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박상병 정가산책
리더의 자질
정경NEWS | 승인 2014.05.14 13:57|(170호)

 

   
▲ 박상병
시사평론가
정치학 박사본지 편집이사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리더의 자질에 대해 거듭 생각케 한다. 하나의 구성체에서 리더가 갖는 위상은 거의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세월호 참사가 적나라하게 말해주고 있다. 만약 이준석 선장이 끝까지 리더로서의 책임을 다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준석 선장이 탁월한 리더였다면 배가 침몰하는 과정에서 그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 이제는 하나마한 잡념이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가 지우고 또 하면서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게 된다. 설사 선장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 주변에 있는 항해사들 가운데 제대로 된 인재가 있었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을까. 꼬리에 꼬리를 문 한탄과 절망이 가슴을 때린다.

무능한 리더는 만인의 고통이다
보통 국정을 말할 때 국가지도자를 선장에 비유한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도 국가지도자를 설명할때 항해에 나선 선장에 비유해서 설명하곤 했다. 그 옛날 험한 파도에 몸을 맡기고 항해에 나선 선원들은 그들의 운명을 하늘과 선장의 능력에 맡겼을 것이다. 당시 한 나라를 운영하는 것도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야 할 공동운명체, 즉 항해와 비슷하다고 봤던 것이다. 그래서 지도자는 단순한 뱃사람이 아니라 그들을 인도하는 선장과 같은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물론 이런 비유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대한민국 호(號)는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는지도 몇 번씩이나 곱씹어 보았다. 이준석 선장이 과연 세월호에만 있는지를 되묻는 과정이었다. 불행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다지 유능한 선장들을 많이 갖고 있지 못하다. 검찰이나 경찰, 국정원 같은 권력기관의 선장은 리더가 아니라 충신으로 가득 차 있을 뿐이다. 그러니 국민인들 두렵겠는가. 배가 난파하든 말든, 바닥에 물이 새건 말건 갈 데까지 가보는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정부 각 부처와 정치, 언론 등 공공영역에서의 리더들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닥치면 모두 자신들의 도피처를 찾아 제일 먼저 탈출할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러니 리더십이란 것이 별로 문제가 안 되는 것이다. 순항 할 때는 마음껏 즐기다가 위기가 닥치면 곧바로 탈출하면 그만이다. 설사 붙잡히더라도 거짓말로 발뺌하거나 최근의 기억이 없다고 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비슷한 사람들이니, 사건의 진실이나 실체가 드러날 가능성도 별로 없다. 따라서 두려워 할 이유도 없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괜찮은 리더라고 하더라도 굳이 앞장서 조직의 치부를 들춰내 쇄신이니 개선이니 점검이니 하면서 부산을 떨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말 그대로 복지안동(伏地眼動)이 최고의 처세술일 것이다. 혹시 윗사람에게 재수없이 걸려서 어떤 지시를 받더라도 그 때만 움직이면 된다.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쓰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가슴은 피멍이 들 것이다. 더욱이 그 배에 올라탄 국민은 하루하루가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다가 정말 큰 위기가 오면 제일 먼저 물 속에 가라앉을 착한 사람들, 국민의 눈에 피눈물이 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호, 어디로 가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이준석 선정과 승무원들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더 나아가 유병언 전 회장의 일가도 이미 ‘공공의 적’이 돼버린 느낌이다. 물론 그들은 열 번 백번 지탄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털끝만큼도 그들을 옹호할 마음이 없다. 세월호를 침몰시킨 것은 일차적으로 이준석 선장과 승무원들이고 그보다 더 큰 책임은 유병언 일가에 있다는 얘기도 적절하다.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늘 권력과 자본의 관계에 있는 법이다. 유병언 일가에 빌붙어 부패구조를 형성시킨 권력의 핵심들을 반드시 끄집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세월호가 증축되고 운항기간이 연장되고 또 인천-제주노선의 독점체제를 수십년동안 가능케 했던 사람들이 누구인가. 아주 기본적인 점검조차 무시한 채 책상머리에서 도장을 찍어준 사람들이 누구이며, 비리나 부정이 드러나도 뒷거래로 눈을 감았던 사람들이 또 누구란 말인가. 선박검사 합격률 99.9%라는 게 말이 된다는 것인가. ‘해양 마피아’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사실 그들이 더 큰 죄인이 아닌가. 그런데 이제 와서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는 말인가. ‘원전 마피아’에 이어 ‘해양 마피아’까지 출두한 대한민국, 가히 마피아 괴물들의 천국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비록 세월호는 침몰했지만 그 세월호를 바다에 띄운 대한민국호는 과연 제대로 항로를 찾고 있는지 꼼꼼히 짚어볼 대목이다. 그렇지 않다면 제2, 제3의 세월호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가 그랬듯이 착하고 여린 백성들만 죽어가는 세상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냉철하게 우리 주변을 직시해 보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한민국호도 국정 지지율처럼 순항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양심들, 입술을 깨물고 있는 분노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간파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실상 국가적인 애도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고위공직자들은 국론을 둘로 쪼개는 데 앞장서고 있다. 폭탄주에 기념사진 찍기, 여기에 특유의 종북몰이 색깔론까지 나왔다. 게다가 실종자 가족의 외침을 ‘선동꾼’으로 폄훼하는가 하면 심지어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큰 교훈을 배웠다며 꼭 불행한 일만은 아니라는 망언까지 나왔다. 이 정도라면 한 마디로 제 정신이 아닌 셈이다.

이 모든 언행이 명색이 집권세력에서 나온 것이다. 정말 냉철히 따져보자. 누가 이 나라를 둘로 쪼개고 있으며, 어느 집단이 나라를 갈등과 혼란으로 몰고 있는가. 누가 이 시대 우리 국민의 공적(公敵)이란 말인가.거듭 강조하지만 지금 대한민국호는 중심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승무원들은 제 살길 찾기에 바쁘고 국민은 하루하루 지치고 고달픈 삶의 연속이다. 곳곳에서 고장나고 썩어 문드러진 피와 살들이 부딪히고 있다. 정말 이대로 침몰하는 것은 아닌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일이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신뢰를 얻고 있는 선장이 있다는 것이 천만 다행이다.

하루빨리 고장난 부품들을 쇄신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승무원들을 갈아치워야 한다. 배가 전복되기 전에 말이다.

 

정경NEWS  news@mjknews.com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경NEWS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인기뉴스
    발행인 인사말회사소개정경시론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01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1 한서리버파크 1405호  |  대표전화 : 02)782-2121  |  팩스 : 02)782-9898
    사업자등록번호: 107-06-75667  |  제호 : 데일리정경뉴스  |  등록일자 2005년 5월  |  등록번호 : 서울아00449
    발행일 : 2000년 4월  |  대표이사: 최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
    Copyright © 2021 정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