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아 대표 “대한민국의 진짜 여왕을 찾겠다”

박정아 대표는 인생의 3분의 2를 외국에서 보냈다. 영국인과의 결혼 생활은 물론이고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거의 세계 각국 나라를 다녔던 경험이 좀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대한민국을 바라볼 수 있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또 그는 한국만이 가진 정서와 다양한 문화들은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 미스월드코리아 박정아 대표.

그의 넓은 시야는 힐튼호텔, 서울클럽, 고색 갤러리 등의 디렉터 경험과 함께 어우러져 미스월드코리아 대표 자리에 올라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오늘도 박 대표는 대한민국의 진짜 여왕을 찾아 혼신을 바쳐 숨 가쁘게 뛰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미스월드코리아의 성공적인 미인대회 개최를 위해 <여왕을 찾아서>라는 책을 발간하셨습니다. 간단한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여왕을 찾아서>는 미인대회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바로 잡고, 미스월드코리아를 유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지난날의 땀과 열정을 담아낸 책입니다. 많은 어려움과 난관에 부딪혔지만 어린 여성들의 꿈과 희망을 외면할 수 없었던 저의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미인대회를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몇몇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 기존의 상업적인 미인대회에서 벗어나 미스월드의 정통성을 이어 미스&미스터 월드대회를 개최한다는 사실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여왕을 찾아서>를 통해 미인대회의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2011년 미스월드코리아 대회에 출전한 후보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Q. 책의 타이틀이 ‘한국, 왜 미인대회에서 1등 못하나?’입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A. 미스월드는 전 세계 138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단순히 최고의 미인을 선발하는 단편적인 대회가 아닙니다. 각국의 미녀들이 자국의 자존심을 걸고 세계무대에서 내적·외적인 아름다움을 겨루는 국제적인 축제이며, 뷰티산업이 걸린 대규모 비즈니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에게 미인이 많기로 알려진 대한민국은 지난 50년간 미스월드, 미스유니버스 두 대회에서 1등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미인대회가 여성의 성 상품화라는 오명을 쓰고 국민들의 지지와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어린 여성들이 아무런 지원 없이 홀로 대회에 나가 고군분투했던 것도 그 이유입니다.

저는 미인대회를 단순하게 외적인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대회로 인식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여성들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문화, 고귀한 가치는 국제무대 어디에 내놓아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짜 맞추기식의 억지스런 미인, 성형미인 천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되찾고 싶었습니다. 또한 사기·비리로 얼룩진 스폰서 등 시대적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미인대회를 탈바꿈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타이틀을 위와 같이 정하게 됐습니다.

같은 이유로 미스월드코리아 대표의 위치에서 대한민국의 수많은 미인들을 발굴해 내고 싶습니다.

Q. 국내 미인대회는 그동안 언론사에 주관했었던 만큼, 박 대표님 개인이 진행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A. 미스월드코리아 대표가 되기까지, 미인대회를 주최하기까지 정말 많은 우여곡절들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기존의 국내 미인대회는 모 언론사가 주관했습니다. 50여 년간 미인대회를 주관했던 만큼 미스월드의 라이선스가 개인에게 넘어갔을 리가 없다는 주장이 나왔고 저와의 열띤 공방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미스월드 본사의 의지로 저와 모 언론사는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파트너로서 미스월드 내셔널디렉터 자격을 공유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2009년 미스월드세계대회를 개최하나 싶었지만 모 언론사의 계약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불발되고 말았습니다. 당시 모 언론사는 자금사정이 어려워 임원들이 모두 반대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미스월드 본사는 모 언론사에 결별 공문을 보냈고 결론적으로 모 언론사의 미스월드 라이선스는 오롯이 저에게로 넘어왔습니다. 이렇게 모 언론사와의 파트너로서의 여정이 3년여 만에 끝났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모 언론사는 저와 남편에게 사기,배임, 횡령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승소로 끝나기는 했지만 저와 제 남편은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이 기간 동안 막대한 재정적 손실이 있는 등 거센 풍랑이 일었지만 미스월드 가족과 든든한 버팀목인 남편 피터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또한 이후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던 것도 신뢰와 진심 하나로 가능했던 일입니다.


▲ 미스월드코리아 박정아 대표와 대회 후보들.

Q. 많은 어려움이 많으셨겠지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A. 미인대회 개최에서 가장 큰 발목을 잡았던 것은 사회적인 편견이었습니다. 주변 지인들도 ‘왜 다 죽어가는 미인대회 사업을 하나’, ‘사람들 관심 밖으로 밀려난지가 언젠데’, ‘미인대회 이미지가 너무 좋지 않아 후원하지 않겠다’ 등의 싸늘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그동안 국내 미인대회이면에는 각종 비리와 로비가 만연해 있던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국내 미인대회 시장은 상업적으로 굳어져 버렸고 여성의 성을 상품화 한다는 편견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편견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 예로 미스월드에서 1등을 차지한 인도의 아이슈와르야 라이는 인도와 헐리우드를 주름잡는 세계 제일의 미녀로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충분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미인대회는 후진적이다’라는 말도 색안경에서 비롯됐습니다. 선진국인 미국도 대표적인 미인대회인 ‘미스유니버스’를 매년 유치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미인대회 사업의 호황은 더 이상 개발도상국, 후진국의 대회가 아님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Q. 미인대회의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한 미스월드의 노력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미스월드 수상자들의 활동도 궁금합니다.

A. 미스월드는 1951년 영국에서 시작된 최초의 국제 미인대회로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60여 회의 미스월드대회를 개최했습니다. 특히 다양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을 최고의 목적으로 삼고 있어 사회공헌을 실천할 수 있는 선(善)한 미(美)를 추구합니다. 실제로 미스월드 회장인 줄리아 몰리 여사는 어린이 구호단체에 기부하는 하나의 일환으로 ‘Beauty With A Purpose(목적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습니다. 이에 미스월드 당선자는 이 슬로건에 부합하는 행사나 고아원 방문 등을 가장 먼저 수행하고 있는 것이 관례입니다. 또한 차등 순위에 따라 유명 세계미인대회 출전권을 얻어 나갈 수 있고, 주관 방송사의 아나운서, MC,탤런트 등으로 출연이 가능합니다. 한·중 합작드라마 출연 및 아이돌 스타, 그리고 할리우드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사후시스템을 통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 미스월드대회 수상자가 국내 암병동을 찾아 환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Q. 앞으로 미스월드대회가 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A. 세계의 미인대회는 국가홍보 수단으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자본주의 경제체제로 돌입한다는 신호탄으로 미스월드세계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또한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대회를 개최한 러시아는 2013년 미스유니버스대회를 유치·개최해 대회홍보 수단으로 활용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대회 홍보를 위해 미인대회를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미인대회는 단순히 미인만 뽑는 대회가 아니라, 한국의 미를 알리고 한국의 뷰티산업을 홍보하는 국제행사입니다. 미스월드 디렉터들은 각국의 뷰티산업을 이끌어가는 대표자들로 이들과 함께 하는 뷰티포럼도 기획 중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미스월드코리아는 뷰티산업 확산을 통해 국내 뷰티 브랜드들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자 합니다. 앞으로 한국의 뷰티산업은 박근혜 정부가 추구한 창조경제 정책에 발맞춰 한국의 미래가치를 높여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Q. 미스월드코리아의 향후 행보가 궁금합니다.

A. 미스월드의 사회공헌 정신만큼 중요한 것이 평화와 화합입니다. 이에 미스월드코리아는 세계대회를 평화의 상징인 DMZ(비무장지대)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북한 미녀와 남한의 미녀가 나란히 무대에 서는 것이 저의 꿈이자 목표입니다.

또한 앞으로 3~4년 내에 국제 미인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가 반드시 1등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계획입니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는 미인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랍니다.

선초롱 기자 mjknews@mjknews.com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