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경제 경제일반 기업일반
위기의 한국경제, 전문가에게 듣는 해결방안 무엇인가?발전보다 급격한 경제 추락(하드랜딩)을 막는 것이 급선무
남혁우 기자 | 승인 2014.11.03 14:50|(176호)
수년간 이어진 내수 부진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기업 역시 조선, 철강, 석유화학에 이어 전자산업까지 흔들리면서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경뉴스는 현재 국내 상황을 점검하고 해결책이 무엇인지 경제전문가들을 통해 심도 있게 진단해 봤다.
 
과감한 경기 부양책으로 성장세를 보인 한국경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내놓은 경제정책인 ‘초이노믹스’는 과감한 경기부양책과 직원의 월급을 높일수록 회사의 세금을 감면하는 가계소득 증대세제 등의 정책을 쏟아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초이노믹스는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양적완화 정책으로, 박근혜 정부의 핵심적인 경제정책이다. 최 부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은 출범하자마자 41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재정·금융 지원책을 내놨다. 2015년도 예산안도 올해보다 5.7% 늘어난 376조 원으로 편성했다.
 
최 부총리의 과감한 경기 부양책이 발표된 직후 자산시장은 성장하는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확대 재정 정책과 기업 배당을 늘리는 배당소득 증대세제 등이 연달아 발표되면서 취임 당시 2,000선을 조금 넘었던 코스피는 취임 초기인 지난 7월 말 2,082.61포인트까지 올랐다. 8월의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이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부동산을 담보로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하고, 금리를 낮추며, 기업이 소유한 돈을 배당 확대 및 사내유보금 과세 등으로 시장에 유통시키기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내수활성화와 소비 진작으로 불황을 벗어나겠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7∙24 부동산 대책과 9∙1 부동산 대책 등 두 차례에 걸쳐 쉽게 부동산 대출을 받을 수 있게 규제를 대폭 완화했으며, 사내보유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의 강력한 정책으로 증시 부양책을 예고했다.
 
취임 초기 성적만 놓고 보면 최 부총리가 과감한 정책으로 경제 주체의 자신감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 2014년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하지만 세계적 불경기로 좌초 위기 맞은 한국경제
 
초이노믹스를 통해 살아나는 듯했던 경기는 2014년 10월 글로벌 증시 급락과 달러화 강세에 따라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1분기 0.9% 성장에 이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3분기 역시 0.9%를 기록하며 0%대 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1 부동산 대책 이후 매도 호가만 오르고 매수세는 사라지는 경향을 보이며 주택시장이 냉각되자 초이노믹스의 효과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100일 만에 경제정책의 성과를 단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환율 안정화와 기업 투자여건 조성, 법안의 국회통과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오 교수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전까지 충분히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외화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추가 금리” 인하로 원·엔 환율 하락에 대응할 필요성 또한 크다"고 말했다.
 
저성장·저물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세제 등을 총동원하고 한국은행도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다.
 
이주열 한국은행는 총재는 “지금은 성장이 중요한 화두이고 그 성장의 주체는 기업이다. 특히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기업의 투자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글로벌 위기 이후 투자가 저조해지며 GDP에서 차지하는 투자 비중이 지난해 8%대까지 떨어졌다. 많은 고민 끝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것도 이 조치가 고성장의 모멘텀(추진력) 불씨가 될 기업투자로 연결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대기업 CEO 간담회에 참가해 투자 활성화에 힘써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효자 종목이었던 수출의‘적신호’
 
한국 경제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지탱해 주던 수출 역시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철강, 디스플레이, 조선, 석유 등 한국의 10대 수출 품목 가운데 4종이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운 대표적인 수출기업인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실적은 2분기보다 42.98% 감소했다. 10조 1,600억 원을 달성한 작년 3분기보다는 59.65%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4조6,700억 원을 기록한 2011년 4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분기로는 11분기 만이다.
 
매출액은 47조 원이다. 52조 3,500억 원을 기록한 2분기보다 10.22% 하락했으며, 작년 동기 대비로는 20.45% 줄었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50조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IT·모바일 부문의 부진 이유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와 샤오미, 하이얼 등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그리고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출시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과 점유율 하락이 주된 이유로 알려졌다.
 
기아자동차는 3분기에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13.0%나 증가한 71만 1,833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를 출시하며 국내에서는 지난해 보다 3.7% 증가한 11만 6,628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해외는 지난 전년대비 15.0% 증가한 59만 5,205대의 판매실적을 세웠다.
 
하지만 3분기 매출은 11조 4,148억 원으로 11조 6,339억 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6,963억 원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18.6% 급감한 5,666억 원에 그쳤다.
 
판매실적에서는 신형 자동차를 출시한 효과에 힘입어 긍정적인 성과가 늘었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도 버틸 수 있도록 해 준 디스플레이는 2013년 수출이 2012년 보다 8.6% 줄었다. 조선은 2011년 이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의 신승관 동향분석실장은 “금융위기 이후 한두 개 품목의 수출 실적이 줄어든 적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수출 기업의 성과가 동시다발적으로 불황을 겪는 것은 처음이다. 이는 정말 심각한 위기다”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경제 현안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취임 이후 과감한 경제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높았지만, 정작 액션이 나오지 않는 바람에 시장에서 실망감이 있었다. 국회가 경제의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정감사까지 이어진 경제정책
 
국감에서도 경제활성화 정책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의 과감한 경기 부양책에도 달러대비 엔화의 가치 하락, 중국의 산업 경쟁력 강화 등에 따라 국내 주요 산업이 수출이 지속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16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최경환 부총리가 취임한 7월 16일에는 코스피지수가 2013포인트였다. 재·보궐선거가 있었던 7월 30일에는 2082포인트까지 상승했지만 지금은 1925포인트까지 추락했다. 이는 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과도한 경기 부양책이 실패했기 때문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 역시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빚을 내고 정부와 가계, 기업까지 총동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상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균형재정 계획을 늦추더라도 경제활성화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며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늘릴 것을 요청했다.
 
최 부총리는 “세월호 사건 이후 소비 심리가 매우 가라앉았다. 그래서 단기 부양책을 일부 도입한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경제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개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경제 개선 3개년 계획을 세우고 이에 따라 착실히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최 부총리는 “경제회복을 위한 최적 기간이 언제라고 말하긴 어렵다. 빠를수록 좋다. 한번 성장 모멘텀을 상실하면 다음을 만들기가 너무 어렵다. 때문에 경제를 못 살린다고 질타만 할 것이 아니라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관련 법을 통과시키는 일이 시급하다"며 빠른 법안 통과를 부탁했다.
 
   
▲ 세계 최대 항만으로 개발 중인 중국 양산항. 중국이 막대한 자본과 물량을 투자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
성장보다 급격한 추락을 막는 것이 급선무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내수 침체와 저물가를 비롯해 중국과 유로존의 경기 둔화,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 엔저 등으로 인해 내년에도 국내 주력산업은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식 한국경제학회장은 “현재 추세로 봤을 때 내년 하반기에 다시 경기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시기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와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지금은 경제의 급격한 추락인 경착륙(하드랜딩)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의 추락을 우려하면서 전문가들을 재정투입의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내시장은 이미 지나치게 오랜 기간 경제가 가라앉아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국내뿐만 아닌 세계적인 불황이기 때문에 우리만 독자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지금은 필요하다면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일단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외 경기상황이 갈수록 하락하면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41조 원의 경기부양책 중 올해 안에 쓰기로 했던 26조 원에 5조 원을 추가해 총 31조 원을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안정을 위한 투자와 함께 기업의 발전을 막고 있는 규제를 말로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강조했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이 정체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혁신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최악으로 발전하기 전에 수도권 규제 등 규제를 풀고 기업들이 투자에 박차를 가해 새로운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과 애플의 아이폰6에 밀려 기대보다 낮은 성과를 거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4
한국 경제의 체질개선 시급
 
세계적으로 불경기가 이어지고 중국 등 수출 경쟁 국가가 늘어나면서 한국 경제의 체질개선 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주도형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가 이제 한계에 부딪힌 느낌이다. 이젠 기존의 경제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하태형 원장은 “지금까지는 대규모 자본을 투자한 대형 시설을 바탕으로 생산하는 제조업이 강세였다. 하지만 이 방식은 더 많은 자몬과 물량을 투자할 수 있는 중국의 추격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제는 중국이 대체할 수 없는 고부가가치·고기술 산업을 해야 한다”며 고부가가치 산업의 성장을 요구했다.
 
   
 
내수보다 수출에 중심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가 위험에 처한 만큼 내수를 육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태형 원장은 “내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서비스가 공짜 혹은 싼 것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하나의 제품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태신 원장은 “대외 상황을 감안했을 때 힘들더라도 이번 기회에 경제 체질을 대대적으로 고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개혁이 중요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정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구조개혁도 매우 중요하다. 이와 함께 금융기관 건전성이나 외화 유동성 등 금융에 대해 면밀히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혁우 기자  mjknews@mjknews.com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발행인 인사말회사소개정경시론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01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1 한서리버파크 1502~3호  |  대표전화 : 02)782-2121  |  팩스 : 02)782-9898
사업자등록번호: 107-06-75667  |  제호 : 데일리정경뉴스  |  등록일자 2005년 5월  |  등록번호 : 서울아00449
발행일 : 2000년 4월  |  대표이사: 최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
Copyright © 2020 정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