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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일본 참여와 시사점
정경NEWS | 승인 2013.03.29 18:30|(157호)

   
▲ 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 전공교수 /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지난 3월 1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이 날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는 “TPP 교섭 참가를 결단했다”며 “기존 교섭 참가국들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일본은 TPP 참여에 소극적이었지만 이제 아베 정부는 관세 전면 철폐를 전제로 경제적 파급효과에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TPP 참여는 ‘아베노믹스’ 3대 정책으로 분류되는 ‘경기부양의 재정정책, 양적완화의 통화정책, 신성장전략’ 중 성장전략의 중심적 정책과제로 간주된다. 이렇게 TPP가 타결되면 수출시장에서 일본과의 경쟁 품목이 많은 한국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게다가 한중일 FTA 교섭을 진행 중인 한국과 중국은 일본의 이런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TPP 역할 확대와 일본의 경제적 실익

TPP는 모든 물품의 관세 철폐를 원칙으로 아태지역 경제의 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보다 좀 더 범위가 넓은 일종의 다자간 자유무역 협정이다. TPP는 2005년 4개국으로 출범했다. 현재 회원국은 미국, 호주, 캐나다, 멕시코, 베트남, 페루, 말레이시아 등 총 11개국으로 전환되어 확대 교섭에 참여 중이다.

미국은 2008년부터 참여하면서 협상의 주도국이 되었다. 2010년 3월 이후 16차에 걸쳐 협상이 진행되었고, 올해 5월과 9월 협상을 거쳐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까지 타결을 목표로 한다. 협상의 큰 틀, 협상의 주요 목표와 교역규범의 제정 방향 등이 정해진 셈이다.

참여국 11개국 인구는 6억5천만여 명 정도로 전 세계 GDP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1년부터 우방국들 대상으로 TPP 참여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일본 참여로 전체 경제규모 27조 달러의 전 세계 GDP의 3분의 1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권이 될 예정이다.

이른바 TPP는 ‘예외 없는 관세 철폐’를 목표로한다. 다소 공격적인 시장 개방이 추진된다. TPP 교섭 대상은 관세 철폐와 서비스, 투자, 지식재산권 등 21개 분야에서 공통의 규범이 포함된다. 미국이 주도하면서 ‘중국 견제용 장치’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개방이 더딘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TPP 교섭에서 의도적으로 ‘개방 수준’을 FTA 협상보다 높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게다가 일본의 TPP 교섭 참여로 인해 ‘중국 견제’는 더 가시화되며, 향후 TPP는 경제 모 세계 1위와 3위, 교역규모 세계 2위와 3위 무역국이 하나로 통합하게 된다. 일본의 참여로 TPP 경제권은 미일 양국이 주도하는 경제체제의 아·태경제권으로의 전환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이 TPP 참여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베 총리의 경기부양정책은 ‘엔저 효과’에 이어 ‘관세 철폐’로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FTA를 통해 투자와 성장, 고용 확충을 촉발시켜, ‘잃어버린 20년’ 경제불황에서 탈피하고자 한다.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TPP에 참여로 농업 부문 등 취약 부문의 생산이 3조 엔 정도 줄어든다는 분석이지만 전반적으로 투자와 소비 및 수출이 크게 증가되어, “실질 국내총생산(GDP) 0.66%(3.2조 엔; 한화 약 37조원) 증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본의 협정 최종 합류까지는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 2010년 10월 간 나오토 당시 총리가 “TPP 협상 참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지만 농업 분야에서 심한 반발에 직면했다. 아베 집권 이후 일본 농업단체들은 TPP 참여로 값싼 외국 농산물이 유입되면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에 대해 반대를 해왔다.

또 농업단체 관계자 4000여 명 등이 도쿄에서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기도 했다. 일본은 쌀, 설탕 등의 자국 농산물을 높은 관세로 보호하고 있는데, 협상 과정에서 이런 농산물 품목에 대해 관세 철폐 유예에 실패한다면 농민들로부터 거센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쌀과 쇠고기, 유제품, 설탕, 밀 등 5개 주요품목을 관세 철폐 예외 품목으로 만들 것을 약속했다.

TPP 참여에 대한 아베 총리의 비전은 “미국과 손잡고 아·태 지역의 미래 번영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경제권”을 만드는 것이다. 즉 TPP를 통해 “환태평양 경제권 틀 속에서 새로운 글로벌 교역규범과 질서에 일본이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국의 TPP 참여와 시사점

이와 같이 일본의 적극적인 TPP 교섭 참여가 공식화되면서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우선 정부의 TPP 참여에 회의적인 의견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그동안 정부는 양자 협정인 FTA를 통해 경제영토 확장을 꾸준히 추진해왔고, TPP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나라와 FTA을 맺고 있기 때문에 TPP가 좀 더 구체화되는 적절한 시기에 참여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또 미국의 중국 견제로 추진되는 TPP에 우리가 참여하게 되면 현재 추진 중인 한중 FTA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구체적인 실익 없이 중국과 무역협상에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처음부터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초기에 참여해야 TPP가 구축하게 될 ‘글로벌 교역규범과 질서’에 기여할 수 있고 우리의 입장이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TPP 참여가 새로운 시장 확보를 통해 성장과 고용 창출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TPP 가입이 GDP를 1.44% 늘리고 국민복지가 77억 달러 증가된다는 연구보고서도 나왔다.

동시에 한일 양국이 동시에 참여하는 TPP는 양국 간 FTA의 간접적 타결도 의미한다. 정부는 호주, 뉴질랜드 등 TPP 회원국과 FTA를 추진 중인데 이들 국가들과도 타결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TPP 참여는 경제적 및 지정학적 실익이 크기 때문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요약하자면 일본은 경제위기 극복책의 일환으로 TPP 참여를 적극 추진 중이지만, 우리의 TPP 참여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그러나 동시에 참여에 대한 논의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만큼 글로벌 시대 우리 국익에 미칠 이해득실과 영향력을 합리적으로 잘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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