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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국회, 여야 정쟁으로 민생은 빈손 신세경제민주화·노동 등 민생 법안 처리 ‘난항’
강경윤 기자 | 승인 2013.07.02 10:12|(160호)

[정경뉴스=강경윤 기자] 여야의 민생 국회 다짐에도 불구하고 6월 국회는 주요 민생 법안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6월 임시국회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노동 현안 등 민생 관련 법안이 산적해 있지만 최근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이 정국을 뒤덮으면서 입법 논의가 썰물처럼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더욱이 6월 17일부터 상임위 활동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입법 대전에 들어간 국회는 여야 모두 새 원내 지도부 구성 후 처음 맞는 임시국회인 만큼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주도권 다툼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 6월 임시국회에서 여야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 모습.

여야는 지난 4월 국회에서 6월 임시국회 일정 논의 당시,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제위)에서 보류된 경제민주화와 민생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민생 국회’와 ‘상생 국회’를 다짐한 것이다. 남양유업 사태로 대표되는 ‘갑의 횡포’에 대해서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통해 을의 권익을 보호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서는 근로시간 단축·정리해고 요건 강화와 통상임금 개편 등의 처리를 약속했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부상한 ‘북한 인권법’,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 군 가산점제 등 이슈도 산적해있다. 쟁점 사항들 전부 우리 사회의 운영 원리의 근간을 좌우할 정도로 비중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7월 2일 종료되는 6월 임시국회에 산적해 있는 민생 법안 심사는 여야의 이견 속에 진척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제민주화 법안 통과로 갑을관계 해소될까
가장 먼저 상임위 활동에 돌입한 곳은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다. 6월 14일 법안 소위를 연 정무위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등 쟁점 법안이 산적해 있어 지뢰밭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정무위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관련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공정거래법)을 논의한 첫 회의부터 이견을 보였다. 재벌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행위 등 일감 몰아주기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조항을 신설한 야당 의원들과는 달리, 여당은 신설 조항에 반대하는 수정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 6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박민식 위원장 주재로 열린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여야 의원 및 참석자들이 법안 심사를 하고 있다.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FIU) 개정안도 여전히 난제다. FIU법은 4월 임시국회에서 개인적인 금융거래 내역에 대해 세무 당국의 접근과 관련 당사자 통보 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다 6월 국회로 넘어왔다. 소위는 이 날 FIU법 관련 국세청의 정보접근 사실을 당사자에게 통보하는 조항이 담긴 민주당 박영선 의원(법사위원장) 발의 법안을 최우선 논의키로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이종길 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 등 야당은 최근 제품 밀어내기 등으로 대표되는 본사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제출했다. 이른바 ‘남양유업 방지법’이다. 야당 측 법안은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 손해의 3배 범위 안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면서 대리점 본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대리점 계약을 해지할 수 없도록 하고 표준대리점 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와 달리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인 이종훈 의원이 불공정한 ‘갑을 관계’ 해소를 위해 손해액의 최대 10배까지 배상토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야당 의원들은 불공정한 갑을 관계에 대한 해당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6월 국회에서 중점 처리 법안 111개 가운데 이종훈 의원의 법안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임금 및 근로시간 단축 법안 쟁점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의 핵심 쟁점은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 법률안이다. 6월 임시국회 시작과 동시에 홍영표 민주당 의원,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이 통상임금법안을 발의했다. 야당에서는 개정안을 당장 6월 국회에서 처리하거나 적어도 논의를 시작하자는 방침이지만 여당은 난색을 표했다.

   
▲ 6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정년 60세 의무화 등 관련 법안에 대해 열린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김성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야당 측 개정안은 임금 보전 성격의 정기적 상여금을 최근 대법원 판례를 반영해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상임금의 정의에 대한 신설 규정으로 통상임금을 ‘근로자의 소정(所定) 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기로 정한 (일체의) 금품’이라고 규정한다.

반면 여당은 통상임금에 대해 노·사·정 협의를 통한 사회적 공감대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국회가 먼저 입법화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정년 연장법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계 현안에 대한 포괄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야당과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지난해 9월)과 김성태 의원(지난해 5월), 한정애 민주당 의원(지난해 7월)이 각각 대표 발의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최대 현안이다.

각 의원들의 발의안은 시행 근로시간 특례 업종 및 적용 제외 업종 규정 등 각론에선 다소 차이를 보이나 기본적으로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1주일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법은 여야 간 공감대가 상대적으로 통상임금법보다 넓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기업 308개를 대상으로 6월 임시국회 쟁점 노동법안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관련 이슈들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경영 부담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응답이 87.1%로 나타나 기업들과의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북한 인권법, 전두환 법 등 다양한 이슈 산적
6월 임시국회에서는 최근 이슈로 떠오른 사안들에 대한 논의도 주목되고 있다. 여야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를 둘러싼 법안인 전두환 법으로 힘겨루기를 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전두환 전 대통령 등 불법재산 환수 특별위원회’를 만드는 등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전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환수에 공감하면서도 해당 법안의 소급적용과 가족재산 추징 등 각론에는 위헌 소지가 있다며 입법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4월 국방위원회에서 무산된 후 다시 쟁점화되고 있는 군 가산점 제도가 국회 여성위와 여성가족부의 반대에 부딪쳐 국방위에서 어떻게 결론 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라오스 탈북 청소년 강제 북송을 계기로 다시 떠오르고 있는 북한 인권법 제정도 이슈다. 새누리당은 이제까지 야당이 북한 인권법에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하며 6월 국회에서 북한 인권법의 신속한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제안한 해당 법이 북한체제를 비판하는 단체들을 지원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야의 정치 쇄신 실천 여부도 관심사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6월 임시국회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설정한 만큼 운영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입법화를 이룰지 주목되고 있다.

NLL 대화록 공개 파문에 여야 공방 치열, 민생국회 약속 지켜질까?
이렇듯 6월 임시국회에 산적해있는 민생현안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야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와 이에 대한 새누리당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전문 공개 요구로 정국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더욱이 6월 25일 국회 정보위에서 국정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공개함에 따라 여야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6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국정원 국기문란 국정조사 촉구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은 국정원이 공개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대통령기록물이 아니기 때문에 공개과정이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청와대의 지시로 국정원이 만든 대통령기록물이기 때문에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 취지 발언’을 했느냐를 놓고도 해석이 엇갈렸다.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정보위원장은 “이것이 국민을 두 번 속이는 것이다. 포기라는 발언을 하고 대통령이 인감증명을 떼고 와야 문제가 되나”라며 “김정일 위원장 앞에서 NLL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번 한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로 야당은 정말 사죄하고 남북관계를 새로 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국회 정보위원인 민주당 유인태 의원은 “NLL을 지키기 위해 저쪽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 중 나온 발언만 갖고 (새누리당이) 왜곡을 했다”면서 “남북정상회담 이후 국방장관회담을 할 때도 당시 국방장관이던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NLL을 지켜 거기에서 등거리·등면적으로 경제수역을 하기로 합의를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6월 임시국회의 종료일은 7월 2일. 국정원 국정조사와 NLL 대화록 공개로 여야의 민생법안의 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6월 임시국회가 약속대로 ‘민생국회’로 종결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ggangky@mjknews.com

강경윤 기자  ggangky@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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