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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정포커스②] 새정치민주연합 어디로 갈 것인가?세월호특별법 어떻게 풀어야 할지 숙제
정연정 배재대학교 공공정책학과 교수 | 승인 2014.09.11 11:49|(174호)

   
▲ 정책조정회의 발언하는 박영선지난 8월 13일 오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조정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박영선(가운데)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7·30 재보선에서의 야당의 참패는 세월호 프레임의 실패로 규정되곤 한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국가사회에 던진 문제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개인존엄성과 안전이 국가나 정부로부터 충분히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부의 축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탐욕스러운 자본행위가 만연되어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이러한 탐욕스러운 부축적 욕구와 결탁하는 공무원 또는 공적 영역이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 역시 이러한 문제를 국가대개조라는 다소 도발적인 용어를 통해 심각성을 표현한 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재발 방지, 그리고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지난 보궐선거에서 매우 중요한 화두였음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도 세월호 프레임이 대통령 흔들기가 아닌 대통령 스스로가 눈물로 호소했던 국가대개조의 엄중한 작업을 위해 정부가 잘못했던 일,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개혁적 조치를 수행해 갈 것인지를 명시하라는 일종의 엘로우 카드성의 세월호 프레임을 선거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야당이 던진 엘로우 카드는 보궐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충분한 지지와 동의를 받지 못했다. 이후 여당과 청와대는 보궐선거 결과를 세월호 프레임으로부터의 해방으로 읽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보궐선거 이후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야 원내협상의 무게중심은 한쪽으로 심각하게 기울게 되었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의 여야 대립 쟁점은 진상조사위원회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립적으로 부여하는 것에서 진상조사위원회 외에 특별 검사를 통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이전됐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의 협상안으로서의 ‘특검’안을 받아들였고, 박영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의 협상에서 상설특검법에 규정된 특검추천위원회를 통해 특검을 대통령이 낙점하는 방안을 전제로 사실상 여당의 특검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타협했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협상 결과는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뿐 아니라 장외의 시민사회단체, 유가족들은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고, 1차 협상안이 당내에서 추인되지 못하면서 또다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리더십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후 박영선 원내대표는 재협상 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당의 내홍은 더욱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이 처한 고질적인 문제를 전형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박영선 원내대표·비상대책위원장이 여당 대표와 협상한 내용이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심각한 당내 도전과 반발로 이어지는 사태, 소수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중요한 결정을 철회하고 재협상이라는 카드를 상대 당에 내놓을 수밖에 없는 지도부의 무기력함 등이 새정치민주연합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반복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보궐선거 참패 이후 공동대표가 사퇴하고 지도부가 부재한 상태에서 비대위 체제로 넘어간 상태지만, 130명의 당내 국회의원은 위기의식을 공유하기는커녕 이른바 지도부 흔드는 작업을 소신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유가족 입장이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제1 야당의 원내대표를 통해 정당의 책임을 전제로 공통 입장을 정리하고 대응하는 조직적 노력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감정과 정서에 기대어 대안을 마련하기보다 는 문제점만 지적하는 야당으로 낙인 찍혀 세월호라는 전대미문의 대참사가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에서도 유권자들은 야당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 현실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아직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어쩔 수 없는 불감증인가 아니면 그 상황이 계파정치의 확장을 위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현실에서 야당의 총체적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오히려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이런 불안정한 자당의 모습을 ‘민주적’이라고 자위한다.

그렇다면 정당은 왜 필요한가, 그리고 정당은 왜 수권정당이 되어야 하는가, 특정 계파가 당 권력을 획득하더라도 선거에서는 항상 패배하는 정당이 있어야 하는가 등의 질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당은 엄연히 정책과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이를 선거에서 실현하고 수권을 통해 지지자와 유권자에게 응답해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부는 정당의 존립을 위해, 그리고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필요한 권한을 위임받는 것이다.

물론 지도부가 당내에서 소통을 거부하고 위임된 권한만 향유하려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특정한 계파의 권력 쟁취를 위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면 이러한 정당의 공적 책임성은 확보될 수 없다. 이것이 정당이 작동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개인 정치를 정당 정치로 확대해석하는 당내 분위기와 개별 의원들의 인식을 바꿔야 살길이 있다. 이러한 문화가 변화되지 않는다면 그 어느 지도부가 등장해도 분열의 홍역을 앓는 취약한 조직으로만 남을 수밖에 없다.

당내 지도부 중심의 통합을 추인할 수 있는 중진들의 역할이 매우 부족한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실이다. 당의 혼란과 어려운 갈등의 장에서 당의 중진급 의원들은 어려운 논란을 풀어내고 방향을 잡아가는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이 당 안팎에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와중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중진급 의원이나 인사들은 각자의 정치를 수행할 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지성을 제공하는 주춧돌 역할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지도부의 취약성, 그리고 당 조직의 허리라고 일컬어지는 중진급들의 집단적 노력 부재현상이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진급 의원들은 세월호특별법 협상과정에서도 특정 계파의 보스로서 기능할 뿐 새정치민주연합 전체를 위한 조직의 노력과 헌신은 미미한 상태인 것이다. 따라서 130명의 개별 국회의원과 언제라도 흔들릴 준비가 되어 있는 지도부가 단기적으로 동거하고 있는 어색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런 취약성 때문에 세월호 선거 프레임이 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즉, 추상적인 프레임 밑에 튼튼하게 자리해야 하는 야당의 자기 개혁의 노력과 의지, 그리고 견고한 조직력이 없기 때문에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에서도 패배하는 것이다. 그래서 야당은 언제나 문제만 제기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은 너무나도 잘 인지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나 보궐선거 모두를 되돌아보아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자기 개혁 노력, 특히 인물, 세력교체와 같은 개혁적 노력을 거의 실현하지 못했다.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의 인물 교체 노력과는 달리 새정치민주연합은 인물 교체 측면에서 실패함으로써 인물 전쟁에서 거물급 인사들이 줄줄이 패배한 것이다. 얼마 전 손학규 상임고문의 정계 은퇴는 대중에게는 아름다운 은퇴이지만, 당내에서는 어떠한 반향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당내 중진인 박지원 의원은 ‘조금 쉬었다 다시 돌아오라’라는 표현을 자제하지 않을 만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변화와 개혁에 대한 불감증을 보여주고 있다.

안철수 대표의 등장이 새정치민주연합의 개혁에 전혀 변화 요인을 제공하지 못한 것도 이러한 만성적인 개혁 불감증이 새정치민주연합의 한계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특별법 정국 이후 심각한 혼란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원내대표·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가 벌써부터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절대절명의 순간에 자기(自起)의 변화와 공당으로서의 책임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당내 일부 강경파들의 명분 정치, 감성 정치, 극단의 정치는 이러한 변화과정에서 단호하게 극복돼야 한다. 또한 당 밖에 존재하고 있는 일부 조직들과는 명확한 선긋기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당이 외부 조직과 소통하고 정책적 협의를 구하는 것은 민주적 절차이고 과정이기는 하지만, 그들의 입장이 얼마만큼 대표성을 갖는 것인지에 대한 내부 거름장치 없이 정당의 행동을 제약하는 방식으로 투영되어서는 안 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미래 한국 정치를 위해 어떤 정당으로 정체성을 바꿔가야 하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서 과감한 혁신의 노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대안을 찾지 않고서는 수권 정당이 될 수 없고 더 나아가 정당으로서도 존립이 불가능하다.

원내 의원들의 기득권을 최대한 완화하고 지역의 평당원과 미래 정치신인들이 정당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확대하기 위한 조직 정비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임박해 있는 지역위원장 체제 개편을 전향적으로 할 필요성이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향후 공천의 수단으로 지역을 장악하는 관행을 극복하고 새로운 인물들이 지역에서 당세를 조직화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정당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최대한 열어야 할 것이다. 지역위원장이 자기 식구 심듯이 임명되는 대의원 체제도 전면적으로 개편되어 어느 누구라도 당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야당이라면 이 정도의 개혁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새정치민주연합은 가치로는 진보와 중도를 아우르는 정당이라고 표방하나, 조직으로는 매우 보수적인 관행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과감한 조직개혁이 필요하고 기존의 관행을 넘어선 진정한 대중 조직으로서의 정당 조직으로 과감하게 바꾸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비로소 귀족정치가 극복될 수 있다. 계파들의 지분 나누기로서의 지도부가 아니라 진정한 당 지도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혁신적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

이러한 의사결정 체제가 바뀌어야만 대표 역시 카리스마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계파들의 지분연합은 강력한 카리스마 지도자를 만들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당 통합을 반복적으로 수행해 왔지만 진정 새옷을 입지 않고 있고 이제 국민들은 이런 야당의 관행을 충분하게 학습했다. 앞으로 야당이 수권을 전혀 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나오고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결국 이러한 위기의식은 현실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연정 배재대학교 공공정책학과 교수  ychung10@p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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