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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올여름 휴가 중 국정 구상은?박근혜 정부2기, 내각 힘 받을까
박찬호 기자 | 승인 2014.09.10 17:05|(174호)

세월호 사고와 유병언 사망 등으로 온 나라가 어수선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여름휴가를 두고 여야 정치권이 날선 공방전을펼쳤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특별법도 처리되지 않았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이 15일째 단식을 하는 상황에 휴가를 갈 때냐”라고 비판한 반면 여권인 새누리당은 대통령 휴가를 선거용 정치공세의 소재로 활용하지 말라며 전면 반박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적 엄중한 시기라는 점을 감안, 청와대에 남아 정국 구상에 몰두했다. 닷새간의 휴가기간 동안 고민보따리를 떠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꺼내놓은 해결책은 과연 무엇일까.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황우여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와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 4일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왔다. 부모님과의 추억이 깃든 경남 거제시 저도에 다녀왔던 지난해 휴가와는 달리 이번 휴가지는 ‘청와대 관저’였다. ‘세월호 참사’에 이은 ‘인사 참사’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번 휴가기간 청와대 내에서 ‘조용한 휴가’를 보내며 당면한 난국을 타개할 해법모색에 몰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를 마친 박 대통령이 꺼내들 위기탈출 카드는 무엇일까.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 28일~8월 1일, 5일 간의 여름휴가 동안 외부로 나가지 않고 ‘청와대 관저’에만 머물렀던 것도 어수선한 현 대한민국 상황과 무관치 않다.

세월호 난국을 타개할 해결책은…

박근혜 정부를 위기로 몰아넣은 세월호 참사, 인사 참사가 진행형인 상황에서 휴가를 떠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많았다. 일부 참모들은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무원의 여름휴가를 적극 장려했던 대통령이 솔선수범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진언을 했으나, 정작 박 대통령은 청와대 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난국을 타개할 해법을 찾는 ‘조용한 휴가’를 택했다.
 

박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기 직전 받아든 국정수행 성적표는 집권 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22~24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수행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취임 후 최저치인 40%, 부정 평가는 최대치인 50%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검·경의 ‘유병언 수사 실패’, ‘세월호특별법 제정 지연’ 등으로 인한 국민들의 추가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조사방식 : 휴대전화 RDD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 15%).

인사가 만사라 했는데…

이에 따라 지지율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박 대통령은 휴가 기간 난국을 돌파할 해법 마련에 골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적으로 박 대통령이 고민했던 부분은 그동안 번번이 발목을 잡았던 ‘인사 문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김동연 전 국무조정 실장의 후임으로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하는 등 13명의 장·차관급 인사를 단행하며 2기 내각 인선을 일단락지었다. 그러나 김명수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에 휩싸인 채 낙마하며 2기 내각은 미완의 상태로 출범했다.

특히 김 전 후보자의 후임으로는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황우여 의원이 곧바로 지명됐지만, 정전 후보자의 후임은 휴가 이전까지도 결론 내리지 못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은 휴가 중 인사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신임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선을 우선적으로 고민한 후 휴가를 마친 지난 3일 김종덕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를 신임 문체부 장관에 내정했다.

유병언 사망 후 폭풍은…

이와 함께 검·경이 3개월 넘게 쫓았던 유병언씨가 사망했다는 것이 뒤늦게 확인되며 ‘유병언 수사 실패’와 관련한 문책론 수준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황교안 법무부 장관, 김진태 검찰총장, 이성한 경찰청장 등 검·경 수뇌부에 대한 문책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던 상황에서 이들의 거취에 대한 결정을 휴가 기간 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수사 일선 책임자인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이 사퇴한 만큼 인책론은 여기까지 묻고 권력핵심부의 사과로 매듭을 짓는 방안과 수사선상의 최고책임자인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이 사퇴하는 방안을 놓고 청와대가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황교안 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고, 황 장관도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으나 당·청은 유임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휴가를 마친 박 대통령이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을 교체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그동안 야권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교체 요구가 끊이지 않았던 김 실장은 이례적으로 박 대통령과 같은 시기에 휴가를 떠났다.

   
▲ 프란치스코 교황 안내하는 박 대통령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국을 방문한 로마 가톨릭교회 프란치스코 교황을 영접, 공식환영식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통상 대통령이 청와대를 비우면 비서실장이 자리를 지키며 업무를 총괄해 왔는데, 이번에는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함께 휴가를 떠나며 박 대통령이 김 실장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의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휴가 이후 당시 허태열 비서실장을 교체해 청와대와 내각에 새바람을 불어 넣었다”며 “이번에도 휴가를 마친 후 국정운영 정상화와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분위기 쇄신을 위한 ‘비서실장 교체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휴가 직후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다수를 바꾸는 중폭 이상의 청와대 물갈이를 통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등으로 수세에 몰린 분위기 반전을 모색한 바 있다.

최경환 초이노믹스 효과

박 대통령이 집권 2년차를 맞아 야심차게 제시했던 ‘경제계획 3개년 계획’ 등 경제 살리기 방안들이 상반기에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 살리기를 위한 고민도 휴가 중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휴가 기간 중 치러진 7·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11대 4로 예상 밖에 대승을 거두며 경제 살리기에 매진할 동력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보선 압승으로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에서 탈출할 전기를 마련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도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과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 등 경제팀 투톱으로부터 꾸준히 경제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경제를 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북정책과 관련한 구상도 휴가 기간 다듬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집권 2년차 국정목표로 박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와 함께 강조한 통일대박론을 실천할 기구로 통일준비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이미 출범했다. 그러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통일부 등 유사한 기존 조직과 어떻게 차별화를 두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는데, 휴가 기간 동안 ‘통일대박론→드레스덴 선언’을 실천할 통일준비위의 활용 방안에 대한 모색도 박 대통령 휴가 고민의 한 축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휴가 기간인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힘들고 길었던 시간들… 휴가를 떠나기에는 마음에 여유로움이 찾아들지 않는 것은… 아마도 그 시간 동안 남아 있는 많은 일들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라고 적었다.

그의 표현대로 산적한 과제가 당면해 있던 상황에서 4박 5일간의 휴가 구상을 마친 박 대통령이 꺼내 놓을 결과물이 무엇일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박찬호 기자  chanbo227@dreamw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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