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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정기 선양의 산실 '광복회 박유철 회장'“목숨 바쳐 나라 되찾은 순국선열들의 독립정신 잊지 말아야”
전혜선 기자 | 승인 2013.07.31 16:53|(161호)


[정경뉴스=전혜선 기자]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수많은 순국선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에 그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낸 광복절은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날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점차 광복절의 의미가 퇴색되어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현재 광복회는 나라의 근간이 되는 독립운동 정신을 후손들에게 전하고 민족정기 선양 사업을 펼치는 대표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후예로 광복회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박유철 회장을 만나 8·15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독립운동가의 후예들
독립 유공자와 유족으로 구성된 광복회는 지난 1965년에 설립되어 독립운동 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3·1절을 비롯하여 4·13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8·15 광복절, 11·17 순국선열의 날 등 4대 정부 주관 행사에 적극 참여하여 선열들의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는 데 앞장 서고 있다. 광복회 회원들의 복지를 위한 관련법 개정 및 장학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독립 유공자로 선정된 후에도 현행 법률상의 문제로 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른바 ‘미수급 유공자’의 후손들을 위해 관련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증손자녀 학자보조금 지원 사업’을 통해 연 90명 정도의 유공자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박유철 광복회 회장은 “나라를 위해 공헌하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장학금 재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 수혜자들에게 한없이 미안할 뿐이다. 그래서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광복회 장학기금 활성화를 위해 광복회원을 대상으로 ‘1회원 1계좌 갖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광복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값진 장학금은 연말이면 1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어렵게 이어나가고 있는 만큼 이 운동이 범국민운동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역사교육도 매우 중요하기에 광복회는 교육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며 역사 지킴이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유공자 후손 대학생 및 교원들의 중국 사적지 탐방 행사를 매년 가짐으로써 역사교육에 매진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근간이 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여정으로 탐방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태극기를 흔들며 8·15 광복의 기쁨을 재현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광복 68주년, 순국선열들의 피와 땀의 결과물
우리 민족에게 광복절만큼이나 기쁨과 환희를 준 날도 없을 것이다. 어느 시인이 광복의 기쁨을 ‘삼각산이 춤추고 한강수가 용솟음친다’고 표현하지 않았는가. 광복절을 직접 맞았던 박 회장은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인 어린아이였을 때의 일이다. 그 당시 중국 중경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었다. 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이었던 조부 백암 박은식 선생과 부친 박시창 장군의 독립활동으로 중경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광복의 기쁨을 맞이했다”며 광복, 그 역사적인 날을 회상했다.


광복절 68주년을 맞이한 지금 그에겐 한 가지 큰 아쉬움이 남아 있다. 광복은 남북한 우리 민족 모두에게 기쁜 날인데 분단이 되어 이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없다는 점이다. 그는 “한반도의 독립을 위해 선조들이 독립운동을 한 것인데, 6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분단이 되어 있다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하루라도 빨리 통일이 되기를 염원했다.


8월은 민족 역사의 달
8월은 광복의 기쁨을 준 달이기도 하지만 민족의 아픔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8·29 경술국치 때문이다. 국권을 되찾은 날인 광복절은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마련하고 국민 모두가 경축하지만 국권을 유린당한 경술국치일은 국민들로부터 잊혀져가고 있어 안타깝다. 8월 29일은 잊지 말아야 할 치욕적인 날이기에 경술국치의 설움을 되새기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들을 경각시키기 위한 관련 행사들이 진행되어야 한다.


광복회는 지난 2011년부터 경술국치일 상기 행사를 전국 규모로 치르고 있다. 그 일환으로 경술국치일이면 임직원들이 검은색 옷과 검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찬 죽 먹기 행사를 진행한다. 박 회장은 “독립운동가들은 국가의 치욕적인 날을 상기하기 위해 음식을 먹더라도 찬 음식을 먹었다. 광복회도 이 정신을 본받아 일괄적으로 찬 죽을 먹는다”며 “경술국치일은 부끄러운 날이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날이기에 광복회에서만 상기 행사를 가질 것이 아니라 범국민적인 행사로까지 발전해야 한다”고 기원했다.


그 중 하나가 경술국치 당일 관공서에 조기를 게양하는 것이다. 대한민국국기법 제8조에 따르면 국기 게양일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광복회는 지방서부터 중앙으로 점차 확대해나가겠다는 생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관공서 조기 게양 조례 제정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박 회장은 “경기도지부의 경우 경기도 의회에서 국치일 조기 게양 조례법이 이미 통과됐다. 현재 광주지부는 진행 중인데 이곳도 곧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의회를 통해 차차 목표를 달성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국민들 개인에게까지 국치일에 조기를 게양하는 것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국가 기관에서는 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부끄럽지만 잊지 말아야 할 날이기에 관공서에서라도 조기를 달아 경술국치를 상기시킬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경술국치와 같은 날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병도 예방이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닌가. 국권을 침탈당한 그 비통한 날을 상기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나라를 빼앗긴다는 것이 참으로 슬픈 일이다”라고 말했다.

   
▲ 3·1절 기념식장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박유철 광복회 회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의 모습

독립기념관장과 국가보훈처장을 지내며
박 회장은 독립기념관장과 국가보훈처장을 지낸 것에 대해 “독립운동과 관련하여 봉사할 수 있었음에 더할 나위 없이 큰 영광이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1995년 4대 독립기념관장으로 취임해 5대 독립기념관장을 연임하며 이후 국가보훈처장으로서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는 데 큰 몫을 해냈다.


“1995년 독립기념관장 취임 당시 독립기념관에서 비가 샌다는 언론의 보도가 줄을 이었다. 진짜 취임하고 보니 천장에서 비가 새고 그 밖에 여러 시설들이 낙후되어 있어 독립기념관의 꼴이 말이 아니었다.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는 곳이 이만큼 관리가 안되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비가 새 누전이라도 된다면 이는 화재로 이어져 독립운동가들의 유산이 한순간에 날아가버릴 수도 있는 시급한 상황이었다”며 “취임하자마자 독립기념관 시설 보수공사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국가보훈처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독립기념관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이었다. 방송, 언론, 교육문제들을 다루는 곳이었기에 청소년 교육과 관련하여 독립기념관을 관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달랐다. 박 회장은 독립기념관이 독립운동과 관련된 곳이니 국가보훈처에 소속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겼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가보훈처로 독립기념관을 이관해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국가 기관 일이었기에 나름 충분한 근거와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독립기념관을 오래 맡아왔고 독립운동 집안의 후손이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독립운동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자신감이 넘쳤다. 결국 논리적인 반박과 강력한 의지로 독립기념관을 보훈처로 옮겨왔다”며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 경술국치일을 맞아 본회를 비롯한 전국 13개 시도지부와 90개 지회가 동시에 조기를 게양하고 찬 죽을 먹는 행사를 가졌다. 독립지사들이 경술국치일에 찬 음식을 먹었던 전통을 따랐다.

역사의식 투철한 박근혜 정부
박 회장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 때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의식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 행보였다. 독립운동을 잘 모를 나이인데 투철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어 놀랐다. 산시성 당 서기와의 면담에서 광복군 유적지 표지석 설치를 요청하고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특별 오찬에서는 안중근 의사 문제를 거론하며 의거 현장인 하얼빈역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해줄 것을 제안했다”며 여느 대통령과는 달랐던 박 대통령의 역사의식에 존경을 표했다.


이어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등 일본의 역사 역행에 분노를 금치 못했던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발언을 듣고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는 말도 전했다. “이웃나라끼리 서로 도우며 잘 살아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아베 총리는 처벌받아 마땅하다. 박 대통령이 일본 정부를 향해 왜곡된 역사의식 해결 없이는 한일 정상회담도 하지 않겠다는 과감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해줘 광복회 회장으로서 너무나도 감사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박 회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독립운동과 관련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최선을 다해 하고 싶다”며 “선열들의 유지를 받들어 독립운동과 관련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이 일을 할 수 있음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8월 15일,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나마 광복의 의미를 새겨볼 수 있는 날이다. 적어도 광복절 하루만이라도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고 순국선열들의 뜻을 되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글·전혜선 기자

전혜선 기자  ability0215@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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