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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검찰 막가파 집단인가
정경NEWS | 승인 2013.11.16 10:24|(164호)

 

   
최재영
본지 대표이사 발행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국정원 사건의 전 특별수사팀장인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지난달 21일 열린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수사과정 보고와 수사진행이 절차상 적법했는지를 놓고 사사건건 부딪쳤다. 무슨 대단한 법리 해석의 차이도 아닐뿐더러 유무죄를 다투는 접근방법의 차이도 아니다.

말 그대로 보고 절차를 왜 지키지 않았는지를 놓고 다툰 것이다. 그것도 집안이 아니라 국정감사장에서 다퉜으니 이 무슨 망신인가. 게다가 조영곤 지검장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의 지휘 책임자이고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특별수사팀의 전 팀장이다. 상하관계가 엄정한 검찰에서 상사와 부하가 절차상의 문제를 놓고 대놓고 충돌한 셈이다.
 
도대체 무슨 절차가 그렇게 중요하길래 국민이 지켜보는 국정감사장에서 그토록 망가지는 모습을 보인 것일까.

검찰 조직, 이미 붕괴된 상태다
국정감사장에서 조영곤 지검장과 윤석열 전 팀장이 충돌한 대목은 따지고 보면 큰 내용이 아니다. 지난달 중순 윤 전 팀장이 국정원 직원들의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과 체포에 나섰을 때, 그리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소장 변경을 법원에 신청하는 과정에서 조영곤 지검장에게 제대로 보고하고 정식으로 결재를 받았는가 하는 점이었다.

윤 전 팀장은 조 지검장 자택으로 가서 보고를 하고 수사계획서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지검장은 사적인 얘기를 나누는 자리였지 정식으로 보고를 받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보고서를 보여주길래 좀 더 깊이 검토해보자고 말하고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팩트는 하나인데 이렇게 주장하는 내용은 정반대이다. 도대체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앞으로 대검 감찰이든 또는 국정조사든 아니면 특검이든 제대로 해서 끝까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 국민을 상대로 그것도 한솥밥을 먹던 선후배 간에 보고를 했느니 안했느니를 놓고 얼굴을 붉히는 것은 정말 꼴불견이다.
 
내부적으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그런 문제는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정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검찰 지휘부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지금처럼 내부 갈등과 이견을 합리적으로 조율하지 못하고 국민 앞에서 막가파식 싸움판을 벌이면 과연 정상적인 조직이라 할 수 있겠는가.

어느 국민이 검찰이 내세우는 법의 권위나 법치의 원칙을 존중하겠는가. 게다가 검사의 직급에 따라 법률 해석이 다르고, 상하관계가 치고 받는 식이라면 그들 스스로 법치를 말할 자격도 없다. 어디 그뿐인가. 윤 전 팀장은 국정원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외압을 느꼈다고 했다.
 
이 또한 충격이다. 도대체 검찰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는 세력이 누구란 말인가. 사실 지금의 검찰 조직은 거의 붕괴된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과정에서 세간에는 특수부 검사들과 공안부 검사들의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마치 당파주의가 판을 치는 정치판처럼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검찰 내부 상황을 단순한 파워게임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파워게임 그 이면에 녹아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내 파워게임의 중심에는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수사를 놓고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적잖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자 문제로 사퇴했지만 그 이면에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 핵심이었다. 이런 점에서 윤 전 팀장이 국정감사에서 직접 ‘외압’을 거론한 대목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 절실
지난 몇 년 동안 검찰이 이토록 권위를 상실한 것은 결국 ‘정치검찰’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이다. 검찰 지휘부가 정권에서 독립해 수사하고 있다는 믿음을 후배 검사들에게 주지 못했으며, 그런 검찰을 국민도 신뢰하지 않았던 것이다.

권력 핵심부의 의중에 따라 수사가 이뤄지고 또 그들의 뜻에 따라 수사결과가 왜곡되는 것이 현실이라면
검찰은 이미 막장까지 갔다고 비판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검찰 특별수사팀이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벌이는 것도 이렇게 어렵다면 도대체 이 땅의 정의와 상식, 검찰의 권위와 원칙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검찰 개혁은 여전히 피할 수 없는 과제임이 다시 확인되었다. 특히 ‘검찰의 탈정권화’는 검찰개혁의 핵심이며 동시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절박한 과제라는 사실도 다시 확인됐다. 지난 대선 때는 여야 모두 경쟁적으로 검찰 개혁을 공약하더니 벌써부터 검찰 개혁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올초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돼서 뭔가 움직임을 보이더니 이마저도 손에 잡히는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다. 검찰 개혁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 줄 모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면 해도 너무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어디를 불문하고 모두가 공범이다.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과거의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던박 대통령이다. 그리고 짧지 않은 정치역정에서 누구보다 단호하게 법치와 원칙을 강조해 왔다. 이제 그꽃을 피워야 한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국정 혁신 의지를 충분히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조직이다.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으로 바꿔낼 수 있는 유능한 조직이다. 얼마 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검찰을 기억해 보자. 국민 대다수가 큰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그 성과는 그대로 박근혜 정부로 돌아가는 것이다.

대의와 명분, 법과 원칙은 어떤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다. 지금 검찰은 대의도, 명분도 실종된 상태이며 법과 원칙도 흔들리고 있다. 누가 대한민국 검찰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참으로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최근의 검찰 내분사태는 거듭 강조하지만 동전의 양면이다. 이 사실을 간과하거나 물타기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입을 막는다고 해서 거짓이 진실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국민을 바보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여당은 지금의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검찰개혁과 조직안정, 국정쇄신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국정을 이렇게 만든 요소들도 깨끗하게 정리해야 한다. 인적 쇄신도 불가피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과 실천에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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