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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지각변동 가시권
정경NEWS | 승인 2013.03.11 18:52|(156호)

[정경뉴스=백영철 세계일보 정치부 선임기자]
 
안철수 3월 중 귀국, 4월 재보선 앞서 신당 창당설 파다

4월 정계개편설이 가시권에 접어들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5월 4일로 잡히고 4·24 재보선에 노회찬 전 의원의 서울 노원병 지역구가 포함되면서 정치권의 심장박동 소리는 더욱 커졌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재보선에 앞서 3월에 귀국, 신당을 창당해 야권세력을 재편할 것이라는 얘기가 여의도에 구체성을 갖고 퍼지는 중이다.

여권 대 야권, 민주당 대 안철수 세력 간의 신춘 정국 주도권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대법원 판결문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지난 대선의 핵이었던 안철수 전 후보의 측근 송호창 의원은“안 전 후보가 재보선에 앞서 신당 창당 등을 하면서 움직일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공동선대본부장을 지낸 송호창(무소속) 의원이 샌프란시스코 일정을 마치고 1월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떡값 검사 실명을 거론한 진보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2월 14일에 있었다. 송 의원을 의원실에서 만난 날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이틀 전이었는데 국회 잔디마당에서 취임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날짜로는 열흘밖에 안 됐으니 대법원 판결문의 잉크가 마르지 않았다는 말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송 의원의 언급은 안 전 후보가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린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들렸다.

정치권 빅뱅설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는 지난해 12월 19일 대선 투표일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외동딸이 유학 가 있는 스탠포드 대 인근에서 가족과 함께 칩거하고 있다. 송의원은 올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안 전 교수와 대면했다.

그 후 주변에서 흘러나온 말을 종합하면“안 전 후보가 조만간 귀국할 것이고 조기에 신당을 결성할지를 두고 정국 흐름을 보며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안 전 후보에게 이메일로 국내 정치권 소식을 전하고 있다고 했다.

송의원의 한 측근은“안 전 후보가 신당 창당과 복귀 타이밍, 방식을 두고 고민하는 것은 확실한 팩트”라고 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의 보좌관은 한 발 더 나아가“안전후보가 3월 중에 귀국, 신당을 창당하거나 정책연구소 같은 유사 정당조직을 만들어 정계 복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소식을 안전 후보와 친한 대학교수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했다. 안 전후보는 이 친구에게“나는 이제 배우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장편 드라마를 찍을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은 2017
대선전을 향해 장기레이스에 뛰어들 준비가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동도 않던 안 전 후보는 2월 10일 설날을 앞두고 16개 시·도별 지역포럼 대표단에 안부를 묻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따라 제주내일포럼 등 지역포럼은 조직정비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이런 움직임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전국의 자발적 지지조직을 중심으로 신당을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박근혜 돕는 결과 될 거라며 안철수 견제

민주당은 최근 안철수에 대해 견제성 직구를 거듭 날리고 있다. 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민주당이 생존하기 위해선 안철수가 주도하는 정계개편의 싹을 미리 잘라야 한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 안철수 신당에 대해 야권분열을 가져오는 적전분열이고,박근혜 정부를 결과적으로 돕는 이적행위라는 논리로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신당이 출현하면 야권은 분열된다”며“안철수의 신당 창당은 어리석은 행위이자 구태정치”라고 공공연히 비난하고 있다.

   
▲ 18대 대통령선거가 실시된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안철수 전 후보가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하기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지지자들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민주당이 안 전 후보에 대해 선제적으로 공세를 퍼붓는 것은 그만큼 민주당의 고민이 크고 심각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대선패배 후 전국을 돌며 반성하고 변화한다고 몸부림을 쳤지만 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의 반타작밖에 안 된다. 한국갤럽의 2월 23일 조사결과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이 42%이지만 민주통합당 23% 밖에 되지 않는다. 대선득표율 48%의 반도 되지 않는 지지율이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1469만 표를 얻은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을 살릴 구세주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인사문제와 불통논란으로 지지도가 취임 초기부터 급락하면 머지않아 문재인의 전면등장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 재보선이 1차적인 복귀타이밍이 될 수도 있다. 그 때까지 안철수의 발을 묶어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단일성 대표체제로 변신할 예정이다. 이제까지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최고 득표를 한 사람을 대표로 뽑았지만 이번부터는 대표를 따로 뽑아 강력한 지도력을 부여하게 된다. 그러나 5월 전당대회가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대표 후보로 출마할 이들의 중량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주류에선 김부겸 전의원이, 비주류에선 김한길 전최고위원, 이용섭 전정책의장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대선주자급 인물이 아니니 아무리 대표권한을 강화한다고 해도 정국주도권을 되가져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민주당이 지지를 얻으려면 강도 높은 쇄신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야만 대선 때의‘국민연대’파를 중심으로 통합을 통한 변화도모라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주도의 정계개편은 추동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민주당은 친노(친노무현)·주류 그룹과 비노(비노무현)·비주류 그룹 간 앙금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텃밭인 호남민심도 우호적이지않다. 이런 환경에서 안 전 후보가 조기에 독자세력화에 나서면 민주당은 일대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두고 친노파 인사들에 대한 정계은퇴 등의 요구가 빗발치면서 4, 5월 경 민주당이 쪼개지는 경우도 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

   
▲ 1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에서 문희상 신임비대위원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의 민주당 입당을 강요하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응할 리 만무하다. 안 전 후보가 지난 대선 때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크게 데였다는 점에서 독자세력화는 확실하다.

현재로선 정계개편의 구도가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안철수가 재보선에 직접 출전해 정치판을 뒤흔들지,아니면 측근을 내세울지 검토해야하고, 직접 나서면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을 택할지 고향인 부산으로 갈지를 결정해야 한다.

민주당은 어느 지역이든 그와 선거연대를 한다는 방침인 듯하다. 안 전 후보가 부산 영도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사람도 나온다. 영도는 현 정권의 일등 공신 김무성이 이미 점 찍어 둔 곳이다.

안 전 후보가 2017 대선을 위해 큰 정치인으로 거듭 나려면 고향인 부산에서 현 정권의 실세와 붙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산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크다는 점에서 쉽지 않는 결정이 될 것이다.

안 전 후보는 신당대신 정책연구소 같은 조직을 만들 수도 있다. 주변의 신중파는 올해가 총선·대선 등 전국적인 선거가 없는 해이므로‘안철수 신당’을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신당을 만들려면 돈과 조직이 필요한 데 이 과정에서 새 정치 명분이 희석되고 상처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0월 재보선을 치르고 여야 움직임을 본 뒤 내년 지방선거에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4월 재보선에 야권분열책 구사할 듯

새누리당은 신춘정국에서 정국주도권 유지를 위해 야권분열책을 구사하고 재보선에서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같은 신진기예를 내세우는 방식으로 야권을 뒤흔들 것이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압박 속에 안철수를 견제하면서 야권의 맏형이 되려는 노력을 필사적으로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때 정치적 타이밍의 귀재라는 소리를 듣던 안 전후보는 숨죽인 채 복귀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다. 잔인한 계절 4월에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대형 태풍이 밀려올 것인지, 여의도 정치권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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