기력증, 발진, 근육통, 고열, 두통, 구토, 설사, 인후염, 출혈열, 신장기능 약화등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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