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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윤지원 | 승인 2014.09.11 14:52|(174호)

   
▲ 윤지원(구 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 전공교수
2014년 7월 18일 북·러 양국은 나진항 3호 부두 화물터미널 현대화 공사의 마무리를 알리는 개통식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러시아 철도공사(RZD)와 북한의 합작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일환으 로 2000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합의로 시작됐다. 개통식에서 RZD 부사장 알렉산드르 살타노프는, “이 터미널은 컨테이너 화물용으로 건설됐지만, 당분간은 러시아 석탄 수출용으로 이용되고, 러시아 석탄·철강 그룹인 ‘메첼’이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나진항 개발과 남·북·러 경협 확대

이번 사업을 위해 2008년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은 7대 3의 비율로 투자해 합작회사 ‘라손콘트란스(RasonKonTrans)’를 설립했다. 총 사업비 3억 4천만 달러 규모로 러시아 극동의 하산과 북한 나진항 54km 구간의 철도 개보수 공사와 나진항 현대화 작업, 이 시설들을 이용한 복합물류 사업 활동 등으로 구성됐다. 우선, 나진~하산 철도의 개보수공사가 2013년 9월 완료되어 열차 운행이 본격화됐다. 재개통된 철도구간은 본선 52㎞와 나진에서 나진항까지의 지선 2㎞ 등 총 54㎞이고, 화물열차 속도는 30~40km에서 70km까지 향상됐다. 낡은 철로의 현대화 공사를 통해 러시아 측 20㎞ 구간 보수와 북한 측 두만강역~나진항 30㎞에 러시아식 광궤(1520mm)와 북한식 표준궤(1435mm)로 구성된 32km의 ‘복합궤’가 설치됐다.

부동항인 나진항은 북한의 동해 최북단 두만강 하구의 중국, 러시아 국경에서 각각 도로와 철도로 50~60㎞ 떨어진 곳이다. 나진항은 러시아의 광산지역과 아시아 항구들을 연결해 주는 최단 경로로서 석탄 수출에 적합한 항구인 셈이다. 러시아는 2012년부터 나진항 3호 부두를 49년간 장기 임대하고 700억 원 규모의 화물터미널 현대화 공사를 진행했다. 이곳에 연 400만~500만t의 화물 처리와 3만t급 화물선 접안이 가능하도록 선적 및 하역 시설 개보수 공사를 추진했다. 또 부두를 콘크리트로 재포장하고 석탄을 싣는 이동식 크레인의 레일과 연료탱크를 설치해,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도록 부두 수심도 기존 9m에서 12m로 깊게 팠다. 이로써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철도 개통으로 부두까지 접근성이 좋고, 철도 시설 이용이 편리해져 다른 운송수단이 필요치 않기 때문에 경제성이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10월 초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G20 정상회의 기간 중 푸틴과의 정상회담에서 나진~하산 철도를 이용하는 물류사업에 관심을 표명했다. 동년 11월 푸틴의 서울 정상회담에서 남·북·러 3각 경협사업 추진을 위해 ‘코레일, 포스코, 현대상선’을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참여하는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5·24 대북 경제제재에 따라 한국 기업의 대북 직접투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러시아 지분을 통해 간접 투자하는 형태로 추진 중이다. 한국 기업은 북·러가 3대 7의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회사의 러시아 지분 중 50%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 기업은 사업타당성 조사를 위해 2차례의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1차는 2014년 2월 11부터 13일까지 코레일, 포스코, 현대상선 등 3사 컨소시엄 관계자 18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러시아의 블라디 보스토크를 거쳐 나선특별시를 방문했다. 나진항 3부두와 나진∼하산 간 철도 시설 등 현장을 실사했다. 주로 재무관계, 철도, 항만 등 세 분야로 나눠 진행됐고, 선로의 상태, 철도역사, 나진항 부두 시설, 물동량 등이 점검됐다. 이어 2차 실사는 지난 7월 15일부터 22일까지 3사 컨소시엄과 정부 관계자들이 진행했다. 2차 실사 때 북한 철도성 김창식 대외협력국장 등이 실사단과 접촉했는데, 우리 기업의 참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향후 우리 기업의 참여가 이뤄질 경우 신변 안전 등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향후 코레일은 기본 사업인 철도 사업 관련 업무를, 포스코는 북한의 철광석 등의 원자재 수입 여부, 현대상선은 국내 반입을 위한 해상 운송을 담당하게 된다.

유라시아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위하여

실질적으로 북한에서 우리 기업과 러시아 간 투자계약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제약점을 고려해서 통일부는 실사를 마친 기업들로부터 투자검토 보고서를 제출받을 계획이다. 러시아 측과 지분투자 및 사업운영 방안, 석탄수입 협상 등도 과제로 남아 있다.

연내 또는 내년 초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르면 연내에 포스코가 하산~나진 철도를 통해 운송된 러시아산 석탄을 나진항에서 다시 선박을 통해 포스코 포항 제철소까지 들여오는 시범사업이 진행될 것이다.

이처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사업은 외교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푸틴 대통령의 실용주의적인 ‘신동방정책’의 가시적인 성과이자 극동시베리아 개발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새로운 경협 파트너로서의 자국의 입지가 북한 내에서 한층 강화될 것이다. 또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직접 투자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면 철도를 이용한 물류 및 에너지 경제 분야가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나진~하산 철도와 TSR 연결을 통해 유럽지역으로의 물류사업 확대를 위해 한국과 동북아 국가들의 수출 화물 확보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북한 영토를 관통하는 남·북·러 가스관(PNG) 연결 사업으로의 확대와 ‘유라시아 실크로드’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은 상호 이익이 관철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시너지 효과는 북한의 경제적 이득과 개혁·개방에 대한 한·러의 영향력 확대와 남·북·러 3각 경협에 대한 북한 권력층의 인식 변화 등이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러시아의 절대적 지지와 협력은 중요한 핵심 축일 것이다. 유라시아 시대 구축을 위해 무엇보다도 러시아의 ‘가교 역할’과 양국의 인적·문화적 교류 등을 포함한 다층적이고 전방위적인 협력 강화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역대 정부가 추진 중인 양자와 다자외교를 통한 북방외교 정책의 외연 확대이자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과의 협력 증진이라는 복합공간으로서의 새로운 신성장 동력의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윤지원  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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