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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정부 아시아로의 ‘동진정책’과 시사점
정경NEWS | 승인 2014.06.11 17:58|(171호)

 

   
▲ 윤지원 (구 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 전공교수
최근 들어 러시아가 아시아로의 동진정책이 다층적이고 복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푸틴 3기 정부 출범 이후 러시아의 극동지역 개발을 중심으로 북한과 경제관계 증진과 중국과의 경제 및 군사안보 밀월관계가 꾸준히 모색되고 있다. 특히 동중국해에서의 중러 합동훈련은 일본과 해양영토분쟁 중인 중국에 러시아가 전략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전략으로 간주된다.


북러, 철도 연결과 고위급 회담
우선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북러 경제관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해 9월 중순 러시아의 극동 국경도시 하산역과 북한의 나진항을 연결하는 54km 철도 구간이 개통됐다. 2008년 합작회사 설립 이후 지난 5년간의 개보수 공사 끝에 90억 루블(약 3,000억 원) 규모의 공사비를 러시아가 전액 부담했다. 이 공사로 인해 화물열차의 속도를 시속 70km까지 올릴 수 있게 됐다. 또 러시아는 나진항 3호 부두를 49년간 장기 임대하고 화물터미널을 현대화하는 공사도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향후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유럽행 수출 화물을 나진항으로 유도하여 하산-나진 철도를 이용하는 물류사업의 진전을 표명했다.

더욱이 러시아 최고위급 인사들이 북한을 방문해서 경제협력을 강화했다. 지난 4월 말 유리 트루트네프(Yuri Trutnev)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와 로두철 북한 내각 부총리 등 양측 고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담을 가졌다. 러시아는 북한에 소방차 수십 대를 기증했고, 경제와 철도•운수 분야 협력합의서도 체결했다. 양국은 답보상태에 있는 현재의 교역량(1억 달러)을 2020년까지 10배인 10억 달러로 확대하는 것에도 전격 합의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대외교역에서 유로화를 결제통화로 사용하고 있는 북한이 러시아와 무역에서는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로 대체하는 방안 등도 논의됐다.

북한은 러시아산 상품 가격 할인과 북한 수출품에 대한 품질심사 기준 완화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구소련 시절의 북러 협력방식은 더 이상 용인되지 않으며, 양국의 경제 협력은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북한에 표명했다. 이어 “새로운 북-러 협력 원칙과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6월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6차 정부 간 위원회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추가로 신규 차관도 요청했다. 트루트네프 부총리 일행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를 만나고 리룡남 무역상과 회담했다. 북러 경제협조 합의서에 조인한 이후 귀국했다. 북한은 러시아대표단 방문과 성과를 포함해 북러 친선 관계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에 대한 채무 탕감과 파급효과
또 다른 중요한 성과는 러시아의 북한 채무 탕감을 들 수 있다. 북러는 구소련 붕괴 직후부터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북한이 빚진 차관과 채무탕감에 대해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동안 이견을 보여 20여 년 동안 중단되었다가 지난 2011년부터 논의가 재개됐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채무 탕감 합의를 급진전시켰고 2012년 관련 협정에 서명했다. 러시아 하원은 지난 2월 중순 정부가 제출한 협정 비준 법안을 승인했다. 4월 말 상원도 이를 통과시켰다. 결국 지난 5월 초 푸틴 대통령의 탕감 협정 비준 법안에 최종 서명함으로써 발효됐다. 이번 협상에서 러시아는 북한이 구소련 시기 북한이 상환해야 하는 채무 약 109억 달러(11조 2,000억 원) 중 90%인 100억 달러(약 10조 3,000억 원)를 탕감해 주기로 했다.

남은 채무 상환금 중 10%인 10억 9,000만 달러 (1조 1천억 원가량)는 북한이 20년간 40회에 걸쳐 분할 상환해야 한다. 북한 대외무역은행에 개설된 러시아 대외경제은행(브네슈에코놈방크) 계좌로 송금되고, 남은 채무는 러시아가 북한 내 보건, 교육, 에너지 분야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세르게이 샤탈로프(Sergey Shatalovo) 러시아 재무차관은 이 상환금이 “러시아-북한-한국을 연결하는 천연가스 가스관(PNG)이나 철도 연결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러 PNG 가스관 연결 사업은 북한이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남북관계 악화 등으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러시아 사할린이나 동시베리아 등에서 생산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블라디보스톡을 기점으로 북한을 경유해 남한으로 공급되는 총 2,700km의 파이프라인으로 수송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과감한 채무 탕감은 양국 경제 협력의 걸림돌을 해결하고 적극적인 경제협력 사업 추진과 남북러 철도 및 가스관 연결 사업 진전 등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경제 협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아울러 러시아는 북한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간접적으로 견제하고 북한의 대중 경제의존도가 점차로 줄어둘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핵실험 이후 북한의 경제제재에 대한 미국을 견제하려는 효과도 거두게 됐다.


전방위적인 중러 밀월관계
한편 지난 5월 중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상하이에서 열리는 ‘해상협동-2014’ 연합훈련 개막식에 참석했고, 양국은 중국의 창장입구와 동중국해역 일대에서 대규모 합동 해상군사훈련을 실시했다. 2012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 훈련은 양국 함정 14척, 잠수정 2척, 고정익 헬기 9대 등 장비와 2개 특전부대를 포함해 다수 병력이 참가했다. 이번 군사훈련 장소가 중일이 첨예한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근접한 지역인 만큼 “중국이 동중국해 일대에 대한 통제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훈련”으로 분석된다.

중러 양국은 대내외적으로 군사적 협력 강화 외에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 개최지인 상하이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를 통해 양국 간 ‘전면적 전략협력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높게 격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또 양국은 경제무역, 국방시설, 첨단과학기술, 에너지 영역 등에서 ‘30여 개의 협력문건에 서명과 2015년 이전까지 무역액 1천 억 달러 달성, 그리고 경제무역, 투자, 에너지, 첨단기술, 우주항공, 기초시설건설, 민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북러 경제 관계의 새로운 성과와 변화 모색을 포함해 중러의 정치・경제・군사안보적인 밀월관계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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