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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초강력 ‘엔저 공습’하반기 국내 경기회복 기대감 이대로 무너지나
전혜선 기자 | 승인 2013.05.31 17:50|(159호)



[정경뉴스= 전혜선 기자] 저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엔화가 강력한 저항선이던 달러당 100엔을 돌파한 후 103엔까지 추락했다. 올여름이나 돼야 100엔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예상보다 조금 빠른 속도다. 이에 일본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국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자동차, 철강, 섬유, 기계, 농산물 등 일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수출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관광산업도 마찬가지다. 일본인들이 가득했던 명동거리는 현재 한산하다. 일본인 관광객들로 인해 호황을 누렸던 유통·서비스업 분야 또한 엔저로 국내 일본인 관광객들의 수요가 줄면서 울상을 짓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경기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차차 회복될 것이라던 기대감은 엔저의 공습으로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선진국들이 일본의 의도적인 엔저를 용인하는 상황 속에서 하반기 국내경기 회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엔화가 강력한 저항선이던 달러당 100엔을 돌파한 후 103엔까지 추락했다. 이에 일본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국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엔저를 앞세운 일본의 공습 시작


현재 수출중심의 한국경제가 엔저로인한 수출부진으로 국내 경기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을 넘어섰고 앞으로 110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까지 둔화되고 있어 수출로 버텨오던 국내경기가 경기침체 장기화 위기에 처했다.

일본경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경기회복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아베총리는 집권 후 일명 아베노믹스라는 경기부양정책을 펼치며 일본 경기회복을 위한 출항을 시작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중앙은행 총재와 함께 과감한 양적완화정책을 펼치며 일본 국내 시장에 통화를 풀어 엔을 유도했다.

현재 일본경제는 눈에 띄게 회복되었고, 계속 약진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경제 회복은 곧 한국경제의 경기침체 장기화를 일으키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예로부터 한국경제는 수출중심산업으로 약진을 보여 왔다. 일본과 대다수 겹치고 있는 국내수출산업 분야의 타격은 하반기 국내경기 회복이라는 기대감을 단번에 무너트릴 공산이 크다.

최근 엔화약세가 국내산업 일부 업종에서 수출과 해외수주 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이제 엔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주요변수로 경계해야할 상황이다.


   
▲ 수출 효자 품목 1위인 자동차 산업 분야의 엔저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실정이다. 일본의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저가정책에 한국 자동차 업계가 어떻게 어려움을 타계해 나갈지 우려 속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 직격탄

자동차, 철강, 가전, 섬유, 기계, 관광, 농산물을 포함한 국내 산업 전반이 ‘엔저’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 중 수출 효자 품목 1위인 자동차 산업분야의 피해가 가장 큰 실정이다.

엔화가 약세를 보인 후 일본 수출품의 단가 인하율이 한국 수출품보다 평균 10배 커졌다. 일본차 업체들은 지난 5월부터 ‘엔저’ 지렛대를 활용, 전 세계 시장에서 대대적인 할인판매에 나섰다.
 
닛산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주요 7개 차종의 가격을 대폭 강등했다. 일본 브랜드들이 엔저효과를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도 피해갈수만은 없었다. 지난 5월 중순,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주력차종을 국산브랜드인 현대차와 비슷한 가격에 출시해 맞대결을 펼친바 있다. 엔저엔진을 장착한 일본차 업체들이 한국 자동차업계 잠식작전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주요 차종의 가격을 인하하거나 신제품 가격을 구형 수준으로 동결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엔저현상으로 인해 일본차 업계가 한국 시장에서 가격 결정권을 쥐게 된 셈이다. 엔저 현상을 등에 업은 일본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현대·기아차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 중인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려 엔저파고를 넘기기로 했다.

미국에선 고급차 판매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딜러망을 강화하는 내실 경영에 주력할 계획을 세웠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산이 일본차 보다 성능 면에서 매우 혁신적이고 아직까지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일본 브랜드들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본의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저가정책에 한국 자동차 업계가 어떻게 어려움을 타계해 나갈지 우려 속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엔저공세에 대응할 정책 부재

문제는 일본의 의도적인 엔저 공세에 한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일본의 엔저 정책은 이미 주요 선진 7개국으로부터 ‘경기 부양책의 일환’이라는 면죄부를 받았다.
 
국제 공조를 통해서는 엔화 약세를 되돌릴 길이 없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미국처럼 인위적인 통화팽창을 통해 본격적인 환율전쟁에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내 외환시장의 규모가 워낙 작아 시장 개입의 효과가 제한적인 데다, 공연히 환율조작국이란 오명만 뒤집어 쓸 공산이 크다.

그저 급격한 원화절상을 막는 정도의 미세조정 정도가 고작이다. 원화 환율 면에서 엔저에 대처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이제 엔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여건을 구성하는 상수(常數)로 봐야 할 시점이다. 엔저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한국 경제 전반의 체질 강화밖에 없다.

엔화 환율 변동에 경제 전체가 휘둘리지 않을 정도의 체력을 갖춰야 한다. 내수의 비중을 늘리는 산업 구조조정과 함께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원화 환율의 변동성을 줄이면서 내수경기의 활성화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도 엔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생산성 향상과 신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하반기 국내경기 회복을 노렸고, 가능하리라 전망했다. 그러나 인위적인 통화팽창으로 압도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는 일본 아베정권의 아베노믹스 정책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경제성적표도 영 좋지 않은 상태에서 엔저현상에 북핵문제로 인한 한반도 위기까지 직면했다. 그 외 다양한 대외적 변수들로 인해 한국경제는 경기침체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수출 강세로 인한 국면 타계가 어렵다면 내수부진을 해결하는 방법을 통해서 하반기 국내경기회복을 이루리라 기대해 본다.

 

   
▲ 일본인들이 가득했던 명동거리는 현재 한산하다. 일본인 관광객들로 인해 호황을 누렸던 유통·서비스업 분야 또한 엔저로 국내 일본인 관광객들의 수요가 줄면서 울상을 짓고 있는 실정이다.


엔저쇼크와의 사투

엔저 쇼크의 영향권에 든 주요 수출 기업들이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최선의 대응책을 찾아 사투를 벌이고 있다. 수출 기업들은 자생력 강화로 맞서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원가 절감,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인 환헤지, 파생상품 투자확대와 결제통화 다변화 등이 주된 대응책이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24시간 환율 모니터링 체제를 유지하며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엔 환율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달러 결제 비율을 줄이고, 유로화 등의 결제 비율을 높이고 있다.  해외공장 생산 확대를 통한 현지화 전략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내부개혁을 이루기 위한 일본의 양적완화정책은 현재 주변국에 고통만을 주고 있다. 원래 통화정책의 목적인 국내재정, 구조개혁이 이뤄지지는 않고 인근 국가들의 통화가치를 놓이는 방식으로 환율전쟁을 유발하고 있는 듯하다.

엔저현상이 이대로 계속 장기화된다면 일본 국내 경기도 좋을 것이 없다.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향으로 아베노믹스 정책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독일의 기업들은 환율을 불평하지 않고 이에 적응해 혁신해나가면서 지속적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엔저쇼크와 같은 환율변동 현상에 휘둘리지 않고 흑자를 보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 원가절감과 같은 노력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엔저쇼크가 지금 당장 막을 내릴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엔저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110엔까지는 엔저로 인한 피해가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거시경제 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

 

 

글·전혜선 기자<ability0215@mjknews.com>

전혜선 기자  ability0215@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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