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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四촌이 이웃死촌 되는 ‘층간소음’ 갈등정부·주거민 두 가지 차원의 해결책 필요
전혜선 기자 | 승인 2013.05.31 14:33|(159호)



[정경뉴스= 전혜선 기자] 층간소음으로 살인과 방화까지 일어나면서 층간소음 갈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서로 이웃하여 다정하게 지내면서 사촌과 같이 가깝게 지내는 이웃사촌의 의미는 변색된 지 오래다. 과거에도 층간소음은 여러 차례 사회문제로 비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정부의 미비한 대비책과 현대인들의 소통·배려 부재 때문이다. 이미 지난 2004년에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바닥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8년간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허송 세월을 보내면서 이웃 간에 얼굴을 붉히고 살인까지 저지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요즘 현대인들에게 공동체 의식이 없는 것도 문제다. 더 이상 이웃사촌 간에 극단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와 거주자 두 가지 차원에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 층간소음으로 인한 방화,살인 사건이 잊을만 하면 또 일어나고 있다. 다툼 끝에 화를 이기지 못하고 저지르는 일련의 실수가 사람을 다치게 하고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TV 방송 캡쳐)
 

무엇보다 단절된 이웃관계가 문제 키워

전문가들은 층간소음 갈등의 원인을 이웃사촌 간의 소통과 배려 부족으로 꼽고 있다. 각종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기에 앞서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 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전에는 새로운 주민이 이사를 오게 되면 '이사떡'을 기존 주민들에게 전하며 새로운 이웃이 되었음을 알리고 인사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살고 있으며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
지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

사실 층간소음 문제는 원인을 제공하는 위층의 책임이 크지만 위층만의 문제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사소한 소음도 못 참고 올라오는 아래층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사람도 꽤 많다.

이웃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래층 사람들은 사소한 소음 정도는 참아줄 줄 알며, 위층에서는 아래층 사람의 항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층간소음 문제는 소음재 사용, 기둥식 구조 등 건축적인 방법으로 줄일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이웃 간의 소통과 배려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지난달 인천시의 경우 관련 단체와 ‘층간소음 분쟁 예방 협약’을 맺어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찾아가는 공동주택 민원상담실·공동주택 이해관계인 아카데미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모두 공동주택의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들이다.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아래층 거주자가 위층 거주자와 평소 교류가 있고 친분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동일한 강도의 소음에 대해 보다 조용하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기술과 자본의 투입으로 층간소음 감소효과를 내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소음 감소효과이다.

‘이웃사촌 간의 소통과 배려 문화 증진’ 방안은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주거공간을 보다 인간적인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 모두 생활 속 일어나는 소음들이다. 위층 주민은 소음으로 인해 아래층 주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주의하고, 아래층 주민도 어느정도 이해하는 너그러운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출처:한국기술사회)


신규 주택, 주택건설기준 강화

주택건설기준 개정안으로 공동주택 바닥구조 기준이 종전보다 강화된다. 앞으로 공동주택을 건설할 때 바닥두께는 210mm(기둥식 구조는 150mm) 이상이어야 하고,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인 경량충격음은 58dB, 아이들이 뛰는 소리인 중량 충격음은 50dB 이하의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기존에는 아파트 시공 시 바닥두께 기준 또는 바닥충격음 기준 가운데 하나만 선택했지만 앞으로는 두 가지 모두 충족해야 하는 것이다. 새 기준은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이르면 내년 3월경 시행 될 전망이다.

벽식 구조 공법보다 층간소음이 적은 기둥식 구조 공법이 의무화돼 앞으로 기둥식 아파트 건설이 확대된다. 벽식 구조는 위층의 소음이 벽을 타고 아래층 주민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반면, 기둥식 구조는 층간소음이 기둥을 타고 분산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바닥구조기준을 강화하고 기둥식 구조로 주택을 시공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공사비는 증가한다. 증가한 공사비는 고스란히 분양가에 영향을 미쳐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분양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둥식 공법으로 짓는 공동주택에 대해 용적률을 높여주고 입주자에게 재산세·취득세 인하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지어진 주택들은

주택건설기준 개정안으로 앞으로 지어지는 주택들은 층간소음 문제가 완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기존 주택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에 정부는 주택건설기준 개정안과 별개로 주택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택건설기준 개정안이 신규로 건설되는 공동주택의 바닥 충격음 등을 규정한 것이라면 주택법 개정안은 기존 주택에 대한 생활소음 기준을 만들어 분쟁 조정 등에 활용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신설할 방침이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10억원의 추경예산을 확정했고 5대 광역시로 서비스 지역 확대를 준비 중에 있다.

층간소음 관리기준, 상담·조정을 위한 전문기관 근거 마련을 위한 소음·진동 관리법 개정도 추진한다. 층간소음 갈등이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되면서 층간소음 문제에 등돌려왔던 정부와 관련기관들이 연이은 살인, 방화로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대책을 시급하게 내놓고있다.

하지만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해 정책 진행이 체계적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는 층간소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진단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하며 층간소음 전담팀원 확장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이들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층간소음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 꾸준한 관리를 해야 한다.

기둥식 구조 활성화, 아파트 바닥구조 기준 강화, 주거생활소음 기준 마련 등을 잘 활용하면 층간소음 문제가 차츰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 다가구,다세대 주택과 같은 일반주택들은 그간 층간소음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그러나 잇따른 층간소음 사건 발생으로 일반주택도 층간소음 문제 해결 방안 대상에 포함된다.


층간소음 사각지대 ‘일반주택’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자며 여러 가지 대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이 아파트 위주일 뿐이다. 지난달 인천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주인과 세입자 간 다툼 끝에 방화로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일반주택도 층간소음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일반주택에서도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건이 발생하자 국토부는 하반기에 다가구·다세대 등에도 아파트 기준을 준용하는 내용의 건축법 개정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아직 고려 중인 사안에 불과하지만 정부에서 일반주택에 대한 층간소음 문제를 인식하고 법 개정을 고려하고 있어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한 발 나아간 셈이다.
 

   
▲ 근 1~2인 가구가 늘면서 원룸 또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원룸의 경우 층간소음 뿐만 아니라 옆집간 소음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데 층간소음 문제 해결방안에 도외시되고 있어 문제다.


옆집 간 소음갈등은 어떻게 하나

층간소음 문제만 대두될 뿐 옆집 간 소음문제는 소홀히 되고 있어 우려가 된다. 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비단 층간소음뿐만이 아닐 것이다. 원룸과 같이 한 건물에 다수의 가구가 좁은 폭으로 붙어 있는 경우 옆집 간 소음문제도 만만치 않다.

1~2인 가구가 늘어남과 동시에 이를 겨냥한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들이 확대되면서 원룸 소음 문제 또한 대폭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원룸들의 경우 일반 아파트에 비해 건설기준 등이 완화·적용돼 날림으로 시공된 것들이 많아 문제가 있다.

일단 아파트의 경우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기준에 따라 건축해야 하지만, 300세대 이하인 원룸형 다가구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은 이에 적용되지 않는다.

브랜드가 있는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하는 것도 아니고, 뜨내기 건설업체들이 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품질보증에도 문제가 있다.

방음 등을 고려해 짓다보면 공사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최대한 공사비를 줄여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건축주들은 굳이 법에도 규정되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 강력한 법규제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국토부가 최근 공동주택에 적용하는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바닥 구조기준’을 다세대주택, 다가구주택 등 일반주택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해 희망이 보이고 있다.

개정을 추진하며 구체적인 기준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국토부가 다세대·다가구 주택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면서 원룸에서 흔히 일어나는 옆집 간 소음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할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 사회에서 사람들은 서로 이웃하여 살아갈 수밖에 없다. 층간소음으로 이웃 간에 다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도를 지나쳐 방화, 살인까지 저지르는 사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발걸음조차 소음이 되는 부실한 주택건설로 인해 그간 소음갈등으로 인한 고통을 겪었다면 이는 강화된 주택건설기준 마련으로 점차 해결될 것이다.

이미 지어진 주택들은 주택법 개정안 마련으로 주민 간 분쟁해결 절차가 순조로워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단절된 이웃관계를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

잇따른 층간소음 갈등 사건들을 접하면서 이웃사촌의 정이 아쉽다.

 

글·전혜선 기자<ability0215@mjknews.com>

전혜선 기자  ability0215@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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