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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시진핑 국가주석 韓·中 정상회담 주요 내용은?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지지할 것인가 ② 北 비핵화문제 어느 선까지 동의할까
안병용 기자 | 승인 2013.06.28 19:36|(160호)

[정경뉴스= 안병용 기자] 한중 양국 정상들이 만난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구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는 중국은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 정부보다는 북한을 압박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 역시 경색된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중국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우리 정부가 한중 정상회담을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특히 북한과의 냉각 국면이 길어질수록 우리 정부에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통해 북핵 문제 등한반도 위기상황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중국은 핵과 미사일을 앞세워 도발을 그치지 않고 있는 북한을 직접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꼽히고 있어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낼지가 북한의 향후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정상외교 국가로 일본이 아닌 중국을 택한 것은 북한발 안보위기 속에 중국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풀이도 나온다.

남북 당국회담 결렬 이후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이 원칙적 수준을 뛰어넘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을 도출할 경우 북한측에 주는 압박은 상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한중 정상회담이 향후 남북 대화 재개 등 한반도 위기상황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큰 틀에서 볼 때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등 북한 관련 이슈와 경제협력 및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인문분야 문화 교류 등 3가지 주제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 박근혜 대통령이 6월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한중정상회담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
3대 핵심 주제 중에서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첫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와 북핵 불인정 등 북핵 관련 이슈가 꼽힌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을 오랫동안 견지해왔고,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원칙이 확인됐다. 따라서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공감대를 재차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권의 한 인사는 “북핵의 현실화는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 존재감의 확대와 일본의 군사 대국화 등을 불러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입장”이라면서 “중국이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이러한 입장을 명확히 천명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중 정상 공동성명에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메시지가 담길 가능성도 크다. 과거 한중 공동성명에서는 ‘한반도의 비핵화 지위 확보’(노무현 정부), ‘9.19 공동성명 이행’(이명박 정부) 등의 문구가 포함됐다.

나아가 박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중간의 전략적 소통 등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시 주석과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한중 정상의 목소리가 합의문에 담길지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또 자신의 대북정책 핵심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중국 측의 대북 원칙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지지를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 문제를 논의하면서 박 대통령이 탈북자 송환 문제를 거론할지도 주목된다. 탈북자 송환 문제는 박 대통령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사안인 데다 지난 5월 말 라오스에서 추방돼 중국으로 옮겨진 탈북 청소년 9명이 강제 송환된 것을 계기로 최근 폐막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어젠다로 언급돼서다.

다만 탈북자 문제는 북중 관계가 얽혀 있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박 대통령이 언급을 하더라도 시 주석과 이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하기보다는 ‘레토릭’ 차원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 한중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공동성명에 북핵 문제가 어느 정도 비중으로 포함될지 관심이 모인다.
 

한중 FTA 등 경제 이슈
두 정상은 회담에서 경제분야에서도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화, 발전시키는 방안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그동안 ‘경열정랭(經熱政冷)’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양국은 정치분야에서 가깝지 않았지만 경제분야에서는 다양하고 폭넓게 협력해왔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두 나라 사이의 경제협력은 눈에 띄게 늘어나 지난해 현재 중국은 우리나라와 2151억 달러에 달하는 교역량을 기록한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 잡았다. 수출과 수입 규모는 각각 1343억 달러와 807억 달러에 이른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도 6월 7일 방중 관련 브리핑에서 “양국 간 장기적이고 호혜적인 경제관계를 구축한다는 미래 상생발전 목표 아래, 한중 FTA를 포함한 상호 교역투자 확대방안, ICT 등 과학기술과 환경, 금융, 에너지 분야 등에서의 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하고, 각 분야의 협력을 촉진하는 MOU를 채택하는 등 풍성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중 FTA에 대한 건설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국은 FTA 관련 논의를 1단계에서 5차 협상까지 진행했으며 2단계 논의로 단계를 진척시키려 하고 있지만 방향과 범위를 놓고 의견 차를 보이는 상황이어서 양국 정부 모두 두 정상이 FTA에 대해 보다 진전된 내용을 끌어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의견 차를 조금 좁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쑨위안장(孫元江) 중국 상무부 국제경제무역관계사 부사장도 최근 “FTA 협상도 고위층의 정치적 고려와 지지가 있어야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면서 “박 대통령의 방중이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인문·문화 분야 교류·협력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인문·문화 분야의 교류·협력 방안도 긴밀히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어선의 서해상 불법 어업이나 동북공정 등으로 양국 국민 사이에 형성돼 있는 반중(反中)-반한(反韓)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데 인문분야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양국 모두 오랜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큰 만큼 인문이나 문화 교류를 강화해 양국 국민 간의 심리적 거리를 단축시킨다는 복안이다.

우리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연간 700만명 수준인 양국 간 인적교류를 2015년에는 1천만명까지 늘린다는계획을 잡고 있다.

박 대통령이 베이징(北京) 외에 제2 방문 도시로 3천년의 역사를 지닌 문화 고도 시안(西安)을 선택한 것이나 그 곳에서 유적지 한 곳을 시찰하기로 한 것도 양국 문화 교류의 중요성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것이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 시안 왜 가나?
시안 방문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이다. 그간 역대 대통령들은 중국의 지방도시로 상하이 4차례, 청두·칭다오를 묶어 한 차례 방문했다.

박 대통령이 시안을 선택한 것은 자신의 국정기조인 ‘문화융성’과 ‘경제부흥’, ‘창조경제’와 맥을 같이한다. 시안은 ‘중국 문화유산의 보고’, ‘실크로드의 출발점’으로 불릴 정도로 중국 문화의 대표 도시로 꼽힌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시안에서 유적지 한 곳을 방문해 양국 간 문화 교류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시안은 또 중국이 국가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서부 대개발 사업’의 거점도시다.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중앙아시아 및 유럽 진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등 한중 간 미래 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큰 지역인 셈이다.

특히 시안에는 삼성전자가 70억달러를 투자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며, 160여 개의 협력사가 동반 진출해 있다. 또 LG상사, 심텍, SK텔레콤, KMW, 다산네트웍스 등 한국 IT 관련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다.

시안을 선택한 것은 정상회담 파트너인 시진핑 국가주석을 배려한 차원도 있다. 시 주석은 1953년 베이징에서 태어났지만 문화혁명 때 산시성 옌안시량자허(梁家河)에서 7년간 생활한 만큼 시안은 시 주석의 ‘정치적 고향’으로 평가받는다.

한중 정상회담 이후 남북 대화 가능성 ‘주목’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성공단 문제 등 현안 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남북 양측 모두 수석대표의 ‘격’ 논란으로 당국회담이 무산된 데 대해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모종의 타협책을 찾지 않겠느냐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개별 사안에 대한 실무접촉을 북측에 다시 제안하거나 남북 간 원 포인트 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 “또다시 과거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시급한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해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에 “유연성 있게 대처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고려해서 방안을 강구하겠다”면서 “원·부자재 반출 등을 위한 개성공단 실무회담은 여전히 저희가 촉구하고 있다”고 다소 유연한 입장을 엿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중 정상회담이 또 한 번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중 정상회담의 합의문에 북한의 비핵화와 이를 위한 한중 공조를 명시하려면 반대급부로 우리 정부가 중국이 원하는 남북 대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중 정상회담이 남북 대화 재개 분위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회담 무산 이후 “미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북한도 북미 고위급 회담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차관급 남북 대화에 응하거나 새로운 남북회담을 위한 수정제안을 하는 등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양 교수는 “당국 간 대화가 성사되려면 우리 정부도 북측 수석대표의 격을 지나치게 강조해서도 안되며 북한도 수석대표를 바꾸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중 정상회담이 주목받는 이유
북한은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누구보다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현재와 장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두 국가 정상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한중 정상회담에 부쩍 더 신경을 쓰는 데는 최근 열린 한중 군사회담이 가져다준 충격도 한 몫하고 있다.

한국의 정승조 합참의장과 팡펑후이(房峰輝) 중국군 총참모장 등 한중 군 수뇌부는 지난 6월 4일 오후 베이징 8‧1청사에서 한중 군사회담을 갖고 양국의 군사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나아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정착시키기 위한 군사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기로합의했다. 북한과 중국은 6·25 전쟁을 함께 치른 ‘혈맹’임을 자부해왔고, 어느 한 국가가 침략을 받을 때는 군사적 지원을 하기로 돼 있다.

그런 마당에 한국과 중국의 군 수뇌부가 군사회담을 갖고 군사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은 북한에 멘붕(멘탈 붕괴) 상태를 초래할 만큼 충격이 컸다. 자칫 북한의 군사기밀이 남한에 넘겨질 수 있고, 북한이 침략을 받아 위기에 처할 경우 중국의 자동 개입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한은 지난 5월 22~24일 최룡해 군 총 정치국장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해 그들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한 터였다. 당시 북한은 “핵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만일의 경우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중국을 압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지만 다른 부분(생화학 무기 등)에 대해서는 매우 곤혹스러워했다는 전언이다.

북한은 남한을 통한 돌파구가 막힌 상황에서 대내외 압박이 강해지자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제의하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중국에 보내는 등 해결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모두 냉담한 반응이다.

특히 중국은 예전과 달리 북한과 더욱 거리를 두면서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북한은 시선을 다시 남한으로 향하는 중이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핵을 제외하고 우리 정부가 ‘명분’만 제공하면 언제든 대화 테이블에 나서려 하고 있고, 북한이 먼저 대화 제의를 해올 수 있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계기로 남북 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전반에 새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누구보다 한중 정상회담을 주목하는 이유다.

‘닮은꼴 정상’ 朴-시진핑, 마음도 통할까
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로 12세 때 청와대에 들어간 박근혜 대통령. 부모를 흉탄에 잃고 18년 은둔의 생활끝에 정치에 입문해 첫 여성 대통령이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혁명 원로 시중쉰 전 부총리의 아들로 이른바 ‘태자당’ 출신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문화대혁명 때 숙청되면서 토굴에서 지내는 등 고초를 겪은 뒤 공산당에 들어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서강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박근혜 대통령. 시 주석도 칭화대에서 화학공정과를 졸업한 이공계 출신이다. 8년 전 여의도에서 한나라당 대표와 중국 저장성 당서기 신분으로 처음 만난 두 지도자.

시진핑 주석이 새마을 운동에 큰 관심을 보였고 박 대통령이 라면 상자 2개 분량의 관련 자료를 전달하면서 신뢰를 쌓았다.

식당 종이 냅킨도 반으로 잘라 쓴다는 시 주석과 청와대 리모델링도 하지 않은 박 대통령. 검소한 생활과 꼼꼼한 메모 습관까지 닮은꼴인 두 정상의 만남이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안병용 기자  byahn@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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