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불평등 조약인 SOFA(주둔군지위협정)에 가로 막힌 무기력한 공권력도 넘은 미군 범죄 SOFA 재협의로 처벌규정 강화해야
전혜선 기자 | 승인 2013.03.29 12:01|(157호)


[정경뉴스=전혜선 기자] 성추행, 성폭행, 민가 침입, 마약, 강도, 절도, 뺑소니, 경찰관 폭행에 이르기까지 미군 범죄의 종류는 다양도 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미군 범죄와 관련해서 당국에 접수된 건만 2009년에 325건, 2010년 380건, 2011년 341건 2012년에 344건 등 해마다 300여 건 이상의 미군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한 해 미군 범죄 발생건수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언론에서 크게 이슈화된 것 외에도 주한미군이 한국인들을 상대로 저지르는 크고 작은 범죄가 상당한 실정이다. ‘2002년 효순·미순 미군 장갑차 살인사건’ 이후 미군 범죄 해결에 대한 문제의식이 크게 불거졌지만 1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만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지 않아 미군 범죄 발생 추이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게 현 상황이다.

   
▲ '이태원 모형 총기 난사사건' 관련 주한미군 3명이 대질조사를 위해 얼굴을 가리며 경찰에 출석하는 모습.


주한미군 특유의 수사기피 관행 공염불(空念佛)에 불과해

   
▲ 주한미군 범죄건수는 매년 300여 건 이상으로 2007년부터 2012년 5년 사이에 22% 증각했다.(출처: SBS 8시 뉴스)
지난 3월 2일 주한미군 3명이 서울 이태원 한복판에서 모형 총기로 난사하고 광란의 질주를 벌이며 경찰관과 시민을 차로 치는 일이 발생했다. 주한미군 6명이 서울 지하철에서 성희롱 사건을 저질러 주한미군 부사령관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은 지 불과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지난해 7월에는 경기도 평택에서 주차 시비로 미군헌병이 민간인 3명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해가는 사건도 벌어졌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미군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데 미군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주한미군 특유의 수사기피 관행으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우리나라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주한미군 모형 총기 난동사건’ 때 주한미군 피의자는 즉각적으로 경찰조사에 응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피의자 중 한 명은 부상으로 인한 병원 입원치료를 핑계로 경찰조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는 ‘시간 끌기’식의 주한미군 특유의 수사기피 관행이라고 볼 수 있다.

매번 주한미군 측은 사건 해결을 차일피일 미루며 들끓었던 여론이 식기를 기다리다가 ‘게눈 감추듯’ 사건을 종결지어버리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연간 300여 건 이상의 주한미군 범죄 중에서 불과 6%가량만 기소가 되고 대부분 불기소처리되어버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최근엔 주한미군 범죄가 발생하면 주한미군 부사령관이 신속하게 사과하고 바로 재발방지 약속을 하며 주한미군 범죄 근절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항상 반복되는 스토리에 불과하다는 게 문제다.
 
진심 어린 반성에 따른 적극적인 대처 자세라면 주한미군 최고 책임자인 사령관의 사과가 있어야 하는데 ‘2002년 효순·미순 양 사망사건’과 ‘2012년 평택 민간인 수갑 사건’ 정도만 주한미군 사령관의 사과를 받을 수 있었다.
 
미군 범죄 발생 시 매번 주한미군 측은 신속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내놓기는 한다. 사과는커녕 부정과 회피에만 급급했던 과거의 처사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지만 거듭되는 주한미군 범죄는 주한미군 측의 재발방지 약속을 허명무실(虛名無實)하게 만드는 게 사실이다.


우리 국민을 대하는 미군 태도부터가 잘못돼 있어

수백여 건의 주한미군 범죄의 근본적인 발생 원인은 우리 국민을 대하는 미군 태도에 문제가 있다. 범죄를 저지른 주한미군에 대한 처벌이 미약하고 재발방지 대책이 허술하다는 데에도 이유가 있지만 미군의 ‘우리 국민에 대한 존중성 부족’이 진짜 문제다.
 
주한미군의 마음가짐 자체에 문제가 있어 어떤 법적·제도적 장치가 강화된다 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 듯하다. 군사훈련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에 대한 정신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주한미군은 1년 정도 근무하다 본국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잠시 머물다 떠날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처벌마저 약하니 미군 스스로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게 되는 것이다. 주한미군은 한미 동맹을 해치는 것이 북한의 핵 위협만이 아니라 도를 넘는 미군 범죄에도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미군만 탓할 수 없어... 검찰의 사법처리 의지박약도 문제

주한미군의 허울뿐인 대처방안도 큰 문제지만 대한민국 검찰의 사법처리에 대한 의지박약도 간과할 수 없다. 검찰은 ‘평택 민간인 수갑 사건’이 일어난 지 8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SOFA를 핑계로 적극적인 처벌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는 듯하다.

수시로 발생하는 미군 범죄에 몸이 상하고, 자존심이 다치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데도 ‘소파 타령’만 하는 검찰이라면 그 존재 의미가 의심된다. SOFA 규정의 불평등한 내용 때문에 수사에 많은 제약이 따르지만, 1차 초동조사를 할 수 있는 현시점에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검찰은 자국민의 일에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보자’라는 의지 정도는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SOFA 독소조항을 이용한 주한미군 특유의 수사기피 관행을 검찰도 용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관계자들이 불평등 조약인 SOFA 개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진짜 문제는 ‘불평등 조약’ SOFA(한미 주둔군지위협정)에 있어

   
▲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조사 결과 'SOFA 협정을 즉시 재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82.3%로 높게 나타났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되풀이되는 미군 범죄에 대한 가장 큰 문제는 한미 주둔군지위협정인 SOFA에 있다. SOFA의 내용 중에서 우리나라에 불평등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SOFA에는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시설과 구역 및 주둔비 부담, 미군 범죄에 대한 형사재판 관할권, 미군 기관에 고용된 한국인 노동자들의 처우문제, 모든 군수물자의 통관과 관세, 미군과 그 가족의 출입국 문제 등에 대한 규정이 들어 있다.
 
이 중 미군 범죄에 대한 형사재판 관할권 문제에 있어 지난해 한미 양국은 SOFA 형사재판권 운영 개선에 합의해 한국 경찰이 미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경우 미군에 신병을 넘기기에 앞서 1차 초동조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한국 경찰이 미군 피의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못할 경우 미군의 신병을 확보하기 실질적으로 어려웠고 현행범을 붙잡아도 살인, 강간 등의 범죄가 아니면 미군 헌병이 신병 인도를 요구하면 즉각 넘겨야 했다.

이에 비하면 현 SOFA 규정이 보다 한국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개선된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주한미군 범죄를 예방하기에는 실효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이태원 모형 총기 난사 사건’ 때 미군이 끌던 차에 치여 용산경찰서 이태원파출소 소속 임성묵(30) 순경이 목숨을 잃을 뻔했어도 결과적으로 살인사건은 아니라서 미군들이 검거되지 않고 서울 용산구의 미8군 영내로 복귀해 경찰에는 초동수사 기회조차 사라졌다.

SOFA의 독소조항 때문에 출석을 요청하고 미군부대만 바라보는 입장이 돼 도주한 미군의 음주운전 여부도 바로 확인할 수 없었다. 미군 피의자들끼리 진술을 맞추는 등 대응할 시간만 벌어주게 된 것이다. 또한 끝까지 소환을 거부하면 법원 체포영장으로 강제구인하는 게 다음 절차지만 역시 미군 협조 없이는 집행할 수 없다.

구속영장이 발부돼도 마찬가지다. 미군부대는 우리 검경은 물론 법원의 권위까지도 무시되는 치외법권(다른 나라의 영토 안에 있으면서도 그 나라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국제법)지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무집행 중 발생한 사항은 대한민국에서 행해진 판결의 집행절차를 따르지 않는다’는 SOFA의 독소조항도 한몫한다.

공무집행 여부는 전적으로 미군이 판단하는데 앞서 말한 평택 미군기지 ‘민간인 수갑 사건’피의자들이 발생 8개월이 지나도록 기소되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에 있어 가해자가 대한민국 국민이냐 미군이냐에 따라 처벌 여부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SOFA 규정의 재협의가 필요하다.


<ability0215@mjknews.com>

전혜선 기자  ability0215@mjknews.com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혜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발행인 인사말회사소개정경시론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01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1 한서리버파크 1405호  |  대표전화 : 02)782-2121  |  팩스 : 02)782-9898
사업자등록번호: 107-06-75667  |  제호 : 데일리정경뉴스  |  등록일자 2005년 5월  |  등록번호 : 서울아00449
발행일 : 2000년 4월  |  대표이사: 최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
Copyright © 2022 정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