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현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회장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대한민국의 독립을 염원했던 유관순 열사. 3·1 운동의 표상적 인물로 역사교과서에서 꼭 빠지지 않던 인물이다. 유관순 열사는 1919년 3월 1일 학생들과 함께 만세시위를 벌이다 학교 휴교 후 고향인 천안으로 내려와 만세시위 준비를 시작했다.


▲ 유관순 열사 생전 모습.

당시 어린 17살의 앳된 소녀임에도 불구하고 연락책을 맡은 유관순 열사는 천안 일대의 병천, 목천, 천안, 안성, 진천, 청주 등 인근 마을들의 교회와 유림들을 찾아다니며 3·1 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동참하기를 호소했다. 이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유관순 열사는 아우내 장터에서 1919년 4월 1일 3,000여 명과 함께 아우내 만세운동 주역으로 활약했다.

또한 유관순 열사는 왜경의 고문과 재판, 옥고를 치르면서도 애국충정과 자주독립정신을 바탕으로 비폭력투쟁을 벌였고 옥중에서 대한민국만세 운동을 주동해 1920년 3월 1일 12시, 옥중에 있는 이들과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불러 제2의 3·1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런 그가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절반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3·1 운동의 시기와 중요성 등이 등장했을 뿐이다. 이와 관련해, 역사왜곡이라는 단어가 등장했고 논란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과 교육과정에서 이미 초·중등부 역사교육 과정에서 이미 언급을 했으니 고등부에서는 사건의 하나로만 보고 넘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곽정현 회장은 칼을 빼들고 나섰다. 곽 회장은 성명서 발표를 통해 “유관순 열사와 관련된 내용이 누락된 것은 우리 자녀들이 결함된 역사를 배우게 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며 “즉각적인 시정보완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곽정현 회장

다음은 일문일답.

Q 최근 유관순 열사가 역사교과서 누락과 관련해 연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진행상황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유관순 열사가 역사교과에서 빠져 있다는 소식을 들은 건 지난해 12월 5일이었습니다.

시민단체의 제보로 알게 됐고 이를 시정하는 성명서도 발표하며 잘못된 점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 들어서는 유관순 열사와 관련된 각종 칼럼, 사설들이 쏟아져 나왔고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토론회를 여는 등 논란을 가라앉히려 노력했지만, 일각에서는 ‘유관순은 친일파가 만들어 낸 영웅이다’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지속적인 논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이에 2차 교육부 주관 국정교과서 채택 관련 토론회가 개최 예정에 있고 이달 말까지 유관순 열사와 국정교과서에 얽힌 논란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1919년 4월 1일 아우내만세운동 모습.


▲ 당시 수형자기록표상 유관순 열사 생전 모습.

Q유관순 열사가 3·1 운동을 표상하는 인물임에도 아이콘으로서 과대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유관순 열사가 3·1 운동의 표상적 인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당시 독립선언서에는 독립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평화적으로, 최후의 1인, 최후의 1각까지 정당성을 주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유관순열사는 헌병대 취조와 재판정에서 나라를 위해 독립만세를 부른 것이 어떻게 죄가 되냐며 조선의 국권을 침탈한 일본인이 심판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죄인으로 심판받아야 하는 것은 일본이라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옥중만세를 부르다가 갖은 고문 끝에 1920년 9월 28일 순국하면서도 조국에 받칠 수 있는 목숨이 하나뿐이라 안타깝다고 유언을 남겨 독립선언서의 공약을 신명을 다해 구현한 인물입니다.

나아가 ‘유관순’이라는 이름 석 자는 단순한 고유명사가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1,500회 이상 대한독립만세를 주도했던 애국지사들을 대표하는 이름이고, 만세를 부르다 순국하신 모든 애국선열들을 대표하는 이름이며, 당시 3·1 운동에 직접 가담했던 200만 국민과 마음으로 동참했던 2,000만 동포를 대표하는 거룩한 대명사입니다. 결코 과대평가되지 않았고 충분히 국민적 영웅으로서 추대받아야 마땅합니다.


▲ 송월주, 이세중, 이종윤 등 사회 원로들로 구성된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교육부가 검인정 교과서를 국정교과서 체제로 전환시켜 줄 것 등을 촉구하는 역사교과서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Q. 고등 역사교과서 가운데 4종에서 유관순 열사 내용이 누락됐습니다. 교육의 심화과정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신지요.

A. 유관순 열사가 독립만세운동을 벌였던 당시의 나이는 겨우 17살입니다. 현재 고등학생들과 나이가 비슷하지요. 그런 이유에서라도 동년배의 여학생이 독립만세운동의 주동자로 활약했다는 것을 더욱 알려야 합니다. 또한 아무리 초·중등부 교육과정에서 다룬다고 해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 봐야 하는 게 역사입니다. 아예 언급을 하지 않는 것과 간단하게라도 짚고 넘어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에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에서는 유관순 열사 위업에 관한 기술이 전무한 천재교육, 미래엔, 금성, 동아출판사 등의 교과서 발행인에게 즉각 수정·보완해줄 것을 요청 중에 있습니다. 또한 인쇄가 완료됐다면 별지를 통해서라도 유관순 열사의 위업을 수록하도록 하고 2015학년도 고등부 역사교과서에는 반드시 수록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관순 열사의 위업이 실린 지학사, 리베르, 교학사, 비상교육출판사 등에도 일부 가볍게 다뤄진 감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Q. 유관순 열사 누락건과 관련해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특히 ‘국정교과서’의 출범과 관련된 의혹들이 많이 제기됐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국정교과서에 대한 논란은 여전합니다. 해당 정권의 색체가 들어갈 것이라는 시선과 정권마다 바뀔 것이라는 우려의 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지울 수도 버릴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르게 배워야 합니다.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휴전 중에 있는 특수상황에서 한국 근현대사의 이념 대결식 논쟁을 종식시키고 학생들에게 올바른 대한민국의 정체성·국가관을 확립시키기 위해서는 하나로 통합된 국정교과서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좌우를 아울러서 제작돼야 합니다. 또한 교육부의 편수 기능 강화와 편집인들의 교차적인 검사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지게 되면 최대한 편향되지 않는 교과서가 탄생할 것입니다. 이에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대한민국헌정회, 독립유공자유족협회, 순국선열유족회 등 11개 단체에서는 한국교과서 국정화 촉구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Q.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에서 하고 있는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지난해 6·25 전쟁에 대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학생들의 70% 이상이 남한이 북침을 해서 생겨난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이 크게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기성세대의 잘못입니다. 그런 이유로 바른역사교육강화추진국민연합을 발기했습니다.

내용은 첫째, 편향된 교육 바로잡기, 둘째 초·중·고등학교의 역사교육시간 늘리기, 셋째 국가공무원 채용이나 수능시험에서 역사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정하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2,200여 명의 발기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 그 결과 2017학년도 수능부터 역사과목을 필수로 응시하게 됐습니다.

또한 국위선양청소년봉사단을 창단했습니다. 애국선열들의 위업과 나라의 자랑거리를 배우고 익혀 널리 알리고 몸소 실천하는 데 앞장서는 청소년들의 모임으로,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서 창단됐습니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대한민국의 위용을 선양하는 일이야 말로 이 시대의 역사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앞장서 봉사하는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되게 하고자 합니다.


▲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사적관리소와 아우내 장터 일원에서 아우내봉화제가 열린 가운데 독립만세 재연행사로 성무용 시장을 비롯해 지역 기관·단체장과 시민 등 3,000여 명이 횃불 행진을 펼치고 있다.

유관순 열사의 고향인 충남 천안 지역에서는 최근 유관순 열사 기록 누락과 관련해 시민들이 서명운동에 나섰다.

특히 천안시 의회까지 나서 역사교과서의 시정·보완 요구에 나선 점에 이목이 집중된다. 천안시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3·1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유 열사 이야기를 국정 한국사 교과서에 누락시킨 사실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시한다”며 “우리 후손들이 유 열사의 애국충정과 확고한 자주독립정신, 그리고 자유와 평화를 추구한 3·1 운동 정신을 본받을 수 있도록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다시 넣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천안시와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는 유관순 열사의 순국일인 28일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유 열사의 추모각에서 추모제 개최 후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서명부를 교육부와 보훈단체 등의 관련 기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초롱 기자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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