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뉴스=강경윤 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정책 시험대가 될 ‘4·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인 이번 부동산 대책에는 ‘주택거래 정상화’, ‘보편적 주거복지 방안’이 총망라돼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얼어붙었던 부동산업계가 다시 활기를 찾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양도세 면세기준’. 서민안정을 위한 이번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짚어본다.

‘부동산 혜택 보따리’ 풀 만큼 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1일 임기 첫 부동산 정책인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주택거래 정상화를 위한 세금감면, 서민층 주택구입자금 지원, 보금자리와 신도시 공급물
량 축소 등 박근혜 대통령의 주거복지 공약을 대거 실행에 옮긴 정책이다. 시장 활성화 강도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직후를 뛰어넘었다.

▲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이 4월 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동산 대책에 대해 ‘풀 수 있는 보따리는 다 풀었다’라고 말할 만큼 세제, 금융, 공급 등 분야를 망라한 종합부동산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4·1 부동산 종합 대책의 주요 내용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세금완화와 대출금리 인하, 공공분양 축소를 통한 주택거래 활성화 정책 ▲하우스 렌트푸어 지원을 중심으로 하는 거주 안정책 ▲공공임대주택, 행복주택 등을 통한 서민 주거안정이다.

이 중에서 논란이 됐던 것은 세금완화 대책으로 내놓은 양도세 면세기준이다. 정부는 처음 양도세 면세기준을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로 정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연말까지 건설사가 분양하는 9억원 이하 신규·미분양주택이나 1주택자(일시적 2주택자 포함)가 보유한 전용 85㎡, 9억원 이하 기존주택을 매입하면 향후5년간 양도소득세를 100% 감면해주는 혜택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85㎡ 이하’라는 면적과 ‘9억원 이하’라는 가격기준이 동시에 적용되어 발생한 문제였다.

▲ 4·1 부동산 종합대책의 양도세 면제 기준에 대해 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예를 들어 서울 강남구의 A 아파트는 3.3㎡당 3천만원으로 한 채당 집값이 8억1500만원이지만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이어서 양도세 면제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용인시 B 아파트의 경우 3.3㎡당 1천만원 미만으로 한 채당 집값이 3억5600만원이지만 전용면적이 100㎡여서 양도세 감면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정치권은 양도세 면제기준을 ‘전용면적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를 주장,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4월 19일 조세소위에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의하고 논란이 됐던 양도세 기준을 정치권의 새 기준으로 받아들였다.

양도세 면제기준에 엇갈린 반응 정부에서 발표한 이번 4·1 부동산 종합대책은 시장침체에 따라 거래가 얼어붙어 집값이 하락하고 이 때문에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애초 목표대로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주택거래가 일정 부분 활성화될 것이라는 데에는 업계에서 의견을 같이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대책이라거나 MB 정부 시절 나왔던 정책들을 단순히 짜깁기한 것이라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에서 양도세 면세기준으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던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규모는 작지만 가격대가 높아 실효성이 없다는 불만이 나왔지만 이번 개정으로 불만이 해소될 전망이다.

60㎡ 미만 소형아파트가 90% 이상인 강남구 개포지구 5개 단지와 송파 가락시영 등도 양도세는 물론 생애최초 주택에 주어지는 취득세 면제혜택까지 누리게 될 전망이다.

수도권 외곽 신도시와 지방의 경우 가격은 6억원 이하임에도 면적기준인 85㎡를 초과하는 중대형단지가 많아 수혜자가 적을 것으로 우려된 바 있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이 같은 불만의 소리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등 수도권은 면적으로, 수도권 외곽과 지방은 적용 금액으로 각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구가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신축과 미분양 중대형 가구들은 이번 혜택에서 제외됨에 따라 침체된 주택시장의 부흥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비록 적용 금액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이번 여야정 합의로 대다수의국민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신축 및 미분양 중대형 가구를 보유한 시공사들과이번 대책을 통해 분양 효과를 기대했던 일부 시행사들로서는 금액이 하향조정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 4·1 부동산 종합대책 기존주택 양도세 한시 감면 적용범위.

송파와 하남, 성남에 걸친 위례신도시는 강남권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으로 실수요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지역이다.

현재 위례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현대엠코,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의 아파트는 전용면적 99㎡, 분양가는 6억3000만원~8억원. 여야가 제시한 양도세 면제기준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혜택에서 제외된다.

이로 인해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사정은 지난해 1차 분양을 마친 대우건설도 마찬가지다. 올 하반기 1700가구 분양을 앞두고 있지만 양도세 면제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분양예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광고 등을 통해 양도세 면제기준이 적용된다고 안내하고 있었는데 큰 혼란이 불가피하다. 분양예정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부동산 활성화 위한 근본적인 방안 마련해야 4·1 부동산 정책이 수혜지와 비수혜지로 나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반응도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정부는 부동산경기 침체의 맥을 ‘시장침체’에 두었지만 실제로는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올랐던 집값 상승의 불균형’에 있다는 것이다.

▲ 4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나성린(왼쪽 세번째)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대행, 변재일(오른쪽 세번째)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이 브리핑을 열고 부동산대책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가격적인 문제는 그대로 유지한 채 금리와 세금을 낮춰줄 테니 수요자들이 부담을 지고 구입하라는 이번 대책에 구매자들이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10여 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이상 급등 현상을 지켜보며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꼈던 소외지역 주민들은 더욱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기존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내놓아도 사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 이미 한물 가버리고 언제 오를지 기약도 없는 기존 집을 구입하느니 전세를 찾거나 돈을 모아 오히려 저렴하게 나오는 새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생각에서다. 수도권의 전세난이 유독 심화되고 있는 것과 보금자리지구의 인기가 높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종합대책은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어 시장의 기대감을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원인규명을 통해 서민 주거안정에 실효적인 정책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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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윤 기자  ggangky@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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