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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의 벽을 깬 여성 경호원 1호 고은옥 퍼스트 그룹 대표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 경호도 여성 시대
전혜선 기자 | 승인 2013.03.29 10:50|(157호)


   
 
[정경뉴스=전혜선 기자] 여성 대통령의 등장으로 앞으로 대통령의 근접경호를 책임질 여성 경호원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성 경호원의 역할과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청와대 여성 경호원뿐만 아니라 사설 여성 경호원의 위상 또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으로 ‘립스틱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현재,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왔던 경호분야에서 당당히 국내 1호 여성 경호원으로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퍼스트 레이디의 고은옥 대표를 만나봤다. 고 대표는 1996년부터 여성 사설탐정 활동을 시작해 17년간 민간 경호원으로 일해왔다. 고 대표가 여성 경호원들의 설 자리 마련을 위해 설립한 ㈜퍼스트 레이디는 올해로 강산이 한 번 변한다는 10주년을 맞이했다.


 

대한민국 최초 여성 경호원이 되다
고은옥 대표는 태권도 선수 출신으로 세 딸 중 둘째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태권도, 합기도 등 무술에 소질을 보였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그녀는 자신의 장기를 최대한 잘 살릴 수 있는 일이 경호업이라고 판단해 여성 경호원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하지만 여성 경호원이라는 직업군조차 없던 당시 경호시장의 현실은 그녀에게 냉담하기만 했다.고 대표는 1996년 19세란 나이로 여성 경호원으로서 사회에 첫발을 떼는 데 무척이나 애를 먹었다. 지금의 자리매김을 하기까지 온통 편견과의 싸움이었다.

그녀는 “그 당시엔 여자 경호원이라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아 나를 받아주는 경호업체가 없었다”며 경호 일을 시작하는 데 여자라는 점이 큰 방해물이 되었다 한다.

이어 “비가 심하게 내리던 어느 날, 의뢰를 받아 찾아간 곳의 공연기획 담당자가 왜 여자를 보냈냐며 남성으로 바꿔달라고 난리를 쳤다. 그러나 극성 팬들의 육탄 공세를 두 팔이 시퍼렇게 멍이 들도록 막아냈더니 그 담당자가 나중에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고 간신히 들어간 경호업체에서마저도 의뢰인에게까지 편견에 시달려야만 했다고 한다.

보수적인 경호업계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여러 난관에 부딪히자 고 대표는 직접 여성 경호원만으로 구성된 경호업체를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자신을 받아주는 곳이 없다면 스스로 설 자리를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설립된 회사가 ㈜퍼스트 레이디이다.

하지만 경호업계의 자리 싸움이 그녀를 또 한 번 난관에 빠트렸다. “심한 욕설이 가득한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 경쟁 경호업체의 사람이었는데, 남성의 세계인 경호업계에 여자가 들어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방해한다는 식이었다”며 ‘대한민국 1호 여성 경호원’이라는 타이틀이 쉽게 얻은 것만은 아니라고 험난했던 지난날을 회상했다.

   
▲ 지난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날 박 대통령을 근접경호하고 있는 여성 경호원의 모습이 눈에 띈다.

남성 경호원들이 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노려라
어렵게 시작한 경호원의 길인 데다 여성은 약하고 경호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이 늘 그녀를 힘들게 했다. 하지만 그런 장벽들이 고은옥 대표에게 오히려 기회가 됐다. 고 대표는 남성 경호원들이 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비서 자격증도 따고 워드 프로세서와 영어 공부에도 도전했다.
 
심지어 와인 공부도 하고 골프도 배워 의뢰인의 레벨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그녀는 “체력전에서 남성을 이길 수 없다면 자신만의 장기를 살리는 것이 경호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멀티·글로벌시대에 몸만 쓸 줄 아는 경호원은 도태되기 쉬울 것이다”라며 후배들에게도 무술실력만 키울 것이 아니라 영어 공부에도 박차를 가하고 심리치료사 자격증이나 비서자격증 등 의뢰인의 신변보호는 물론 비서, 상담사까지 되어줄 수 있는 멀티 경호원이 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 고은옥 대표가 설립한 (주)퍼스트 레이디 소속 여성 경호원들.

신변보호에 상담사 역할까지… 여성 경호원의 장점
고은옥 대표는 “요즘 납치, 성폭행 등 초등학생을 상대로 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의 안전을 책임질 때는 단순한 경호가 아닌 언니, 누나의 입장에서 의뢰인을 대할 수 있어 여성 경호원으로서의 장점이 빛을 발한다.

또한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경호할 때에는 부모님께도 말 못할 고민을 여성 경호원에게 털어놔 상담사의 역할까지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토킹 여성을 보호할 경우 같은 여자로서 화장실까지 동행하는 밀착경호가 가능해 이런 분야에서 남성보다 여성 경호원이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남성 경호원의 강한 이미지보다는 여성 경호원의 편하고 친숙한 이미지가 오히려 의뢰인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리 회사는 여성 경제인들을 많이 수행하는데 남성 경호원들과는 달리 부드러움과 섬세함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의뢰인의 친숙하고 부드러운 이미지 제고에도 일조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녀는 “종종 자폐 아이들을 맡을 때도 있는데, 이때는 경호와 함께 그 아이를 엄마의 마음을 열어줄 수 있어 정신적 치유까지 어느 정도 가능하다”며 이런 경우에는 딱딱하고 무서워 보이는 남성 경호원보다 여성 경호원이 제격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었는데 여성 대통령일 때는 여성 경호원이 근접해서 경호근무를 서는 것이 여성 대통령의 편의에도 장점으로 작용하며 친숙한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등장으로 여성 경호원에게도 관심이 집중되면서 그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그녀. 고 대표는 이 기회가 반짝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돼 여성 경호원의 입지가 단단히 굳기를 바라고 있다.


반짝 관심 말고 추후관리가 보장돼야
그녀가 17년 전 경호 일을 시작할 때보다는 현재 여성 경호원들에게 많은 것들이 주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성 경호원들의 일자리 부족과 사회적 편견에 따른 문제 등 아직도 해결되어야 할 점들이 가득하다. 남성 대통령 중심이었던 한국 사회에 여성 대통령이 등장한 만큼 여성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가 증폭되고 있지만 여성 경호원들에게 얼마만큼의 효과가 미칠지 의문이다.
 
고은옥 대표는 “여성 경호원의 수를 늘리는 것만이 처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녀 공존 프로젝트로 남녀 경호원이 함께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근로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여성 대통령 5년 임기 동안 여성 경호원을 무턱대고 많이 뽑아놨다가 그 후 추후관리가 안 되면 여성 경호원의 입지는 다시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성 경호원의 자리매김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현재 여성경호인협회를 발족하기 위해 준비단계에 있다고 한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경호학 박사과정을 밟아 더 전문적인 경호업체를 꾸려나가기 위한 준비를 할 것이며 후진 양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일에 혼신을 다해 전념하다보니 아직 미혼의 몸이라며 운명적인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여성 리더가 아닌 한 남자의 아내로서도 인생을 살고 싶다며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아무도 도전하지 않던 금녀의 벽 경호업계에서 대한민국 1호 여성 경호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고은옥 대표. 여성 경호원들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그녀의 멋진 행보가 주목된다.  

<ability0215@mjknews.com>

전혜선 기자  ability0215@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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