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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언론인 강한필의 간병실록 《사랑》난소암 아내와 함께한 2042일간의 사랑 이야기
전혜선 기자 | 승인 2013.07.01 18:11|(160호)

 

   
 
[정경뉴스=전혜선 기자] 강한필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이 약 4년 전 세상을 떠난 그의 아내를 추모하기 위해《사랑》이란 책을 펴냈다. 저자의 아내 고 정복숙 씨는 5년7개월간 난소암으로 투병생활을 했다. 저자는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실낱 같은 희망을 붙잡기 위해 아내의 간병일기를 써내려갔다. 모든 사회활동을 접고 하루 24시간 아내 곁을 지키며 간병일기를 씀으로써 아내가 쾌차할 것이라는 희망을 간직할 수 있었다 한다. 이 책은 아픔을 사랑으로 승화시킨 황혼 부부의 로맨스 스토리로 심금을 울림과 동시에 투병 중인 암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 위안을 주는 필독서로 화제가 되고 있다.

 

 

 

아내에게 바치는 《사랑》

   
▲ 저자가 사별한 부인에게 애절한 사랑가로 빚어낸 간병실록 《사랑》 책 표지.
《사랑》이 출간된 후 저자는 용인에 있는 아내의 무덤 앞에 아내를 닮은 예쁜 꽃과 함께 책을 가져다 놓았다. 아내와 모든 시간을 함께하며 일상을 하나도 빠짐없이 담은 사랑의 기록집이다. 그동안 바쁜 업무 때문에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자신의 지난날을 페이지마다 고백, 후회하면서 로맨스 스토리를 이어나갔다.

평소에도 일기를 썼던 저자는 아내의 병이 발견된 뒤 병상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저자에게 병상일기는 곧 ‘희망’이었다. 일기를 쓰면서 ‘아내가 다 나으면 이 일기를 보며 힘들었던 지난날을 추억해야지’라는 생각으로 희망을 품었다 한다.

간병일기는 아내에 대한 연민과 사랑, 쾌유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들로 빼곡하다. 수차례의 수술과 항암치료 과정도 빼놓지 않고 기록했다. 정신없어 그날 기록하지 못하면 그 다음날이라도 기억해 일기에 담았다. 저자에게 일기는 하루 일상을 기록하는 차원을 넘어 아내를 살리고자 하는 기도에 가까웠다.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뿐

저자는 “자녀들이 다 자라면 부부만의 행복한 노년을 즐기려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항상 내 곁에서 나와 아이들을 돌봐줄 것 같았던 아내가 암에 걸리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산책이나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조차 힘들어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해주지 못했던 것들만 생각나 애절한 마음과 미안함으로 가득했다”며 “오늘부터라도 당장 즐겁게 살아야 한다. 나중으로 미루다보면 남는 건 후회뿐이다”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수습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해 편집국장까지 지내며 30여 년간 언론인의 외길 인생을 살았던 저자는 바쁜 기자생활로 하루의 대부분을 밖에서 머물고 외박을 밥 먹듯이 하면서 집안일과 자녀 양육을 모두 아내에게 맡겼다 한다.

“결혼생활 동안 아내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고 너무 무심한 남편으로 살았다. 아내가 건강할 때 행복한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했다”며 “기자를 남편으로 둔 고충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암에 걸린 것 같다”고 가슴 아픈 마음을 드러냈다.

“아내가 암에 걸린 것을 알자마자 모든 일을 접고 간병에 매달렸지만 남는 건 후회와 안타까움뿐”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아내를 간병하며 사소한 행복의 귀중함도 얼마나 큰지 깨달았다 한다. “행복에 대해 크게 생각해볼 필요 없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거, 하려고 했던 것을 실행해야 한다. 그 일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면 행복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덧붙여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내 곁에 있을거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내 아내가 그리 빨리 떠나버릴줄 몰랐다”고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사소한 행복을 놓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기 검진만 신경 써도 암 예방

난소암 투병 중인 아내를 곁에서 지켜본 저자는 암에 대한 무서움도 확실히 깨달았다. 아내의 병세는 심각했다. 발견 당시 난소암 3기로 암 덩어리가 10cm나 됐고 여러 군데 전이까지 돼 있었다.

대부분의 암은 조기 발견만 해도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인다 한다. 난소암의 경우도 조기에만 치료한다면 85~95% 정도 완치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저자는 “정기검진만 확실히 받는다면 내 아내와 같이 손쓸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말기 암 판정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암이라는 놈이 2기, 3기가 될 때까지 증상을 보이지 않아 큰 변화를 못 느끼게 해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라며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사전에 예방할 것을 충고했다.

아내의 빈자리가 크지만 저자는 그럴수록 아내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아내의 영혼과 함께 여행을 많이 다닐 것이라고 했다. 남은 인생은 여행을 다니면서 글 쓰는 일에 몰두할 것이라는 저자는 내년 봄쯤에는 에세이 한 편을 출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참된 사랑은 정신과 육신의 세계를 뛰어넘어 영혼의 세계에서 맺어지는 신성한 것이기에 거룩한 마음이 없으면 사랑의 극치에 도달하기 어렵다했다. 사랑처럼 깊고 복잡하며 신비하고 가슴 설레게 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저자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사랑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글·전혜선 기자<ability0215@mjknews.com>

전혜선 기자  ability0215@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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