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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가 지도력을 평가받는 시금석정치특집 ① 여당 정치 노선
정용택 박사/순천향대학교 | 승인 2014.10.13 18:04|(175호)

이번 정기국회는 여느 때와는 다르다. 정치권은 정기국회 시작 전부터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무기력함을 보여주었고,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었음에도 개점휴업상태였기에 세비 받을 자격이 있느니 없느니, 심지어는 세비를 내놓으라는 볼멘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의장은 별로 고민의 흔적을 보이질 않다가 어느날 갑자기 의사일정을 혼자 잡고 말았다. 임시회도 아니고 정기국회가 개점휴업이라니 여론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야당은 세월호협상안 부결이라는 초강경파들의 내분이 분당 위기까지 왔고 비대위원장이 문희상으로 교체되는 정도로 잠시 소강상태다. 대통령이 입장을 바꾸면서 여당에게 초강경발언으로 가이드라인을 지시한 상황이다.
 
여당이라고 마음이 편할 리 없다. 3권 분립 운운하던 대통령이 급기야 입장을 바꿔 마지노선을 제시하면서 협상 종결선언을 한 것은 할 말을 하겠다면서 수평적 당청관계를 강조했던 김무성 당대표에게 군기타임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러자 여당 내에서는 출구를 막아 버렸다면서 협상의 기본도 모른다고 반발했고, 시한도 아니고 내용을 마지노선이라고 하면 협상에 필요한 답을 던져 주고 해결해 보라는 지시사항을 받아온 셈이 되었다.
 
이렇게 정치권은 세월호 문제를 놓고 이해가 충돌하고, 과정 역시 복잡한 상황이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여야 모두에게 세월호 문제가 핵심인 것만은 확인되었다. 물론 여야 모두를 향해 날린 폭탄발언이었지만 오죽했으면 여당 의원들이 한 모임에서 총사퇴하고, 조기 총선하자는 말이 나왔겠는가? 이것은 정치지도자들의 리더십과도 연결되는 문제이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무성 여당 대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집권 여당이란 국민으로부터 국정을 잘 운영해 안전하게, 그리고 잘 살게 해달라는 권한을 위임받은 집단이다. 그러므로 여당 대표는 국정운영을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무한책임을 지고 처리해야 하며, 정당대표이자 국정파트너가 돼야 한다. 그런데 그동안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청와대에서 가시적으로 여당대표를 대우한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사건이 청와대에서 김무성 대표를 궁지로 몰아 버린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찌 보면 김무성 대표에게 기회를 준 것 같기도 하다.
 
우선 여당 대표로서 마찰을 줄여 가면서 정기국회를 마무리하는 것을 최우선해야 한다. 박 정권 3년 살림살이를 마련하는 데 앞장서 지도력을 얻어 가야 한다. 즉, 원인과 과정이야 어찌했든 국가 일은 한시도 멈춰서는 안 된다. 소통도 문제지만 너무 안일했던 여당지도부에 각성을 촉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정치는 다양한 의견을 품어야 하며 논의과정이 느리더라도 살아 움직여야만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정치권이 병목현상을 풀어 주기는커녕 주범이 되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다. 또 민생현장방문도 문제다. 세월호 문제라는 시급한 현안을 놓아 둔 채 민생현장을 챙길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우선적으로 처리할 문제가 있고, 총력을 다 해야 할 문제가 있다. 이번에는 둘 다가 여기에 해당된다.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는 다르다. 여당 대표는 국회를 가동시켜 국정이 돌아가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것은 국회에 들어가 소위 시장이 서도록 하는 것은 당대표 몫이요, 시장이 설 때 질서를 유지시키는 것은 국회의장의 역할이다. 또 정책현안에 대한 시원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쟁점을 풀 생각과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정해진 틀 속에서 협상의 여지까지 없애가면서 편한 길로 가려든다는 분위기를 느꼈기 때문에 그 비판이 당대표에게 간 것이다.
 
특히 김무성 대표는 관리형 대표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본인의 뜻과는 관계없이 대선후보군에서 주목을 받게 되어 있어 매일 매일 움직이는 자체가 이미지 관리로 보기 때문에 기대가 있었던 것도 주목했을 것이다.
 
정기국회는 그 자체가 민생이다. 경제성장률을 그려놓고 재정계획을 짜서 공약사항을 위시하여 발전프로그램에 정책과 예산을 투입하는 일이다. 경제를 살리는 법안, 국가안전을 위한 법안, 복지예산 등을 처리해 성과가 집권 3년째부터 나오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번 정기국회가 매우 중요하다.
 
세월호 문제에 대한 생각도 점검해 봐야 하고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곧 민생인 것이다. 하지만 협상안이 야당에서 부결된 이후 여당의 행보를 보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민생현장을 방문하는 등 부질없는 시간을 보냈다. 집권여당 대표의 자리는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하고, 민생관련 예산과 제도를 완성시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성공한 정권을 만들어 정권재창출을 노려야 하는 위치다. 즉, 정기국회는 여당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받는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다.
 
김무성 대표에게 거는 기대와 성공조건
 
청와대와 집권여당 대표 간에 미묘한 불협화음이 흐르고 있다. 아니 처음부터 예견되었던 일이고,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김무성 대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기에서부터 출발하면 된다. 진보정당 10년에 정권교체가 일어났고, 그 이후 보수정당이 10년을 집권했다. 박 정권이 성공해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순리와 준비, 두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여기서 순리란 적응을 말한다. 주어진 환경과 방법을 맞춰야 하고, 준비란 순리를 따라야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 언제까지라는 시간이 변수가 매우 중요하다. 대선후보 지명과 관련해, 노태우와 김영삼 간의 삿바 싸움이나 보수분열로 실패한 경험을 한 바 있다.
 
① 결단력, 추진력 살려야 해…
 
정치는 생물이고 정치인은 이미지로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당내 세력이 지배적이지 않고, 당원 이외에 국민여론이 반영되기 때문에 부정적 이미지를 벗겨 내야 한다. 총선, 대선까지는 시간이 넉넉히 남아 있다. 내년에는 선거가 없는 해이지만 혁신과정에서 당내 친박과 비박 간 세력경쟁이 심해질 것이다. 지금은 정기국회나 국정운영에 앞장서서 지휘하고 당내 혁신위를 가동해, 야당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정치개혁, 공천개혁의 이끌어 내는 작업이 중요하다.
 
정책은 숲을 보면서 당정협의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의무로 생각하되, 정치적 대립각은 단 한번으로 끝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분을 겪는 것까지도 감수하되,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은 몸조심이고 적을 여러 군데 두는 것이다. 그리고 당의 이미지는 인적 쇄신도 중요하지만 정책방향이 여론방향을 결정하게 되므로 개인 생각과 철학을 읽을 수 있게 해야 한다.
 
② 당청관계 정립 필요
 
대표경선 당시 상황은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원성이 높았고, 불통에 대한 불만 등이 잠복해 있는 시기로 결국 친박-비박 게임으로 불 붙었던 선거전에서 친박계가 패한 것이다. 지자체 선거나 보궐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며 비박계를 선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당청관계에서 소통하고 당의 목소리를 반영하자는 의미가 들어 있었고, 대권후보자로 키워 보자는 당내 여론과 보수세력 내 민심이 맞아 떨어져 큰 표 차로 이겼다고 본다. 이러한 기대감을 실어 김무성 대표는 당청관계와 여당의 입지를 견고히 운영할 책임이 있다.
 
③ 협상 구조와 방법에 대한 다양성 필요
 
쟁점은 시도 때도 없이 생기는 것으로 민주사회에서는 쟁점 없는 정치란 있을 수 없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쟁점은 쟁점으로 풀어라’이다.
 
영수회담이나 5자회담, 중진모임, 사회지도자모임 등 다채널로 분위기를 바뀌어 주는 것도 좋다. 여당 내 중진들의 다양한 경험을 국정운영에 참고하는 것, 사회지도층과의 폭넓은 대화도 한몫을 할 수 있다. 끝장 토론도, 협박성 설득도 한 방편이 된다. 수사결과 등 돌발변수에 의한 재검토 약속 등도 역시 방향 전환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요즘 정치권은 눈치 보는 건지, 능력이 모자란 건지 알 수가 없다. 어떻든 야당이 거부하면 국정감사 일정을 잡을 수 없고, 본회의에 안건 상정이 어렵게 되며, 의사일정이 불가피하여 국회의장 직권상정했으나 결국 국회는 파행의 길로 들어섰다. 이것도 집권여당 대표가 풀어야 할 사안이다

정용택 박사/순천향대학교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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