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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전망대>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 이후 정국 전망
정경NEWS | 승인 2013.12.02 12:00|(165호)

   
▲김광식 정치평론가 / 21세기한국연구소 소장

 11월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했다. 청중은 국회의원들이었고 대상은 국민 전체였다. 연설은 대통령 특유의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진행되었다. 아울러 전두환 씨가 주로 썼던 ‘본인’ 등의 단어는 아예 나오지도 않았고 대신 ‘저’란 표현으로 통일해서 썼다.
“지금 세계 각국은 글로벌 경제위기와 불황의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모든 나라들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한 개의 일자리라도 더 만들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지금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내외적인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적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각 분야별로 혁신을 이루어야 하고, 국제적인 경쟁에서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저는 창조경제 타운에서 우리 국민들이 보여주고 계신 상상력과 창의력이 새로운 대한민국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창조경제의 핵심인 업종 간 융·복합을 저해하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고, 문화와 보건, 의료, 환경, 해양, 농식품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자금과 기술 지원을 대폭 확대해나갈 것입니다. 이런 국민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창조경제 관련 사업예산으로 금년보다 12%가 증가한 6조5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국민의 의지와 상상력, 기술력에 이 예산이 투입될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께서 적극 도와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취임한 이후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기반구축’을 4대 국정기조로 삼고 국정기조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의 근황을 소개하였다. 그런 관점에서 박 대통령은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문제를 언급하면서, 민생문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하였다.
지금 외국인투자촉진 법안, 관광분야 투자활성화 법안,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주택 관련 법안,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창업지원 법안 등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활성화를 도모하는 법안들이 국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다만 거기에 한가지 추가되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양극화된 한국경제를 어떻게 통합하느냐의 문제이다. 그동안 형성되었던 한국의 중산층은 오늘도 계속 무너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평가
시정연설의 내용에 대해 여권인 새누리당과 야권의 한 주체인 민주당은 각기 다른 반응을 내놓았다. 여권은 “민생문제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고,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야권의 요구에 대해서도 답이 되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이웃인 민주당의 존재를 없는 듯 대접했다.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서 ‘못하겠다’는 답을 내놓은 것이다. 반면 야권은 강하게 반발하였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말씀은 많았지만, 정답은 없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어법에서 문학을 하던 어법이 느껴진다. 연설 직후에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의사당 건물 앞에서 규탄대회를 가졌다. 이 규탄대회에 참석하러 가던 강기정 의원이 청와대 경호요원과 부딪힌 곳이 다름 아닌 국회 대문 앞이었다. 지금 이 문제로 민주당과 경호요원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있다.

11월 19일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위한 국회 본 회의가 오전에 지각 개의한 데 이어, 오후에 이 충돌 폭행에 대한 진실공방이 벌어지면서 파행으로 치달았다.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강기정 의원이 경호요원을 구타했다고 비판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폭행을 당한 쪽은 강 의원이라며 격렬히 항의하면서 전원 퇴장해 본회의는 정회되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어떤 경우에라도 국회 관내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물리적인 제재를 받았다면 잘못된 일이라며 유감을 표했고, 청와대 측에 사태 경위 파악과 적절한 조처를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황교안 법무부장관 해임건의안과 남재준 국정원장, 박승춘 보훈처장 해임촉구 결의안을 제출했고 새누리당은 국가기관의 수장 자리를 정치적 흥정물로 여기는 야당 권력의 오만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렇게 해서 정국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정연설 후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
11월 19일 진행된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홍원 총리는 민주당 원혜영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수사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 이것은 주목되는 발언이다. 그러나 아직 실감할 수는 없다.

원혜영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내가 시킨 일이 아니다, 덕 본 일 없다’고 얘기하는데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서 당시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폈다. 정 총리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이명박 전 대통령도) 범죄 혐의가 있다면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하리라 생각한다”며 “(수사에) 성역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솔직한 입장표명을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는 민주당 신계륜 의원의 질문에 “(이미) 수차례 입장을 밝혔고, 과거 잘못이 있다면 철저히 수사를 해서 밝히고 책임 있다면 응분의 책임을 지우겠다는 게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그 진정성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제 검찰에서도 애초에 국정원을 수사하던 검사들은 모두 다 빠지고, 이제 완전히 다른 검사들이 수사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울러 각 당은 다음과 같은 브리핑을 내어놓았다. 새누리당의 박상주 부대변인은 11월 19일자 ‘민주당은 대선 발목 잡기를 중단하고 국회를 정상화하라!’는 논평에서 “민주당은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연설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규탄집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는 의원총회 모두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반격을 가했다. “어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우리는 또 한 번 변함없는 ‘불통대통령’을 확인했다.”

앞으로의 정국 전망
가치가 많이 낮아졌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일정은 민생문제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 계속되는 것이다. 이 가치는 민생문제와 만주주의의 가치를 모두 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 기저에는 유권자가 국가의 주인이라는 철학이 깔려 있다. 민주당은 민주화의 방향으로 계속 나갈 것이고, 새누리당은 민생 의제로 끌고 가려고 시도할 것이다. 그런데 두 정당은 국회의 기본 일정은 깨지 않
을 것이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전(事前)적 합의이다.

국회선진화법이 작용하는 이 시점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서로를 더욱더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과반수 의석을 가지고는 어떤 안건도 통과시킬 수 가 없기 때문이다. 본회의 안건은 5분의 3이 찬성해야 통과시킬 수가 있다. 그래서 지금 새누리당의 일부 의원들은 헌법소원을 제청할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두 당은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된다. 아울러 민주와 민생문제를 동시에 다루어야 그 효과를 제대로 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예산과 여러 정부 제출 법안들이 지금 국회로 올라와 있다. 그러나 현재 국회선진화법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의결되기가 힘들다. 그때에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협상할 것이다. 협상 이전에 두 세력은 서로 물꼬 물리고, 치고 받고 싸울 것이다. 이전의 정치는 이런 비열성을 갖고 있다.

결국 예산과 법안들은 민생과 민주주의 이 두 가지 의제에서부터 문제가 풀릴 때에 풀릴 수 있다. 아울러 지금은 두 당만의 합의로 이 문제가 풀릴 수 없게 되어 있다. 거기에 국민의 지지가 있어야 한다. 국민의 여론은 많은 경우에는 부드럽다. 그러나 때론 매섭고, 때론 무섭기조차 하다. 현 정부에 대한 지지여론은 얼마 전에 50퍼센트대로 떨어졌다. 시정연설도 그런 낮은 지지기반 위에서 나온 것이다. 그 이전에는 여야 합의가 이루어지면 국민 생각으로 알겠다는 발언도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 뜻은 대체로 여론조사의 과정을 통해서 흘러나온다. 지금 국민들이 바로 이런 협상의 정치를 원한다. 동시에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쟁점이 되었던 특검제에 대해서 지금은 특검이 아니라, 검찰에 맡겨 수사를 하고 있고 곧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는 대로 책임을 물을 일이 있다면 반드시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하였다. ‘조용히 기다려달라’는 것이 대통령의 국회의원들에 대한 첫 번째 제안이다.
“최근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해서 무엇이든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주신다면, 국민의 뜻으로 알고 받아들이겠다”고 이야기했다. 이것은 비상시의 대응방안이다. 즉 현재 진행 중인 검찰수사를 기조로 하고, 다음 특검제를 실시하려면 여야 합의를 하고 오라는 이야기이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수사팀에 있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에게 곧 3개월의 정직처분이 내려질 사건이다. 암묵적으로 존재했던 검찰 내 두 파벌 사이에 의견 차이가 심각했던 사건이기도 하다.

지금 국정원 요원에 대한 수사는 수사에 착수했던 검사들은 모두 배제되었다. 야권에서는 바로 이런 것들이 객관적으로 특검을 요구하는 이유라고 판단한다. 지금까지 이와 유사한 사건은 당조차도 청와대의 눈치를 보아 왔다. 대통령이 여야 합의를 지시한 것을 가지고, 대통령이 여당에게 자율권을 주었다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어리석은 생각일 수도 있다. 아마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지금과 같이 정치를 곡예싸움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면, 이런 자율성은 점점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여야 협상은 이렇게 시작해야
국회선진화법은 국회에서 몸싸움과 대결 대신에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기 위한 법이다. 그렇다면 애초 입법 목적대로 국회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처럼 늘 다른 이야기를 하고, 서로 다른 몸짓으로 상대 당을 비방하는 정치는 이제 안 된다. 상대도 나와 같은 인간임을 인정해야 한다. 다만 각 정당이 대변하는 계층, 연령, 지역이 서로 다를 뿐이다. 이것을 인정하기만 하면 이른바 인사 탕평책의 길은 열린다.

그것을 인정한다면 국민 전체를 위한 협상의 정치는 가능해진다. 국회의원들의 기질과 성격도 문제이긴 하다. 그런데 기질과 성격은 대체로 사회문화적인 환경에 의해서 형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타고나서 발현되는 경우도 있기는 있다. 가끔씩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는 의원들은 지금까지는 각 당의 보배와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진다.

협상은 일단 생각과 정책이 다른 의원들이 모여앉는 연습에서부터 시작된다. 늘 의원들은 자신의 생각을 원내대표에게 전달해야 한다. 메모도 좋고, 때로는 이메일도 좋다. 누가 감청해갈까봐 조심하는 의원들도 물론 있을 것이다. 원내대표는 그것을 상대 당 원내대표에게 전달한다. 결국 이런 견해의 차이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 바로 협상이다. 협상은 반드시 자신이 손해 보는 것도 있고, 역으로 이익을 보는 경우도 있다. 그것을 잘 조율하면 된다.

조율의 과정에서 각 정당의 의석수가 반영 될 수도 있고, 때로는 반씩 양보해서 합의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지도부가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지금 우리 국회는 협상의 정치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늘 상대를 눌러야 내가 이길 수 있고, 내가 이겨야 우리의 정책을 집행할 수 있다는 ‘모아니면 도’게임에 빠져 있다.

이제 이런 정치는 더 이상 계속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다수 의석을 가진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먼저 나서야 한다. 황 대표의 인상은 필자가 보기에는 협상형 정치인으로 비친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에서 5명을 정해서 민주당에 협상하자고 제안하면 좋겠다. 거기에는 노·장·청년 대표가 모두 들어가야 하며, 새누리당 내의 박근혜 계열뿐만 이 아니라 이명박 계열의 의원도 모두 넣어야 한다.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도 알고 보면 협상에 익숙 할 수 있는 정치인이다. 물론 거기에는 안철수 의원도 포함되어야 한다. 요즘 김한길 대표의 정치적이미지는 중산층 이미지에서 투사형 이미지로 바뀌긴 했지만 협상의 분위기가 싹트면 누구나 협상의 정치인으로 바뀌는 법이다. 그렇게 해서 특검제와 예산처리와 기타 문제를 협의하고 협상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만약 합의가 되면 정치적인 문제를 모두 풀어나가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바로 이런 정치를 원하고 있다. 협상과 타협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모른다. 이런 정치를 생각이라도 해봐야 한다. 언제까지 이런 대결의 세월을 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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