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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북·중 무역의 현황과 전망국군의 날 특집 ③ 국방정책… 전문가가 본 허와 실
이종규 KDI 부연구위원 | 승인 2014.10.13 17:42|(175호)
   
▲ 北 노동신문은 17일자 3면에 신의주 방직공장에서 김정은의 신년사레 제시된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현지 생산모습을 보도했다. 2014.01.17.
북한경제에 대한 엇갈린 시선

최근 북한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어떤 경제학자들은 북한의 경제상황이 상당히 호전되고 있다고 평가하는데, 그 근거로는 최근 3년간 지속된 플러스 성장, 농상물 생산의 증대, 환율과 물가(주로 쌀값)의 하향 안정세, 평양에서의 소비 증가 등이 제시된다.
 
이에 반해 다른 쪽의 경제학자들은 현재 북한경제의 공식부문이 여전히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북한당국이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시도했던 개혁들이 모두 실패함으로써 지속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경제성장에 중요한 축을 담당해 왔던 대외무역 역시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0년 5·24 조치 이후 북한은 중국과의 교역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됨으로써 외부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게 되었으며, 이러한 리스크가 어느 시점에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도 예전과 같지 않다. 현재 북한경제의 기본구조 자체가 식량, 원유, 생필품 등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이에 필요한 외화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에 지하자원을 수출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북·중 무역에 이상이 생긴다면 북한경제가 상황에 대한 평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북·중 무역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북한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요한 축인 북·중 무역을 중심으로 최근의 동향과 향후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북-중 무역의 현 주소

2013년 북한의 대외무역은 중국과의 교역 확대에 힘입어 역대 최고치인 73.4억 달러를 기록했다. KOTRA의 북한 대외무역동향 자료에 의하면, 중국은 북한 대외무역의 89.1%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시킨다고 해도 77.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북·중 무역의 확대에 기인한다.
 
   
 
 
실제로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확대되어 왔는데, 2006년 일본과 2010년 한국의 대북 경제제재로 인한 대외시장 공백은 중국과의 교역으로 대체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2013년의 경우 제3차 핵실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사상 최대 교역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핵실험 이후 2013년 상반기 교역량이 감소하면서 국제사회를 통한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는 듯 했으나, 하반기에는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결국 2012년 대비 10.4% 증가한 65.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하반기 이후 대중수출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일부 수출용 전략품목에 대한 북한당국의 추가 자원투입 노력이 가시화되면서 이들 품목의 대중수출이 증가한 것이 전반적인 회복세를 견인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대중무역 사정이 개선되었다고는 볼 수 없는데, 지하자원 위주의 단순한 수출구조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2013년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석탄(HS2701)과 철광석(HS2061)을 수출했다. 석탄 및 철광석 수출은 각각 13.8억 달러와 3.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47.4%와 10.3%를 차지했는데, 이 두 가지 품목이 전체 수출의 57.7%이며 2012년 51.0%에 비해서도 더 늘어난 규모이다. 지하자원 다음으로는 의류제품(HS62, HS61)과 어패류(HS03)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북한의 대중수입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광물성 연료 및 에너지는 전년동기 약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부피가 큰 공산품을 골라 통관검사를 철저히 시행하기도 했는데(2013. 2. 15 연합뉴스), 이 영향으로 보일러 및 기계류(HS84), 전기기기, TV, VTR(HS85) 등과 같은 품목을 중심으로 무역이 감소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이어진 중국의 무역 위법사항 감시 강화로 수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중국의 통관검사, 현금보유 감시, 국경 밀무역 단속, 북한인 상대 출입국관리 등에 대한 강화조치가 양자 간 무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북·중 무역에 타격을 입혔다. 이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북한과의 무역을 전면적으로 축소하거나 중단한 것이 아니라 위법사항에 대해서만 감시를 강화한 경우이다. 특히 이러한 단속은 중국에서 북한으로 물건이 이동하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수입 측면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향은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요령성과 길림성에서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는 바, 통관검사 강화가 이 지역에서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통관뿐만 아니라 무역대금 결제 등에서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기업들의 대북 거래 분위기 자체가 위축된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2013년 북·중 무역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2013년 상반기에 북한의 제3차 핵실험 등 북-중 관계가 정치적으로 소원해지면서 중국은 북한과의 무역에서 위법사항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으며, 이는 수출보다는 수입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식량, 비료, 에너지 등 북한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전략물자보다는 차량, 기계, 전기기기 등 공산품을 중심으로 타격을 입었는데, 이는 중국 당국이 북한에 대한 사전 경고의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의 대중국 수입이 감소한다는 것은 북한경제 내 상품공급이 차질을 빚고 그로 인해 생필품 부족까지 초래할 수 있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경향은 과거의 핵실험 이후 받았던 영향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하반기에 사라지면서 결과적으로는 북한의 중국 의존도는 오히려 예년보다 높아졌다.

북한당국의 대응과 미약한 성과

대외무역 부문의 취약성을 인식하고 있는 북한 당국 역시도 무역 상대의 다각화, 수출품목의 다양화, 해외투자 유치 활성화 등을 통해 극복하고자 노력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북한은 2013년 3월 31일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대외무역의 다각화를 제시했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정점을 이룬 가운데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가 과거에 비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이러한 방향을 제시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북한의<경제연구> 제2호에서는 “무역회사들이 대외무역에서 그 나라들에 얽매이게 되면 그 나라들의 정치적·경제적 압력을 받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를 ‘전략적 이익 동반자’로 언급할 만큼 러시아와의 경제적 관게를 강조했는데, 조선신보(2014. 6. 9.)에 따르면, 쌍방은 1.2억 달러의 교역액을 4~5억 달러로 늘리고, 2020년까지 10억 달러까지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러 간 무역대금은 6월부터 달러화가 아닌 루블화로 결제가 이루어지고, 러시아가 북한의 채무 중 90%를 탕감하는 데 합의했으며, 북러 합작인 나진항 3호 부두의 개통식(7월 18일)이 열리는 등 활발한 경제교류가 2014년 상반기에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북·중 무역 교역액이 약 73억 달러인 것을 감안한다면 아직까지는 이를 대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다.

무역채널의 다각화뿐 아니라 수출품목의 다양화에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3월 경공업대회에 직접 참석해 “경공업발전의 전초선을 지켜선 책임감을 깊이 간직하고 생산을 대대적으로 늘리며 생산과 수출의 일체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한편 김정은은 함경남도 단천지역에서 생산되는 마그네사이트, 납(연), 아연 등 유색금속을 수출해 벌어들인 자금을 경공업 발전에 활용하라고 지시하는 등 자금조달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연탄과 철광석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아직까지도 전체의 57% 이상을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며, 2014년 상반기에도 이러한 높은 의존도는 개선되지 않았다. 당분간 이들을 대체할 수출품목이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이들을 수입하던 중국 내부의 수요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무연탄 수출의 경우 2014년 상반기에 급격히 감소(전년 동기대비 23.4%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다른 요인보다도 중국의 내수 부진, 그중에서도 철강생산의 감소에 기인하고 있다. 향후 중국 철강산업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에서 북한의 무연탄 수출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제도적·정책적 지원을 정비했다. 특히 해외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경재개발구법’이 제정되기도 했는데, 이 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물론 해외 동포들까지 투자할 수 있고 사무소 등을 설립해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건설, 첨단과학기술 부문 등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상품을 생산하는 부문의 투자를 특별히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대외교역을 관할하는 무역성과 외국자본 유치를 전담하는 합영투자위원회, 그리고 경제특구 개발을 맡고 있는 국가경제개발위원회를 통합해 내각 안에 ‘대외경제성’을 신설하여 업무의 중복을 피하고 정책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통일부, 주간북한동향 1209호). 경제개발구 및 경제특구 설치 발표, 재외동포 투자유치 강화 등에 종합적으로 대응할 필요성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해외투자 유치실적은 최근까지도 내세울만한 것이 없다. 오히려 핵실험, 남북관계 악화, 아라스콤 사건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 당국이 스스로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고려링크 지분의 75%를 가지고 있는 이집트의 오라스콤사는 급증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규제로 인해 이를 본국으로 송금하지 못하는 상황에 봉착하고 있다.

북한 대외무역 평가 및 전망

최근 북한 대외무역의 특징은 ‘특정 국가, 특정 품목, 특정 유형’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3대 불균형 구조로 요약된다. 즉, 대외무역에서는 북·중 무역(전체 무역의 89%), 수출품목에서는 무연탄과 철광석(전체 수출의 58%), 남북교역에서는 개성공단(전체 남북교역의 99.5%)에 더욱 의존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대외무역구조는 그만큼 외부충격에 취약해졌다는 의미다. 현 시점에서 북한당국의 더 큰 고민은 불균형한 대외무역구조 자체를 그대로 유지하는 일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작년 핵실험 이후 강화되었던 통관검사가 몇 달 후에 다시 느슨해지기는 하였으나, 군사적 도발로 인해 중국 기업들이 북한과의 거래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과 무역대금 결제 등에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북-중 접경 지역 현지조사에서 인터뷰한 중국의 대북 무역업자들은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은 단기적인 투자만 산발적으로 진행할 뿐 중장기적인 투자에는 선뜻 나서기 어려워한다. 중국 기업들의 대북 거래에 대한 수요가 추가적으로 감소할 요인이 있는 것이다. 또한 중국 내에서 철강산업이 부진함에 따라 무연탄에 대한 수요도 함께 감소할 가능성도 높다.

즉, 중국정부의 인위적인 통관검사 강화보다는 중국 민간 측면의 수요 감소가 북한의 대중 수출과 대중 수입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수입에 타격을 입으면 중요한 외화벌이 채널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북한당국으로서도 부담스럽다.
 
비핵화 문제를 비롯한 국제정치에서의 불확실성, 한국과의 정치·군사적 관계 불안, 열악한 인프라 및 전력 문제 등 근본적인 사항들을 개선할 수 있는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북한 대외무역의 취약한 구조가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종규 KDI 부연구위원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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