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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차례 해외순방 마친 박근혜 대통령의 ‘글로벌 리더십’세일즈·안보외교에 방점…시진핑, 北·日 건너뛰고 韓 먼저 찾아
이아름 기자 | 승인 2014.10.13 15:48|(175호)
   
▲ 지난해 9월 6일,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틴 궁전에서 G20 공식촬영을 하고 있다.
 
취임 후 최초 해외순방길… 오바마 대통령 조우 (2013년 5월 5~9일)

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정상 간 개인적 신뢰 및 유대 구축으로 향후 3년간 긴밀한 정책 공조를 위한 기본 틀을 마련했다. 양 정상은 첫 정상회담에도 불구, 진솔하고 화기애애한 대화로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각인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절도 있고, 강하며, 할 말을 다하는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북핵·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동 전선’을 통한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도발-보상-재 도발’이라는 악순환의 고리 차단 및 북한의 변화 유도를 위한 공조 방안을 마련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공동 선언 및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및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미 측의 지지도 확인해 한반도 및 동북아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갈 동력을 확보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 제거 및 창조경제 분야 협력기반 마련 등의 성과를 거뒀다. 미국 방문을 국가적 차원의 IR(기업설명회) 계기로 활용해 보잉 등 7개 업체에서 3억 8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수행 경제인 동행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및 안정적 경제 운용에 대한 국제사회의 확신을 심어준 계기로 삼았다. 
 
   
▲ 지난해 6월 28일 오후, 중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최한 특별오찬에 참석하였다.
   
▲ 지난 7월 3일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좌) 주석이 기자회견 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중국 국빈방문, 시진핑 주석을 만나다 (2013년 6월 27~30일)
 
7시간 30분이라는 장시간 동안 다양한 형식의 회동으로 시진핑 주석은 박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우의와 신뢰를 표시했다. 공항영접 인사, 만찬 장소·규모·구성, 특별오찬, 섬서성 당서기와 성장 동시면담 등 중국의 각별한 국빈방문 예우도 눈에 띄었다. ‘한·중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를 위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과 이행계획을 담은 ‘부속서’ 채택 및 1개 협정과 7개 양해각서 체결 등 양국관계 발전의 중장기 청사진을 체계적으로 마련했다.
 
특히 정상 간 및 각료급 간 등 전략적 소통체제 강화, 인문·교류 협력 강화, 높은 수준의 FTA 추진 확인 등 경제·통상 등 실질 분야 교류 협력 확대·심화,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공조 강화, 지역에서 나아가 국제문제까지 협력 강화 등에 합의했다. 이같은 합의는 과거에 비해 내용이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높아졌고 양국관계 발전의 틀도 더 체계화됐다.
 
아울러 한·중 정상회담 및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의 북핵 불용 입장 및 우리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과거에 비해 가장 진일보한 문안으로 중국 측의 지지를 확보했다. 또 중국 측은 박 대통령이 주창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상을 환영하고 남북관계 개선 및 긴장완화를 위해 한국 측이 기울여 온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함으로써 미국정부에 이어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중국은 우리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평가하고 원칙적인 지지를 표명했으며 범지구적 문제와 국제무대에서 한-중 간 소통과 협조 및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6월 29일 칭화대학교에서의 강연에서는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 제목의 연설을 하며 도입부와 마지막 부분에서 중국어를 사용해, 중국을 이해하는 외국정상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 박근혜 대통령 2013년 해외 순방 결산 <자료제공 : 청와대블로그>
 
G20 회의 참석 후 베트남 방문(2013년 9월 4~11일)
 
박 대통령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선진국과 신흥국을 엮는 가교의 리더십으로 선진국 출구전략에 대한 정책공조, 지역금융안전망 역할 강화 등 쟁점사안에 대한 합의도출에 기여했다. G20이 약속이행으로 신뢰를 회복하도록 정상들의 강력한 리더십을 당부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 행동계획’, ‘보호무역조치 동결서약’, 개도국 개발지원 등 정책공조 약속에 대한 상시·효과적인 이행점검체계 마련을 제안하는 등 G20이 프리미어 포럼으로서의 기능을 회복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G20 회의 계기에 열린 한·러시아 정상회담은 양 정상 간 첫 회동으로서 정상차원의 친분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또 정상 및 신정부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러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려는 공동의 노력 의지를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 현안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해결하겠다는 의지 표명과 함께 우선 가능 사업과 중장기 사업으로 구분해 추진하는 구상을 선제적으로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도 이에 적극 동의를 표했다.
 
이어 열린 한·독일 정상 회담에서는 정상 간 각별한 친분을 확인하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및 동북아 평화 협력구상에 대한 독일 측의 지지와 이해를 확보했다.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에서는 유라시아 협력 강화를 위해 중앙아시아 내 주요 협력 파트너인 카자흐와의 변함없는 협력 지속 의지를 확인하고 8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3대 경협사업의 원활한 이행에 합의했다.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사업 시행을 위한 양해각서 등 7개 분야의 양해각서도 체결해, 관련 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 특히 현재 200억 달러 수준인 양국 간 무역액을 2020년까지 700억 달러에 이르도록 지속적으로 무역을 확대하며, 2014년 중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 지난 1월 20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과 스위스 디디에 부르크할터 대통령이 베른 연방 재무부 청사에서가진 양국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ASEAN 3개국 정상회의·인도네시아 방문(2013년 10월 6~12일) 
 
박 대통령은 10월 6~12일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를 잇따라 방문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외교무대에서 활발한 다자외교와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APEC 정상회의에서는 우리 경제 성장의 핵심 기반인 무역 자유화 촉진 논의를 주도했다. 중견국 리더로서 선·개도국 입장을 모두 고려한 가교 역할도 수행했다. 박 대통령은 DDA 협상 진전 및 보호무역조치 동결 연장을 위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역내 무역자유화 협상들이 높은 수준의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달성을 위한 주춧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서 거둔 큰 성과는 중국과 대북 문제에 대한 공조를 재차 확인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에서 시 주석으로부터 “북핵보유를 반대하며 북한의 추가적 핵실험을 결연히 반대한다”는 분명한 발언을 이끌어 냈다.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초청으로 국빈방문한 영국에서는 버킹엄 궁에 3박 4일간 머물며 영국 왕실로 부터 최상의 환대를 받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오는 2020년까지 양국 간 교역 및 투자를 지금의 2배 규모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창조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고 원자력에너지 연구개발 및 원전건설·해체관련 협력, 문화·창조산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양국 정부 및 유수의 연구기관·대학 간 기초과학·에너지기술·ICT·문화산업 등 분야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박 대통령의 벨기에 방문 기간 중에는 바스프, 베르살리스, LFB, 솔베이, 지멘스 등 EU의 대표적 기업 5개사로부터 총 3억 7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어 유럽연합(EU) 본부도 방문해, 헤르만 반 롬퓌이 EU 상임의장 및 조제 마누엘 두라옹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 및 오찬을 갖고 양측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내용을 담은 ‘한-EU 수교 5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박 대통령은 순방 중 정상들에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우리 정부의 신뢰외교 기조를 설명하고 국제적 이해와 지지를 얻어내는 외교적 성과도 거뒀다.
 
   
▲ 지난해 10월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의 단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14년 첫 순방국으로 인도·스위스 택해…
 
박근혜 대통령의 1월 15∼22일 인도 및 스위스 국빈방문도 세일즈외교와 창조경제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의 최우선 화두로 ‘경제’를 내세운 박 대통령이 핵심 경제기조인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이들 두 나라를 새해 첫 방문국가로 선택한 것이다. 12억 명의 인구를 가진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진 인도는 세일즈외교와 창조경제 협력을 모색하는 데 더 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고, 우수한 과학기술과 세계적인 국가경쟁력, 효율적인 직업교육체계,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체계를 갖추고 있는 스위스 역시 향후 창조경제 구현 차원에서 반드시 견학해야 할 곳으로 통하는 만큼 방문 자체에 큰 의미가 있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싱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정치·경제·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등 제반분야 협력 방안과 지역 및 국제문제 등을 논의했으며, 각종 경제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인도가 12억 명의 세계 2위의 거대 내수시장을 가진데다 2017년까지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세일즈 및 비즈니스 외교와 창조경제 협력 모색에 집중했다.
 
스위스 창조경제 ‘견학’…다보스포럼서 ‘대한민국 IR’박 대통령은 인도에 이어 18일부터 스위스를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빈방문해, 베른에서 21일까지 머물며 디디에 부르크할터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했다. 스위스는 우수한 과학기술과 세계적인 국가경쟁력, 효율적인 직업교육체계,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체계를 갖추고 있는 나라이므로 박 대통령은 스위스가 강점을 지닌 분야를 직접보고 창조경제와의 연계를 도모했다. 
 
박 대통령이 상공업직업학교를 찾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 대통령은 이어 스위스 다보스로 이동해, 제4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홍보에 나섰다. 특히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잇따라 접견해,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권유했다.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도’ 재편
 
지난 7월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냉전 해체 이후 지속돼 온 미국과 중국 중심의 전통구도가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정세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전략적으로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기회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에게는 전략적 가치를 증대시켜 동북아 정세에서의 역할 확대를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우선 시 주석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찾은 데서 북중 관계의 현실이 감지됐다. 북한의 3차 핵실험과장성택 처형 등으로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양측 간 최고위급 교류가 이뤄지지 못하는 불편한 상황에서 시 주석의 한국 방문이 이뤄졌다. 시 주석의 한국 방문은 일본에 대한 메시지 성격도 크다. 중일 양국은 새 정부 출범 후 아직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상태다.
 
나아가 한중 양국 정상이 일본의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해 같이 강경한 목소리를 낸 것도 이전에는 없었던 모습이다. 이는 기본적으로는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고 고노(河野)담화를 부인하는 한편, 군사적 보통국가화 이상을 추구하는 듯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우경화 행보에 대한 반작용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통적인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를 흔들기 위한 중국의 계산이 깔렸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경제적으로 부상한 중국은 이른바‘아시아 신 안보관’을 기치로 아시아에서 중국에 우호적인 안보 질서를 구성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안보 체제를 바꾸려는 일종의 현상 변경 시도인 셈이다. 미국이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는 아베 내각의 과거사 도발은 적절히 견제하면서 집단자위권 행사 결정은 환영한 것은 이런 차원이다. 나아가 미국은 일본인 납치 문제를 이유로 북한에 대해 독자 행동을 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도 아시아 재균형 정책 틀 내에서는 용인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처럼 세일즈·다자외교에서 큰 성과를 낸 박근혜 대통령의 글로벌 리더십은 국제적으로 인증받기에 충분하다. 국내에서도 북미 순방 결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 긍정 평가는 49%로 1주일 전 대비5%p 높아졌다.
 
그러나 북미 순방 기간 중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돌연 사퇴함에 따라 대통령의 ‘순방징크스’가 다시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지적됐던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 부실 논란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지, 해외순방 때마다 불거지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아름 기자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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