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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서비스 활성화, 정치권 협조가 중요하다
온기운 /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 승인 2014.09.10 18:14|(174호)

   
▲ 국회 의정 모습.
경기 진작을 위한 불가결한 선택

정부가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교육, 금융, 물류, 소프트웨어 등 7개 유망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투자활성화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박 대통령이 1월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육성의지를 밝힌 보건·의료, 관광, 교육, 금융, 소프트웨어 등에 콘텐츠와 물류가 추가된 내용이다.

보건·의료 부문에서는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설립을 지원하기로 하고, 의료기관의 해외환자 유치와 해외진출을 위해 중소기업에 준하는 지원을 하기로 했다. 관광 분야에서는 영종도의 LOCZ·파라다이스·드림아일랜드와 제주도의 신화역사공원 등 현재 추진 중인 4개 복합리조트 사업의 애로(隘路)를원스톱으로 해결해 주며, 한강과 주변 지역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해 볼거리·즐길거리·먹을거리가 복합된 관광·휴양 명소로 조성하기로 했다.

   
▲ 서비스 산업 활성화 대책 분야별 목표
소프트웨어·정보통신 부분에서는 중소기업 제품과 농수산물만을 판매하는 공영 TV홈쇼핑 채널을 신설하고, 교육 분야에서는 패션, 호텔경영, 음악 등 분야별로 세계적 수준의 외국 교육기관을 유치하기로 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증시 가격제한폭을 현재의 ±15%에서 ±30%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물류 부분에서는 택배 차량을 1만 2천대 더 늘리고 원활한 화물 운송을 위해 4.5t 이상 화물차도 하이패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발표된 서비스 산업 투자활성화 대책으로 15조 원 이상의 투자효과와 18만 개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진국 수준으로 서비스업 비중 높일 필요

정부가 서비스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려는 것은 그동안의 제조업 위주 경제성장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데다, 특히 내수 진작과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서비스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불가결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우리나라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비중변화(부가가치 기준, %)
현 정부가 2014년 초에 ‘경제혁신 3개년계획’을 통해 목표로 내건 4%의 잠재성장률 달성과 73%의 고용률 달성, 국민소득 4만 달러 진입 등을 위해서는 제조업만으로는 역부족이므로 서비스업 활성화가 뒷받침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커 고용확대가 지상과제로 되어 있는 정부로서는 서비스업을 활성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서비스업은 전체 고용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으며 고용흡수력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2년 서비스업의 취업자 수는 약 1,750만 명으로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율 2.0%를 기록하며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최근 10년간 큰 변화가 없으나, 서비스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전 산업 대비 서비스업의 취업자 비중은 2004년 65.0%, 2008년 67.9%, 2013년 69.8%로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비스업의 취업자 비중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서비스업 활성화로 취업자를 더욱 늘릴 여지가 많은만큼 서비스업에 고용창출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갖고 있는 잠재력에 비해 서비스 산업의 발전 정도가 낮고,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서비스 산업의 비중도 낮은 편이다.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서비스 산업의 비중(부가가치 기준)은 2012년에 58.2%로, 2008년 60.8%에 비해 오히려 낮아졌다. 한국의 서비스 산업 비중은 미국(79.2%), 프랑스(79.2%), 영국(78.8%), 일본(72.3%), 독일(66.6%) 등보다 낮다. 국내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은 제조업의 3분의 2 수준,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경제 구조가 고도화될수록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경제의 서비스화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의 서비스업 발전이야말로 절실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특히 자영업 형태의 단순서비스업 비중이 높고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기반서비스 산업이 취약한 상황에서 정부가 서비스 산업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밝힌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다양한 대책들이 제대로만 추진된다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한 단계 높아지고, 제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산업 전반의 국제경쟁력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써 산업의 고용창출 효과도 높아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문제는 제반 대책이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보완하고, 이해집단의 반발이나 정치권의 벽을 어떻게 넘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 서비스업 고용비중 추이
이번 발표 내용 중 케이블카 추가 설치는 벌써부터 환경훼손이라는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외국병원 설립과 의료민영화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어 이를 설득하는 것이 변수다. 증시변동폭 확대는 건전한 투자보다는 투기성 매매가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TV홈쇼핑 채널을 하나 더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아도 홈쇼핑이 포화상태인데, 굳이 또 만들어야 하는가 하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기도 하다.

정치권 협조가 필수적

무엇보다 최대의 난관은 국회의 법 제·개정 절차를 거치는 일이다. 이번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새로 만들거나 바꾸어야 할 법률이 16개나 된다. 이들 법률에는 정부가 오래전부터 개정안을 통과시켜 규제를 완화하려고 했지만 야당의 반발로 난항을 겪었던 의료법, 관광진흥법, 자본시장법 등이 포함되어 있어 진통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개방형 병원이나 외국학교 유치에 대해서는 이미 법이 개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논란과 정부의 의지부족 때문에 아직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따라서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수출 전선이 험난해지고 내수가 극도로 침체되어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경제회생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업 활성화가 절박한 과제라고 하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더 이상 수출이 외끌이로 끌고 가는 경제가 되어선 안 된다. 내수가 균형 있게 성장을 이끄는 쌍끌이 경제가 돼야 한다.

정부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 설득해야 한다. 정치권 스스로도 더 이상 경제문제가 정치적 갈등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승적 견지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의 지지를 얻는 길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 12차례 서비스업 대책이 발표되었고 이번이 13번째이지만 국민들이 체감할만한 성과는 그다지 나오지 않았다. 그런 만큼 이번 대책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매우 크다. 정부와 정치권이 또다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 주길 바란다.

온기운 /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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