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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나친 국수주의를 경계하며
정경NEWS | 승인 2013.05.31 10:30|(159호)

   
▲ 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 전공교수국방부 정책자문위원
최근 영국정부가 식민지배 당시의 가혹행위에 대해 처음으로 배상을 결정했다. 독일의 과거사 반성과 사죄에 이어 영국도 같은 대열에 합류한것이다.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닌가. 영국은 세계 곳곳에 많은 식민지를 건설했던 나라였다.

그 중 케냐 식민통치 당시 독립투쟁에 가담했다가 고문당한 케냐인들에게 손해배상을 하기로 했다. 기나긴 소송을 통해 배상을 받게 되는 케냐인들은 1950년대 케냐 독립투쟁단체에 소속돼 있던 3명이다. 이들은 성폭행, 물고문, 구타 등의 고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왜 이런 배상을 결정했을까. 흥미로운것은 영국 내부의 양심적인 세력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동안 영국은 일본처럼 식민통치 손해배상에 미온적이었다. 영국 외교부는 법정에서 식민지 시절 케냐인을 고문한 사실을 시인했고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시한이 종료됐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2009년부터 영국 역사학자들이 케냐인들의 입장에 서면서 식민지배 관련 문건을 샅샅이 찾아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8000여건에 이르는 문건을 찾아냄으로써 식민통치의 야만성이 잘 드러났다. 코너에 몰린 영국정부는 배상금 합의에 동의했다. 영국정부에 대해 다른 비슷한 식민지 피해 소송과 보상으로 이어질 것 같다.

아베총리와 우익정치인들의 망언 파문 양상
그런데 일본정부는 어떠한가. 가혹했던 식민지 통치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과 배상은커녕 도가 지나칠 정도로 아베총리를 중심으로 우익정치인들의 ‘망언과 평화헌법 개정’ 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일부 우익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물론이고 아베총리는 식민지 ‘침략의 정의에 이견’과 고노담화 부인에 이어 ‘96번 등번호’를 달고 프로야구 시구식에 나섰다. 아베의 이런 도출 행동은 자민당이 개정중인 헌법 96조 개헌안 발의를 연상시키는 일종의 정치적 쇼였다. 이 조항에 따르면 중의원과 참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다.

그는 3분의 2가 아닌 절반만 찬성하면 가능하도록 개정을 시도 중이다. 이번엔 마루타 부대를 연상시키는 ‘731이 선명하게 찍힌 전투훈련기’에 올라탄 아베사진이 공개됐다. 이젠 숫자 도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악몽의 731 숫자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생체실험부대로 악명이 높았던 731부대를 연상시킨다. 이곳에서 인간을 통나무라는 뜻의 ‘마루타’로 부르며 한국과 중국 등 전쟁포로들에게 페스트균을 비롯한 세균
병기나 독가스를 투입하는 인체실험이 자행되었다.

당시 희생된 사람은 민간인과 군인을 합해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심지어 아베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신사를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비유하는 발언까지 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현재 일본은 국방비 증액 방안도 논의 중이다.

향후 5년간 방위비 증액을 7월 참의원 선거 공약에 포함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자민당은 “북한의 무력도발,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관련 중국과의 갈등 등 동북아 안보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에 국방비 증액이 필요하단다. 이번 방위비 증액 방안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일본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연속 방위비를 삭감했고 2013년 한 차례 방위비를 증액했기 때문이다.

고위 정치인들의 반성 없는 공격적인 과거사 부정과 망언 파문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하시모토 도루 일본 유신회 공동대표 겸 오사카시장의 망언은 비이성적이고 야만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올해 44살의 젊은 정치인이자 TV에 출연해 인기를 얻어 지난 2011년 오사카 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지난 5월 초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전쟁 당시에) 필요했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라며 위안부 제도 그 자체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일본의 위안부 제도는 정당한 것이며 “왜 일본의 위안부제도만 문제가 되느냐, 당시는 세계 각국이 (위안부 제도를) 갖고 있었다며 2차 세계대전 때 세계 각국이 모두 강간 국가”라고 주장했다.

또한 “폭행, 협박을 해서 납치한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인까지 했다. 그는 주일미군에게 ‘성매매 업소를 이용하라’고 제안도 했다.

극우적 성향을 멈추고 미래지향적 협력관계 모색할 시기
이렇게 총리부터 극우정치인들의 ‘망언경쟁’은 국내외에서 유려와 비난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우리정부와 미국과 중국 등 전 세계적인 비난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강력하면서도 단호한 일침을 가했다. 일본 총리와 정치인들의 이런 행동에 미국정부와 의회 합동으로 예외적으로 강도 높은 비난과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본의 이런 망언은 동아시아에서 갈등을 증폭시키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되지 않다는 분명한 입장을 피력했다.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반박했고, 일본의 국수주의 부상을 매우 우려했다. 그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협력하고, 누구든 위안부의 존재를 정당화하거나 부인하려는 시도는 역사를 부정하려는 것이고, 관련 문서와 생존자 증언 등 위안부에 대한 끔찍한 증거는 매우 많다,” 게다가 “위안부는 한국과 중국, 대만, 필리핀 여성 20만 명에 대해 일본정부가 후원한 성적 만행 프로그램이었다”고 비난했다.

또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일본군 위안부는 전시에 여성을 성적인 목적으로 인신매매한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강력하게 밝혔다. 지난 2007년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했던 마이크 혼다(민주)와 스티브 이스라엘(민주) 하원의원도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자민당은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주변국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망언 발언, 역사부정, 군국주의에만 주력하고 있다. 통제 불능 상황이다. 일본은 주변국들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죄하고 반인륜적 행동과 인권 침해를 멈춰야 한다.

자국의 국익만 고려하지 말고 글로벌 시대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선진국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과거사를 부정하고 역사왜곡에 급급한 국가는 외교적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음을 제대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정경NEWS  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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