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정치 한반도 북한·한반도
한반도 특집 (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이후 한중관계 및 북중관계 전망
홍인표 | 승인 2014.08.12 16:39|(173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최고 지도자가 처음으로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찾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전임자인 장쩌민 주석과 후진타오 주석은 취임 이후 한반도를 방문할 때 평양을 먼저 찾은 뒤 서울에 왔다. 이것이 중국 외교의 한반도 정책에 관한 관례였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이런 관례를 깼다. 그는 2013년 3월 중국 국가주석 취임 이후 한국을 먼저 찾았을 뿐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는 만나지도 않았다. 앞으로 김정은이 연내 중국을 갈 것이냐는 북·중관계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연내 방중을 실현하지 못한다면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고집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진핑 주석 방한의 최대 성과로 양국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에 핵을 포기하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점을 들고 있는 중국 전문가들도 있다.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 당시 두 나라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개발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안정에 엄중한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은 처음 문건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는 데 의미를 둔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는 것은 중국 국가안보의 마지노선이다. 앞서 북한은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3년 2월 12일 오전 11시 57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바 있다. 당시 북한 중앙통신은 이번 핵시험(핵실험)은 이전보다 폭발력은 크면서 소형화·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해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다종화된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을 물리적으로 과시했다는 표현으로, 핵실험에 사용한 물질이 기존의 플루토늄이 아닌 고농축우라늄(HEU)임을 시사했다.북한이 중국 동북지방과 가까운 함경북도에서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동북지방에 살고 있는 중국 사람들에게 엄청난 공포심리를 안겨다 주었다. 북한이 계속해서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동북지방에 있는 중국인들의 생명과 안전은 현실적인 위협을 받을 것이며, 중국의 국가 이미지도 크게 손상을 입을 것으로 중국 측은 판단했다. 북한 김정은 체제가 계속해서 국제사회 반대를 무릅쓰고 핵실험을 강행하면 중국도 더 이상 북한을 지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속내다.

  물론 북한을 이대로 버릴 수 없다는 심리도 중국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북한이 버티고 있어 중국이 미국과 직접 군대를 사이에 두는 상황을 피하는 만큼 완충지대 역할을 맡고 있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950년 10월, 중국이 한국 전쟁에 참전을 결정한 것도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미군과 대치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마오쩌둥 주석의 아들인 마오안잉을 비롯해 수십만 명의 중국 인민지원군 병사들이 한반도에서 피를 흘렸다.

  구소련이 무너져 냉전이 끝난 지 20년,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선언하면서 국제사회와 동참한 지 30년이 흘렀다. 냉전 때만해도 서방과 공산권 국가들이 이데올로기에 따라 형제끼리 손을 잡고 공동으로 적을 상대했다. 서로 대가를 바라지도 않았고, 그저 이데올로기를 같이 한다는 이유만으로 원조를 주고받곤 했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다. 협력과 발전이 국제사회의 새로운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국제사회에 동참하고 세계화의 혜택을 입고 가난한 나라에서 지금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2개국(G2)로 급부상했다. 이제 누가 누구의 형제이고, 누구의 적인가. 어떻게 보면 중국이 급속한 국력신장을 한 것은 미국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미국은 중국의 값싼 제품을 사들이는 이점을 누리기는 했지만 중국은 값싼 노동력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탈바꿈했고, 덕분에 국력을 급속도로 키울 수 있었다. 이런 바탕에는 중국산 제품을 소비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 미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국이 수많은 희생을 치러야만 했던 북한의 존재는 이제 중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갈수록 부담이 되고 있다. 반세기 동안 중국은 북한에 기름과 식량을 비롯한 물자와 돈을 엄청나게 지원했다. 아직 구체적인 수치는 대외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무상원조는 매년 2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수출 대금을 주고받는 무역거래가 많아지기는 했지만, 중국과 북한 국경지대에 있는 10여 개 세관을 통해 들어간 물자는 북한을 지탱하고 있는 주요한 생명줄이다. 언젠가 중국이 국가기밀을 해제한다면 중국 국민들은 북한에 대한 지원 규모에 처음에는 놀랄 것이며 놀람이 곧 분노로 변할 수도 있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그토록 많은 지원을 받은 북한의 최근 태도는 중국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계속 강행하고 있다. 중국이 국제 여론을 감안해 북한에 자제를 요청했지만 매번 보기좋게 무시당하고 있다. 물론 북한이 지난해 2월 3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후 아직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은 것은 중국의 압력(일종의 권유라고나 할까)을 북한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평가다. 하지만 북한이 언제 핵실험을 단행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주요한 외교적 성과로 평가하고 있지만, 지금 북한의 일방적인 중단 선언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국이 이런 북한을 계속 감싸고 돌 경우,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다. 지금이 냉전 시대이거나 미국이 일방독주를 하고 있는 상태라면 중국이 북한과 손을 잡고 맞서는 모양새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이 핵보유국인 만큼 두 나라가 핵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전무하다. 북한은 중국에게 전략적 가치보다는 전략적 부담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외교정책에서 국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비핵화가 중국 한반도 정책의 핵심이다. 한반도의 현상유지가 무너지는 것이 중국 국익을 가장 해친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체제가 무너져 탈북 행렬이 중국으로 건너오는 것이 중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중국은 한반도 현상유지를 바라지만 부득이 통일을 하게 된다면 한국 주도의 통일도 용인할 의사가 있어 보인다. 다만 통일 정부는 미국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등거리 외교정책을 펴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 방한을 계기로 북한에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김정은 방중을 핵포기와 연계시킬 가능성마저 있어 보인다. 일부 극단적인 성향의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을 포기할 경우 부담은 줄어들고 경제개발에 더욱 매진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한중관계가 가장 좋았을 경우를 전제로 한다.

  중국은 한국과 새로운 동맹을 맺자고 적극 나서고 있다. 앞으로 양국관계가 당분간 순조롭게 흘러가겠지만 걸림돌이 생길 수도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방한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제안했다. AIIB는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과 같이 미국이 주도하는 금융질서에 대항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고, FTAAP도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겨냥한 것이다. 우리로서는 동맹관계인 미국과 한국과 새로운 동맹관계를 모색하고 있는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할 수도 있다. 미국은 이미 AIIB 한국 참가를 보류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15년, 내년이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이며 한반도 광복 70주년임을 강조하면서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함께 기념행사를 갖자고 제안했다. 이것은 두 나라가 그동안 보여 온 느슨한 형태의 과거사 공조를 공식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중국은 댜오위다오(일본 이름 센카쿠 열도) 영토분쟁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손잡고 일본과 맞서는 모양새를 갖춰나가고 싶어하는 것이 중국 측 의도다.

  중국은 시진핑 방문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를 한단계 격상시키면서 한중동맹 추진을 암중모색하고 있다. 미국이 동맹국인 일본, 한국과 손잡고 중국을 포위하려는 전략에 세우고 있는 데 대해 중국은 한미일 동맹의 한축인 한국의 손을 잡고 포위망을 뚫으려 하고 있다

홍인표  0162661240@hanmail.net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발행인 인사말회사소개정경시론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01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1 한서리버파크 1502~3호  |  대표전화 : 02)782-2121  |  팩스 : 02)782-9898
사업자등록번호: 107-06-75667  |  제호 : 데일리정경뉴스  |  등록일자 2005년 5월  |  등록번호 : 서울아00449
발행일 : 2000년 4월  |  대표이사: 최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
Copyright © 2020 정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