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과거뉴스섹션
<특파원 리포트> 3차 북핵 실험과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정경NEWS | 승인 2013.03.11 18:24|(156호)

[정경뉴스=최진호 본지 美보스턴 특파원] 한반도 주변 강대국인 중국, 일본, 러시아는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미일동맹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일본 자민당의 아베 신조 총리는 현지 시간으로 2월 22일 백악관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과 취임 후 첫 미일 정상회담을 가지고 미국이 일본과 강력한 안보동맹임을 확인하고 북핵 도발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합의했다.
 

   
▲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핵폭탄이 폭발하는 상상도.

또한 21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일본 아베 신조 총리 특사자격으로 방문한 모리 요시로 전 총리를 면담하고“북한의 3차 핵실험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북핵 실험에 이례적으로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해온 중국은 1, 2차 핵실험 때 원유 공급을 중단한 바 있고 이번 3차 핵실험 후에는 북한 송출 가스공급을 중단해 북한 외교관들이 중국에 나가 항의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져,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 제재논의에 불참하는 대신 중국 내 북한 계좌 동결조치 등 독자적인 대북제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소식통은 중국정부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진핑 국가주석 역시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고, 중국 내 보수세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태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국의 전시적인 조처들은 별 효과가 없으며, 미중 간의 긴장관계에서 북한이 방어적인 완충지대 역할을 하기로 바라고 있는 중국의 이러한 제재들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표명하고 있다.

   
▲ 2월 12일 평양 기차역 앞 대형 스크린에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3차 지하핵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선전방송이 나오고 있다.(사진=AP 통신)

북핵 위협 앞에 선 남한 정부

지난 19일 스위스에서 열린 유엔 산하 다자간 군축협상기구인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미국, 영국, 독일 등 서방 10개국 대표들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을 연이어 규탄하면서 북한의 핵개발 중단을 촉구했다.

권해룡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 역시 북한이 핵개발에 들이는 자원을 민생 쪽으로 돌리고 핵개발을 포기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서방국가 대표들의 비난에 제네바 주재 북한 측 대표인 1등 서기관 전응룡은“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A newbornpuppy knows no fear of a tiger)”라는 한국 속담을 인용하며“한국의 변덕스러운 행동은 최종파괴(final destruction)를 알릴 뿐”이라고 말해 회의 참석자들에게 충격을 던져주었다.

한편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했던 1차 핵위기 당시 미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 갈루치(67) 미국 맥아더재단 회장은 19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국내외 핵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핵포럼 2013’에서 지난 20년간 미국의 대북정책은 그것이 포용이든 봉쇄든 북한이 동북아 정세에 가하는 위협을 줄이는데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그는“단지 중거리 노동 미사일 밖에 없었던 북한이 20년 만에 최대 8기의 핵무기에 쓰일 20~40kg의 플루토늄을 축적했고 현대화된 가스원심분리기를 통한 농축 프로그램으로 매일같이 핵물질을 축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오바마 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첫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또한 “북한은 원칙적으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과 결합한 강력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 목적이 방어용인지 공격용인지 하는 문제에서 공격용이라면 북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선의 해결책으로 한·미·중 정부가 대화적 노력을 하되 군사적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시카고 대학교의 신(新)현실주의적 국제정치학의 대표적 이론가인 존 샤이머 교수(65)는 최근 인터뷰에서 사실상 핵무장 국가들(Nuclear-armed states)의 대열에 들어섰으며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핵무기는 최후의 억지력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자신을 둘러싼 위험한 강대국들은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는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리비아의 카다피도 미국의 대량살상무기(WMD) 제거안에 정권보장을 약속받고 그대로 이행했으나 결국 목숨까지 잃었는데 미국을 믿지 않는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대북제재조치로 식량 및 에너지지원 중단이나 자금 등을 동결한다고 해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일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전하며 아무런 효과도 없고 북한 주민들만 고통스럽게 하는 대북제재라면 차라리 완화하는 것이 낫다고도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남한정부가 북한의 핵 인질이 된 상황에서 북한 핵 포기를 유도하거나 강제할 방법이 없으므로 미국의 핵우산 전략에 의존하거나 미국이 믿을 수 있는 동맹이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남한정부 자체적으로 핵 보유를 하는 옵션도 고려해야 할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북한과 이란의 핵 커넥션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정부는 미사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이란과 핵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커넥션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미국 국제문제 전문 온라인 매체인 월드 트리뷴 닷컴은 18일 보도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주요 최종 사용자인 이란이 재정지원을 했다”는 기사를 통해“3차 북핵 실험은 본질적으로 이란의 핵무기 테스트였으며 이번 실험에 이란정부의 재정지원 및 과학자들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이 기사에 대한 근거로“풍계리 핵실험장에 이란 과학자들이 다수 참했으며, 핵실험장 입구에 위성통신 장비인 샛컴(SATCOM)까지 설치된 것은 이란과 북한의 공동무기라는 점과 이란이 자금을 지원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7일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도 3차핵실험 당시 이란의 핵개발 책임자이며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모델로 이란이 독자 개발한‘샤하브-3호’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 책임자인 모흐센 파크 리자데-마하바디 박사가 현장을 참관 했다고 서방 정보기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하바디 박사가 최근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이란 핵과학자들에 대한 일련의 암살사건들에서 보여진 극도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방문한 것은 북한의 핵이 소형이며 강력하기 때문에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전했다.

15일 일본의 교토통신 역시 이란이 작년 11월 북한 핵실험을 참관하기 위해 수천만달러를 중국 위안화로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 북한이 3차 핵실험 직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린 인터넷 선전 동영상.

18일 AP통신은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북한에서 국가관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무함마드하산 나미 전 국방차관을 통신정보기술장관에 임명한 것을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북한과 이란중 지정학적으로 미국에게 더 이슈가 되는 지역은 이스라엘과 적대국이자 미국의 석유달러와 관련된 이란이겠지만,북한 역시 미중 간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군사 헤게모니를 놓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이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은 북한의 핵실험 자료가 이란에 넘어갔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서방 정보기관들이 이란과 북한의 핵 커넥션을 밝히려고 주력하고 있다.

추락하는 미국경제와 흔들리는 세계안보

최근 미국정부의 외교안보 정책방향은 뚜렷한‘아시아로의 복귀(Pivot to Asia)’를 보여주고 있다.

2012년 1월에 백악관에서 발표한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 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 전세계에 걸쳐 광범위하게 배치된 군사력을 축소할 것을 언급하면서도, 아시아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은 오히려 더 증대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이 지역 내에서의 군사적 역량을 강화함은 물론 질적으로도 강화하겠다고 공언하였다.

   
▲ 풍계리 핵실험장의 위성사진. 왼편 윗쪽에 위성통신 장비인 샛컴(SATCOM)이 보인다.

 
9·11 이후 미국의 안보현안 테러와의 전쟁으로 중동쪽으로 분산되기는 했지만 빈 라덴 암살로 어느정도 마무리를 하고 중국의 급격한 경제적 부상과 함께 아시아에 국제정치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것으로 보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천문학적인 부채위기 가운데 최강대국 미국의 국제적 위상은 점차 쇠락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3월 1일까지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가 서로 합의하지않을 경우 1조2천억 달러의 연방정부 예산이 자동삭감되는‘시퀘스터(Sequester-예산 자동삭감)’가 발동된다.

연방재정 삭감조치가 이루어지면 당장 올해 예산 회계연도인 9월까지 7개월동안 850억 달러를 줄여야하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도 악몽 같은 비상 상황이기는 마찬가지이다. 리언 페네타 국방장관은 20일 직원들에게 보낸 전체 이메일에서 “국방예산이 삭감되는 만큼 80만명에 달하는 민간인 직원들의 무급휴가를 시행 할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각군의 경우도 전투기 훈련 비행시간의 단축, 무기생산 감축 등의 비상계획을 세우고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같은 날 버지니아 대학교 연설에서“각부처의 예산감축으로 해외공관을 철수시켜야할지 모른다”며 “세계 외교무대에서 미국의 위상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유럽각국의 재정위기가 줄어들기는 커녕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를 호령하고자 했던 세계 최강대국 미국은 떨어지는 달러 가치와 정부의 재정위기로 국제무대에서조차 점점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가고 있다.

북핵문제, 위기를 기회로

미국의 아시아로의 복귀 선언을 계기로 세계 외교무대에서 극동아시아에 위치한 한국의 중요성은 날로 증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세계각국의 정치 외교에 깊숙이 개입해왔지만 이제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동북아지역의 안정실현에 실패할 경우 이미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필연적으로 대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닥칠 수도 있다.

   
▲ 2월 19일,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응급요원 공무원들과 함께한 연설에서 3월 1일로 다가오는‘시퀘스터(미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 조치)’에 대해언급하고 있다.


거기에 막강한 경제·군사력으로 미국의 아시아지역 대리자 역할을 해온 일본과 다시 아시아로 눈돌리고 있는 러시아의 틈바구니에서 19세기 열강의 치열한 각축장의 역사가 한반도에서 재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북한 핵실험으로 동북아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된 가운데 한국정부는 실리를 위해 미국과의 동맹을 잘 이용하되 주변 강대국이 제시한 선택지에 끌려가기 보다는 신중한 외교정치적 선택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 통일한국의 평화로운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할것이다.

 

정경NEWS  news@mjknews.com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경NEWS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발행인 인사말회사소개정경시론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01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1 한서리버파크 1405호  |  대표전화 : 02)782-2121  |  팩스 : 02)782-9898
사업자등록번호: 107-06-75667  |  제호 : 데일리정경뉴스  |  등록일자 2005년 5월  |  등록번호 : 서울아00449
발행일 : 2000년 4월  |  대표이사: 최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
Copyright © 2024 정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