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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대혼전, 국민은 아프다
정경NEWS | 승인 2013.07.31 17:09|(161호)

   
 
[정경뉴스=박상병 시사평론가/정치학 박사/본지 편집이사] 칼끝 대치국면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19대 국회 들어서도 별로 달라지지 않는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서 많은 국민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을 것이다.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 끝이 없는 난타전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비판일게다. 이쯤 되면 ‘정쟁’의 수준을 뛰어넘어 거의‘막장’ 수준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무슨 꼬투리라도 잡히면 정치 일정이 갑자기 중단되거나 표류하는 일이 다반사다. 특히 ‘NLL 논란’은 말 그대로 가관이다.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이편과 저편으로 나뉘어져 끝없는 말싸움이다. 정치권이 불을 붙이고 언론이 풍악을 울리니 온 나라가 진영 간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진실을 찾고자 하는 지성이나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하는 합리적 사고는 이미 실종된 지 오래다. 억지와 주장, 오만과 경멸 그리고 독선과 무지로 넘쳐나고 있다. 그 또한 막장 정치의 뿌리인 셈이다. 정치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다시 군부 인맥이 전면에
여야가 핏대를 올리며 싸우고 있는 막장 정치의 뒤편에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당장 선량한 국민의 피눈물이 선명하다. 뭔가 달라질 것으로 봤던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은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벌써 6개월째를 맞고 있지만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치나 시너지 효과는 벌써부터 동력을 잃고 있다.

오히려 경제정책의 큰 방향이 바뀌면서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컨트롤 타워’라는 경제부총리제까지 신설하며 강한 의욕을 보였건만, 그들의 무능과 무사안일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대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막장 정치와 무능 경제가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사이, 어느 틈엔가 군 출신 인사들이 정치의 중심에 서고 있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사실상 정치를 주도하는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더니, 남북관계도 이들이 주도하고 있다. 대화파가 들어설 공간이 없다. 심지어 이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수차례 합의됐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반환 문제마저도 이들이 앞장서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물론 그 뒤에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있지만, 국민의 여론을 묻는 공론화 과정은 없다. 박근혜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국민에게 약속했던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왜 그 약속을 폐기하려는지, 한미 정상 간의 공식 합의마저 왜 번복하려고 하는지 최소한의 설명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면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말인가.

그게 원칙이란 말인가. 국내 정치의 주요 이슈와 남북관계를 강경 군부 그룹이 주도하면서 지금 당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국방부의 이미지대로 강경하고 비타협적이며 원칙 있는 행보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요 정국 현안에서도 청와대가 공세의 고삐를 쥐고 밖으로는 북한을, 안으로는 야권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게다가 이를 통해 여권이 불리한 정국 이슈마저 물타기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가 지지부진한 것도 이런 이유라 하겠다. 그래선지 일각에서는 김장수 국가안보 실장이 공석인 정무수석을 대신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들린다. 그렇다면 이런 방식이 과연 박근혜 정부에 유리한 것일까. 좀 더 구체적으로, 조금 더 멀리 본다면 상황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국정원과 국방부까지 가세한 정치권의 소모적 정쟁은 야권의 대여 공세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임기초 국정 쇄신 동력을 소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이슈가 ‘NLL 블랙홀’에 빠지면서 국민 여론마저 반목과 대립을 반복하며 분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혁신이 무슨 의미를 전달하겠는가.

침묵하면 침묵하는대로, 한마디 하면 그 발언을 놓고 다시 여론이 갈리기 마련이다. 이래저래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 아니다. 국민통합은 고사하고 박 대통령의 진정성마저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대체로 국정 실패는 이렇게 시작되는 법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이 불신한다면 그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무능한 새누리당, 무기력한 민주당
박근혜 정부도 갈 길이 바쁘지만 따지고 보면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갈 길이 더 바쁘다. 박근혜 정부는 여전히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으니 지금 당장은 버틸 수 있다고 치더라도, 김한길의 민주당은 사실상 길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당 혁신을 전면에 내걸고 취임한 김한길 대표체제는 거의 존재감조차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민주당 전면에는 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친노세력이 다시 결집하면서 민주당을 사실상 주도하는 상황으로 반전된 것이다.

물론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NLL 논란을 중심으로 여야 대치구도가 형성되면서 조성된 환경 때문이다. 그리고 여태까지도 당의 중심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고, 당 혁신 과제를 놓고 오락가락하면서 타이밍을 놓쳐버린 김한길 대표의 취약한 리더십도 한몫했을 것이다. 이래저래 김한길 대표는 진퇴양난, 사면초가의 상황이 아닌가 싶다. 민주당을 변화와 혁신의 모습으로 과연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국정 혁신의 동력이 추락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 집권당으로서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 그리고 이렇다 할 대안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이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정국은 자고나면 새로운 이슈로 연일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딱히 누구 탓이라고 말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무엇보다 새누리당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국회 다수당이요, 집권당으로서 야당을 끌어안고 국정수행의 성공을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권당이 야당을 끌어안기는커녕 야당과 난타전을 벌이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새누리당이 마치 청와대의 ‘여의도 분소’처럼 대치정국의 전면에 나설 때 야당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오로지 생존을 건 무한투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 정치가 딱 이런 모습이다. 그들은 서로 싸우면서 그들의 기득권이라도 지킬 수 있다지만 국민은 뭐가 되는가. 국민은 그저 피멍이 들 뿐이다.

 

정경NEWS  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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