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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한 박영선 리더십이 남긴 문제정치특집 ② 야당 정치 노선
정연정 배재대학교 공공정책학과 | 승인 2014.10.13 18:18|(175호)

세월호특별법 재협상 이후 당내에서 발발한 박영선 리더십에 대한 반발은 이상돈 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 논란으로 극에 달하게 된다. 급기야 당내 초재선 그룹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원내대표와 비상대책 위원장직 사퇴 요구가 거세게 제기되었고, 이에 대해 박영선 원내대표는 탈당이라는 배수진을 치며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즉, 박영선 위원장의 탈당이 당내 강경파에 반발하는 비주류 집단의 분당 논의를 가속화시켜 새정치민주연합이 두 개의 정당으로 분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은 가능한 하나의 가설에 불과한 것이었으며 박영선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것을 전제로 당무에 다시 복귀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9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의사 공식 철회 및 당무 복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일련의 대응과정에 대해 2가지의 여론이 공존하고 있다. 첫 번째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그만큼 이질적인 세력들로 묶여져 있고, 어떤 지도부가 등장하더라도 당내 권력 싸움은 지리멸렬하게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여론은 야권에 대한 강한 불신과 관련되며, 어떻게든 야권이 새로운 지형으로 개편돼야 한다는 강한 위기의식의 발로라고 하겠다.

 
두 번째 팽배한 여론은 세월호특별법을 비롯해 비대위원장직 외부 영입인사 등과 같은 인사과정에 대해 당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함으로써 강경파들의 저항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박영선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강한 회의와 맞물리면서 다소 돌발적인 박영선 캐릭터가 반영된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필자의 판단으로는 그 어떤 여론의 흐름이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야당이 현재의 운영체계 및 구조로는 재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다수의 국민의 눈에는 새누리당의 장기집권이 가능하게 하는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는 것이다.
 
여전히 박영선 원내대표의 원내대표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강경파 초재선 그룹 의원들의 태도는 이른바 선당후사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며, 첨예한 내부 권력 싸움이 지도부를 흔들 수밖에 없는 야권진영의 소모전일 뿐이라는 회의적 시각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탈당이라는 카드를 내놓고 별다른 변화 없이 당무에 복귀한 것도 현재의 복잡한 환경과 문제를 극복하기보다는 일시적인 봉합을 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는 점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당내 위원장으로 추대되었으나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인사를 추인하는 내부 회의에서도 또 다른 불만과 반발이 제시되어 결국만장일치로 추인받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점도 박영선 원내대표의 짧은 일탈이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의 길에는 별다른 파급력을 갖지 못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제1차 비상대책위원회의가 열린 9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회의실에서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박영선 원내대표의 최근 일련의 과정은 이해할 수 없는 많은 문제를 제기하게 한다. 무엇 때문에 또는 무엇을 위해서 탈당이라는 카드까지 던져놓았던 것인가, 자신의 사퇴를 강하게 종용하는 강경파 의원들을 협박하는 단기적 수단에 불과한 것이었는가 등의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지금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을 향해 던지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던가, 그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었던가 등 아직 우리는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은 내년 전당대회 이전까지 중요한 책무를 갖고 있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내 잔존하고 있는 강한 계판 균열의 문제를 새로운 구조로 바꾸어내기 위해 무엇인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고민의 첫 단추는 곧 임박할 조직강화특위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것이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 세력과 통합 이후 과도기적 구조에서 당내 유일한 대표이며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박영선 원내대표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권한체계를 강화하는 것은 어떻게든 조직강화특위를 통해 주도 세력을 바꿔내는 것이었을 것이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어떤 계파의 사람인가 애매하고 불확실한 만큼 자기 뒷배가 되어줄 세력이 없는 상황이었던 것임에 틀림이 없고 이런 상황에서 세력 확장에는 조직강화특위가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강화특위는 새정치민 주연합의 지역위원회를 재결성하는 문제와 관련성이 있다. 특히 조직강화특위를 통해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지역위원장을 선임하는 것을 통해 조직의 하부단위 구조를 마련함은 물론 지역위원장직을 둘러싼 계파 간 암투에서 이니셔티브를 가진 조직일 것이다.
 
즉, 비대위는 조직강화 구성 권한을, 그리고 조직강화특위는 지역위원장을 추천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셈이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입장에서 19대 총선의 결과 친노, 강경파 계열의 지역위원장들이 다시 재선임된다면 실제 무기력한 당권일 수밖에 없고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출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과정을 조율하고 특히 자신의 세력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외부 인사를 통한 조정관리가 최선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당내 초재선 그룹 의원들은 이상돈 위원 장 영입에 대해 강한 반발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특히 지역구 선거에 20대 총선에 출마해야 할 비례대표 의원들 역시 강한 반발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박영선 원내대표와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강한 충돌은 바로 제로섬적인 게임이면서 물러설 수 없는 것이었다. 이제 새정치민주연합의 운명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했던 친노와 강경파 그룹들은 문희상 비대위 체제에서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박영선 원내대표의 사퇴 카드를 남겨둘 것이다.
 
이러한 자신들의 대응은 문희상 체제에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로운 지도부의 관리체제로 들어가도 희망이 없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이 상황에서 문희상 비대위원장 역시 통합적인 의사결정을 하기보다는 계파들 간의 타협과 담합을 유도하는 일 밖에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의 이러한 주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역위원장들이 얼마만큼 새로운 인물로 대체되는지 보면 확인될 수 있을 것이다. 19대 총선, 그리고 과거 민주당 원내 의원들이 지역구에 지역위원장으로 다시 인선되는 경우 비대위의 역할은 전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혁신불능 상태에 들어가게 되고 이전 민주당이라는 과거적 프레임에 다시 한번 뛰어드는 일 밖에는 남지 않았다. 더군다나 내부 의원이 비대위원장직을 맞게 됨으로써 계파 간 담합은 더욱 더 클 수밖에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통합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고 일반 국민들 역시 야권에 희망이 없다는 진단이 팽배해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대위는 이를 위한 선당후사의 과제를 보여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박영선 원내대표의 짧은 일탈은 일시적으로 봉합되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조강특위가 구성되는 시점부터 또다시 재점화될 것이고, 결국 통합정당으로 존치하기 어려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필자는 분당에 대한 여론을 진지하게 고민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구조를 어떤 형태로든 바꾸어서 국민의 정당으로 거듭나야할 정당이 중요한 혁신의 순간에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구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실이다. 야권은 더 이상 갈 길이 없을 뿐 아니라 이러한 문제를 강하게 밀고나가는 강력한 리더십도 없다면 결국 분당을 고민해야 할 내부 세력들의 의사결정이 필요하게 된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대위 구성이 특정 계파 수장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점도 이러한 분당의 문제를 점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돌고 돌아 문희상 체제로 다시 돌아온 것은 물론 문재인 의원을 비롯해 구 세력들의 핵심 수장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 정세균 전 당대표 등과 김근태 계의 인재근 의원 등을 중심으로 비대위가 구성되었다. 이런 구성은 새정치민주연합의 통합 정신은 없고, 구 민주계 내의 나눠먹기 식의 비대위 구성이기 때문에 실제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안철수,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점도 조강특위 구성과정에서 불거질 당 내홍에 한 축을 담당하게 되어 분당을 도모할 수 있는 세력적 기반이 비대위 밖에 온존하고 있는 구조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러한 비대위체제에서 별다른 혁신 성과 없이 조강특위의 파이를 나누기 위한 진용을 운영하는 차원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이러한 조강특위 구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차기 세력구도를 어떤 방식으로든 재형성해야 하는 정치적 과제를 갖고 있다고 하겠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탈당 및 비대위원장 외부 영입 불발 해프닝은 단순한 사건으로만 보기에는 상당한 분열요소를 갖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속성을 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력 통합을 통한 당 혁신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도외시하고 단기적인 지역위원장 구조개편의 세력 다툼의 구도를 갖추는 정도의 내용으로만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지역위원장과 당대표 권한을 둘러싸고 이루어지는 과거 민주당 세력들의 내부경쟁의 체제를 지속하면서 제1야당으로서 자기 혁신하는 과정은 더욱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의 제3의 세력들은 미완의 혁신과 세력 교체라는 명분을 중심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조직화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

정연정 배재대학교 공공정책학과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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